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시국기도회를 열고 박근혜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노동개혁안을 강력 규탄했다. 이들은 매주 월요일 저녁 광화문광장에서 시국기도회를 연다는 방침이다.
사제단은 16일 서울 시청광장에서 10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시국기도회를 열고 "국민통합, 국민행복, 경제민주화를 약속하고 집권한 대통령이 분란 조장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학자들, 교사들, 학생들의 들끓는 거부와 월등한 반대 여론을 무시하면서 대통령은 문제의 교과서 국정화를 강행했다"며 "국정화야 장관고시로 얼마든지 밀어붙일 수 있지만 국민을 밀어붙이고도 용케 살아남았던 권력을 우리는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역사전쟁으로 국력 소모하는 이유 무엇인가"
이들은 "그렇지 않아도 시름에 겨운 민심인데 하루도 편안할 날이 없다"며 "산적한 현안을 뒤로 물리고 쓸데없는 역사전쟁으로 국력을 소모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종신집권을 꿈꾸던 어느 독재자가 교과서 검인정을 국정으로 바꾼 지 겨우 5년 만에 참담한 종말을 맞았던 사실을 되새겨 보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현재 진행 중인 노동개혁안을 두고도 "정부는 노동이 문제라면서 부모 세대의 임금을 깎고 정규직을 잘라내서 청년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한다"며 "정부의 고용대책은 모든 노동자들을 언제라도 잘릴 수 있는 비정규직으로 만들자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지금이야말로 민생에 몰두할 때라고 야당을 꾸짖는 미소 뒤에는 이런 음모가 도사리고 있다"며 "민족을 위한다는 역사, 민주를 위한다는 정치, 민생을 위한다는 감언이설에 더는 속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지지자들을 속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생각이 다른 시민들을 멸시하는 이런 광란을 방관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포기하는 일이나 다름없다"며 "국가는 개인의 사물이 아니라 국민 전체의 소유이니 다 함께 일어나서 죄를 따지고 꾸짖어야 한다"고 행동할 것을 촉구했다.
"독재들 못된 짓에 속절없이 당하는 게 '민'"
김인국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대표는 "과거 민주주의의 '민'은 커다란 눈에 바늘을 찔러 넣는 것으로 눈 먼 사람을 가리키는 문자였다"며 "독재자들의 못된 짓에 속절없이 당하는 게 '민'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의 우리 현실은 이러한 '민'과 비슷하다"며 "정치인들이 백성의 눈과 귀를 막다가 안 되겠다 싶으니 눈에 대침을 박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 결과, 백성은 자기 눈에 대침이 박힌 걸 모르고 대침으로 왜곡된 사물을 의심없이 확신하면서 독재자 편을 든다"며 "그렇게 속는 일도 속이는 일도 무섭다"라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가 진행하는 국정화 교과서는 우리 눈을 멀게 하려는 대표적인 대침"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은 성경에서 나오는 백성의 눈을 가리다가 눈알이 뽑혀 쫓겨난 임금 이야기에서 교훈을 얻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눈에 대침을 박으려는 이들을 막기 위해 우리가 하얼빈 안중근, 그리고 평화시장 전태일이 되어야 한다"며 "그렇게 해서 고름을 짜고 새 살을 돋아나게 하자. 학살의 시대에 가만히 있으면 다 죽는다"라고 행동할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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