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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삼성전자서비스 루게릭 병 산재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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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삼성전자서비스 루게릭 병 산재 승인

근로복지공단 "인과관계 불명확해도 유해물질 반복 노출"

삼성전자서비스센터에서 일했다가 근위축성측삭경화증(루게릭 병)에 걸린 수리 기사가 산재를 인정받았다.

근로복지공단 대전질병판정위원회는 삼성전자서비스 동대전센터에서 일했던 이현종 씨의 산재를 승인했다는 결정서를 13일 송달했다.

근로복지공단은 "전자제품 수리 업무 특성상 이 씨는 유연납을 장기간 사용할 수밖에 없었고, 20년 가까이 보호구도 없이 납 분진과 흄, 유기용제, 전자기장 등에 반복적으로 노출됐다"며 산재를 승인했다.

근로복지공단은 "루게릭은 인구 대비 발병률이 낮은 희귀질환이어서 많은 사례가 축적되지는 않았으나, 유기용제와 전자기장에 노출된 근로자에게 조금 더 높은 발병률이 나타나고 해당 유해인자와 병과의 관련성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업무상 인과관계가 있다고 봤다.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과 삼성노동인권지킴이, 금속노동조합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등은 14일 성명을 내어 "이번 판정은 전자제품 제조업뿐 아니라 전자제품 수리서비스업에서의 직업성 질병의 업무 관련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다"고 평가했다.

이들 단체는 또 "(근로복지공단이) '의학적 증거'에만 의존해 협소하게 판단하지 않고,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법리에 충실하게 제반 사정을 종합해 판단함으로써 산재보험 사각지대에 놓인 희귀질환 피해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줬다"고 덧붙였다.

이 씨는 1993년부터 동대전센터에서 삼성전자가 만든 전화기, 청소기, 전자레인지 등 가전제품을 수리하는 일을 하며 납과 각종 유기용제를 다뤘다가 2012년 만 38세에 루게릭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씨는 지난해 10월 산재를 신청했다.

이 씨의 아내 서인숙 씨는 지난달 23일 근로복지공단 최후 진술을 통해 "남편은 20년간 다닌 회사에서 여름휴가 한 번 가보지 못했다"며 "루게릭을 진단받고서야 휠체어를 타고 물놀이를 갔는데, 어린 아이처럼 너무 좋아해서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서 씨는 "회사에서 살아남으려고 몸부림쳤던 남편은 회사를 퇴사하고 인공호흡기를 찼고, 그때 힘겹게 했던 마지막 말이 '나 버리지 마'였다"며 "3년이 흘러 점점 나빠져서 이제는 눈꺼풀도 제대로 움직이지 않아 의사소통이 어렵다"고 말했다.

서 씨는 "(남편이) 그만두고 싶다고 할 때 왜 그만두라고 말하지 못했는지 후회스럽다"며 "20년 다닌 직장에선 아무도 찾아오지 않고, 하루 종일 천장만 힘없이 바라보고 말 한마디 하지 못하는 남편이 너무 불쌍하고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프레시안(선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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