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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한명숙 판결, 검찰 이어 법원까지 정치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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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한명숙 판결, 검찰 이어 법원까지 정치화"

새정치연합, 한명숙 징역 2년 확정 판결에 침통

대법원이 20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은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하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이종걸 원내대표, 이해찬 전 총리 등 당 관계자들은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재판을 지켜본 의원들은 유죄 선고 직후 침묵을 지켰다. 몇몇은 고개를 떨구기도 했다. 한명숙 전 총리는 이날 대법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대법원, 한명숙 전 총리에게 징역 2년, 추징금 8억3000만 원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대법관 8(유죄)대 5(일부 무죄)의 의견으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한 전 총리에게 징역 2년과 추징금 8억30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한 전 총리는 2007년 3월~8월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로부터 세 차례에 걸쳐 불법 정치자금 9억여 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 2010년 검찰에 의해 기소됐다. 검찰은 한 전 총리가 대선 후보 경선 비용 명목으로 미화 32만7500달러와 4억8000만 원, 1억 원권 수표 등을 받은 혐의를 뒀다.

하지만 한만호 전 대표가 한 전 총리에게 돈을 건넸다는 검찰 진술을 1심 법정에서 번복하면서, 재판부는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반면 2013년 2심 재판부는 "진술을 번복했어도 신빙성이 있다"면서 1심을 뒤집고 한 전 총리에게 징역 2년에 추징금 8억8300만 원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정치자금 운반을 위한 여행용 가방 구입 영수증, 금융 자료 등 다른 증거가 있는 만큼, 한 전 대표가 진술을 번복했어도 초기 검찰 조사 당시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본 원심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한만호 전 대표는 현금과 달러로 은밀하게 자금을 조성했다"면서 "그렇게 조성한 자금을 한명숙 전 총리에게 제공했다는 검찰 진술을 번복하고,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고 공사 수주 로비 자금으로 썼다고 (1심에서) 진술했으나, (진술을 번복한) 그 내용이 현실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대법원은 대신 "한만호 전 대표가 검찰에 했던 진술을 의심할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면서 유죄를 판정한 원심이 정당하다고 손을 들어줬다.

다만, 이인복·이상훈·김용덕·박보영·김소영 대법관은 "공판 중심주의 원칙에서 보면 수사기관 진술과 법정 진술이 정반대일 경우, 법정 진술의 신빙성을 부정하고 수사기관의 진술을 인정하려면 객관적인 자료가 있어야 한다"면서 "한만호 전 대표의 일부 검찰 진술은 신빙성이 있지만, 나머지까지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한 원심 판단은 부당하다"는 의견을 냈다.

대법원이 유죄 판결한 원심을 확정함에 따라 현직 새정치연합 의원이기도 한 한 전 총리는 국회의원직을 잃고, 역대 총리 중 처음으로 실형을 살게 됐다. 한 전 총리는 2년간 옥살이를 한 뒤에도 앞으로 10년간은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사실상 정계 은퇴를 고려해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검찰은 하루 이틀 정도 신변을 정리하도록 배려한 뒤, 조만간 한 전 총리를 수감하는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 한명숙 전 총리. ⓒ연합뉴스

문재인 "참담한 심정…법원 정치화 우려"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이날 대법원 판결을 지켜본 직후 대법정에서 기자들과 만나 "참담한 심정이다. 대법원 판결에 대해서 실망이 아주 크다"면서 "사건 판결을 보면 검찰의 정치화에 이어서 법원까지 정치화됐다고 우려한다"고 입을 열었다.

문 대표는 "이번 사건은 돈을 줬다는 사람도, 돈을 받은 사람도 없다"면서 "한 총리께 돈을 줬다고 한 분은 검찰에서는 그렇게 진술했지만, 1심 법정에 와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검찰에서 왜 사실과 다른 진술을 하게 됐는지 역시 법정에서 소상하게 밝혔다. 저도 1심 법정에서 그 분의 증언을 직접 들었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그런데 항소심에서는 그 증인을 다시 소환하지도 않고 또 다른 증거가 추가되지도 않았는데, 1심의 무죄 판결을 번복하고 유죄를 선고했고, 대법원이 잘못된 항소심 판결을 그대로 추인한 것은 유감"이라며 "사법부만큼은 정의와 인권을 지켜주는 마지막 보루가 돼주기를 기대했지만, 오늘 그 기대가 무너졌다. 참으로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저는 한명숙 총리가 수사받을 때 변호인으로 참여했다. 한 전 총리가 수사기관에서 진술 거부권을 행사하도록 옆에 있어드렸다"면서 "대법원도 이 사건에 대한 진실을 묻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사법이 관료화되는 것이 심히 걱정스럽다. 그것이 야당 탄압, 공안 탄압의 하나의 출구가 된다면, 이 땅에 사법에 의지해야 할 약하고 힘든 사람은 살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대응책에 대해서는 "기존 '야당 탄압 대책위원회'를 '신공안 탄압 대책위원회'로 전환했다"면서 "정치 검찰과는 싸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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