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3일 내수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일각에서 관측하는 것처럼 올해 경제성장률이 2%대 초반으로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현 금리 수준이 명목금리의 하한선에 도달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한 자신의 최근 발언을 두고 '금리 인하' 신호로 해석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한국은행 본관에서 경제분야 전문가들을 초청해 연 경제동향간담회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기존 한은 전망치인 2.8%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끝나면서 소비가 살아나고 있다"며 "추석을 계기로 내수도 활성화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이 총재는 "일각에서 올해 성장률을 2%대 초반까지 (낮게) 내다보곤 하는데 수출 부진을 고려해도 경기가 그렇게까지 갈 것으로 보진 않는다"며 "2분기 부진을 반영해 기존 7월 경제전망치에 약간의 수정이 있을지 모르지만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내달 경제전망 수정치 발표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을 다소 하향 조정하겠지만, 일각의 관측처럼 2%대 초반까지 가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에 대해서는 경계감을 표했다.
이 총재는 "사실 대외 여건을 보면 녹록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중국 성장세 둔화, 원자재 수출 신흥국 불안, 미국 금리인상 시점의 불확실성을 주요 리스크로 꼽았다.
그는 "그러나 이는 비단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라며 "세계 모든 나라가 장기간의 완화적인 통화정책에서 누적된 리스크 요인이 금리 정상화 과정에서 표면으로 드러날 가능성에 우려하고 있고, 국제회의에서 하나같이 주목하는 점이 바로 그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썰물이 되면 누가 수영복을 입지 않은 채 수영했는지 알 수 있다'는 워런 버핏의 말을 인용하며 "버핏의 말이 지금 상황을 나타내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한국은 경상수지 흑자가 크고 적지 않은 규모의 외환보유고를 갖고 있어 기초여건이 양호하기 때문에 국제금융시장 불확실성에 따른 영향은 다른 신흥국과 차별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미 연방준비제도가 9월 금리를 동결했지만 인상 계획을 수정한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는 취약 요인이 뭔지 점검하는 데 역점을 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총재는 지난 17일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현 금리 수준이 명목금리의 하한선에 도달한 것은 아니라고 발언한 것과 관련 "통화정책 방향성을 두고 한 발언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당시 국감 발언을 시장에서는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해 채권시장의 장기물 금리가 떨어지기도 했는데 이런 해석을 경계한 것이다.
그는 "명목금리 하한은 이론적으로는 0%이겠지만 우리는 국제통화국이 아니므로 자본유출 가능성을 고려해 그보다는 높은 수준이어야 한다"며 "다만 그 추정 방법이나 모형에 따라 수치가 달라져 명목금리 하한을 특정 수치로 얘기할 수 없다는 의미로 발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앞으로 통화정책은 물가가 우려되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경기회복세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운용한다는 기존 스탠스를 그대로 갖고 있다"며 "그 과정에서 최근 대외리스크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금융안정에도 유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달 초 터키 앙카라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의 공동선언문을 언급하며 "참가국들이 지금은 비효율을 제거해 경제체질을 개선하는 구조조정 추진이 필요하다는 것을 재확인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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