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EG그룹 회장이 계열사 노동자가 목숨을 끊은 데 대해 입장문을 내놓은 사실이 15일 알려졌다.
박지만 회장은 "회사와 우리 직원의 보호를 위해 법의 테두리 안에서 모든 일이 진행되도록 해 왔다"며 EG테크 직원이자 포스코의 사내하청 노동자였던 양우권 씨에 대한 해고 등이 정당했다고 주장했다.
노동조합에 가입해 활동한 이후 양우권 씨가 겪어야 했던 두 차례의 해고에 대해 법원은 이미 그 부당성을 인정한 바 있다. (☞관련기사 : "박지만, 당신은 기업가의 기본조차 없는 사람이오")
박지만 "노조의 활동, 공명정대하게 처리해…법과 규정 참조해 맞는 조치 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위원장 전규석)은 이날 박지만 회장이 발표한 'EG그룹 임직원께 드리는 글'을 공개했다.
이 글에서 박지만 회장은 "지난날 일부 직원들이 노조를 결성해 극렬하게 파업을 할 때는 저도 마음의 고뇌가 컸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어 "노조의 활동에 대해, 회사 입장에서는 조심스럽기 때문에 공명정대하게 처리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그래서 우리 회사는 모든 것에 대해 관련 법과 규정을 참조해 그에 맞는 조치를 해 왔다"고 주장했다.
박 회장은 "회사와 우리 직원의 보호를 위하여 법의 테두리 안에서 모든 일이 진행되도록 해 왔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양 씨의 죽음에 대해 "이런 상황에서 고 양우권 직원의 비보는 심히 놀라지 않을 수 없다"며 "생명은 그 어느 것보다도 소중한 것인데 왜 그런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되었는지 세심하게 살펴 다시는 이런 불행한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회사로서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그가 남기고 간 유가족이 걱정된다"며 "EG그룹은 유족들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달래고자 관련 규정이 허용하는 최대한의 도움을 드리고자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금속노조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 묵살하면서 '고뇌가 컸다'?"
박 회장의 이같은 글에 대해 금속노조는 "정작 양우권 씨의 죽음에 대한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고 반발했다. 금속노조는 "박지만 회장이 진심으로 애도를 표하고자 한다면 즉각 EG테크 대표이사가 노조와 특별교섭에 참석해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금속노조는 특히 '노조의 파업으로 고뇌가 컸다'는 박 회장의 말에 대해서도 "노동자들의 정당한 노조 설립을 인정하고 교섭에 성실하게 임하도록 하는 것이 그룹 회장으로서 당연한 책무인데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를 묵살하면서 고뇌가 컸다고 얘기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또 "박 회장이 고맙게 생각한다는 직원에게 EG테크가 가한 탄압은 악랄하기 그지 없었다"며 "징계와 부당 인사발령, 부당해고, 노조탈퇴 협박, CCTV 감시, 격리조치와 왕따 행위가 박 회장이 얘기하는 '공명정대'한 처리이냐"고 따져 물었다.
포스코 사내하청노조, 포스코센터·박지만 회장 자택 앞에서 무기한 상경 투쟁 돌입
한편, 고(故) 양우권 씨의 유족은 장례를 미룬 채 EG테크와 노조의 특별교섭을 요구하고 있지만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3일 노조와 만난 EG테크 관리자들은 "EG테크 대표이사와 경영진의 조문을 우선 진행해야 대표이사가 교섭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고 노조 관계자는 설명했다.
원청 업체인 포스코 측도 비슷한 태도다. 지난 14일 노조와 포스코 관계자가 마주 앉았지만, "포스코는 자기 직원이 아니니 책임이 없다는 태도로 일관했고 다시 만날 의향도 없다고 못 밖았다"고 노조 관계자는 말했다.
고인이 속해 있던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포스코사내하청지회(지회장 양동운)는 15일부터 무기한 상경투쟁에 들어갔다. 소속 업체는 다르지만, 포스코 사내하청 노동자라는 공통점이 있는 조합원 40여 명은 포스코센터, EG그룹 본사, 박지만 회장 자택, 청와대 인근 등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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