최승호 피디(PD), 박성제 기자 등 문화방송(MBC) 노조원에 대한 '증거 없는 해고'를 인정한 내용이 담긴 이른바 '백종문 녹취록' 파문이 이어지는 가운데, 당사자인 백종문 MBC 미래전략본부장은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MBC 측은 녹취록 공개 하루 뒤인 지난 26일 보도자료를 내고 "최승호, 박성제를 '증거도 없이' 해고시켰다는 기사는 사실이 아닌 명백한 허위 보도"라면서 '적법한 해고'임을 강조했다. 백 본부장 또한 "녹음한 것 중 일부만 발췌된 것"이라며 녹취록 의미를 축소했다. 그러나 정작 의혹을 불식시킬만한 해명은 내놓지 않고 있어 사태는 오히려 확산되는 꼴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가 지난 28일 공개한 동영상 속에서도 백 본부장은 여전히 회피, 모르쇠 태도로 일관했다. 백 본부장 면담을 신청하기 위해 최 피디와 박 기자 등 해고자들은 MBC를 방문했으나, 청경의 저지로 진입하지 못했다. 청경은 "모든 방문을 차단하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전했다. 다음 날 다시 찾아온 박 기자가 우연히 건물 앞에서 백 본부장을 마주했으나, 그는 입을 굳게 다물었다. 박 기자가 "5분만 대화하시죠", "본부장님 저 아시죠? 본부장님이 불법으로 해고한 박성제입니다"라고 여러 차례 말을 걸었지만, 백 본부장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 자리를 떴다.
박 기자와 함께 MBC를 찾은 정영하 전 노조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가 제풀에 지치거나, 열 받아서 실수하기를 기다리는 거 같다"며 "내일을 기약할 수밖에 없다. 찾아뵙겠다"고 했다.
"백종문, 본인 입으로 한 말 그대로...발뺌 대단"
백 본부장의 모르쇠 태도에 대해 '백종문 녹취록' 제보자인 소훈영 전 폴리뷰 기자는 "그날 백종문 본부장은 즐거워하면서 이야기를 했다. 자기가 직접 자신의 입으로 한 얘기다. 그럼에도 발뺌한다니, 대단한 분"이라고 밝혔다.
소 전 기자는 28일 자 <미디어스>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폴리뷰와 MBC와의 금전적 유착 관계를 폭로했다. 박한명 폴리뷰 편집국장과 함께 MBC로부터 돈을 받을 목적으로 백 본부장을 만났다는 것.
그는 녹취록상에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등 프로그램 외주 요청 대목이 나오는 데 대해 "'이런 식으로 요청하면 MBC가 받아들일 것'이라는 계획을 짜고 간 것"이라며 "100억을 받아 (프로그램) 제작에 50억을 쓰고 나머지는 우리가 먹자는 계획이었다"고 했다.
MBC 노조에 대한 공격성 기사 또한 상부 '오더'를 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박한명 국장이 오더를 내렸다. 하지만 박한명 국장이 누구에게 오더를 받았는지는 알 수 없다"며 "MBC 기사 누가 쓰겠나. 당시 폴리뷰밖에 안 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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