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여의도연구원장에 김종석 홍익대 교수가 내정된 것에 대해 새누리당 내 비주류 일각이 반발하고 있다. 보수적 시장주의자인 김 교수의 경제관이 2012년 당의 총·대선 핵심 기조로 내걸렸던 '경제민주화'와는 거리가 멀다는 점에서다. (☞ 관련 기사 : 與, 여연 원장에 전경련 산하 연구원장 출신 내정)
새누리당 김세연 정책위부의장은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우리 새누리당은 지난 2012년 기존의 정통 보수 정당의 정체성을 버리고 따뜻한 보수주의를 지향하는 신당 창당 수준의 쇄신책을 마련한 결과로 탄생했다"면서 김 교수 임명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김 부의장은 이어 "경제민주화는 새누리당의 정체성이자 핵심적인 가치를 이루고 있다"면서 "그런데 경제민주화 중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순환출자나 금산분리 같은 부분에서 이번에 내정됐다고 알려져 있는 분의 그간 발언은 국민 다수의 판단과는 큰 괴리를 보인다"고 말했다.
김 부의장은 그러면서 김 교수가 과거에 언론에 한 발언 몇 가지를 소개했다. '금산분리로 우리나라 금융 산업 경쟁력이 약화됐다', '그룹 회장들의 기업 지배력을 축소하는 일이 일자리 창출과 내수 시장을 희생시킬 정도로 시급한 일인가'라는 등의 발언이다.
김 부의장은 이어 "1년 3개월 이상 공석으로 있던 여연 원장 인선을 진행하는 것은 환영하지만 구성원이 공감하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인선이 이루어져야 한다"면서 "왜 이렇게 충분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지 않고 급하게 진행하는지를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당의 정체성과 관련해 지난 총·대선에서 경제민주화를 핵심으로 내세웠는데, 다음 선거에서 정책 기조에 큰 변화가 일어나면 국민이 새누리당을 어떻게 생각할 지 의문"이라면서 "오늘 (여의도연구원) 이사회에서 의결한다는데 이 과정에서 이런 점들을 엄중히 감안해 현명하고 신중한 결정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전날에는 자신이 대표로 있는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의 김 교수 지명 반대 성명을 주도하기도 했다.
50명 가량의 회원이 있는 이 모임은 성명에서 "공정한 경제질서 확립을 통해 지속가능한 경제생태계를 조성하고자 하는 경제민주화 정책에 대해 지극히 왜곡된 시각·인식을 가진 인사가 여연 원장이 되는 것은 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 '포기선언'"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당내 이 같은 반발 움직임에 대해 김무성 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들을 만나 "비판 의견을 잘 들었다"면서 "민주정당이란 게 원래 그렇다. 비판 세력이 있으면 중심을 잘 잡아서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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