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행정관이 혼자 연애편지 보낸 건가?"

한승수 "행정관 사표로 일단락"에 민주 이미경 의원 공박

청와대의 '군포 연쇄살인 사건 활용' e-메일과 관련해 한승수 국무총리는 "(청와대 행정관이) 부적절한 e-메일을 보냈던 모양이고 그것으로 당사자가 사표를 냈다"며 "이 문제는 일단락 됐다"고 말했다.

16일 외교안보통일 관련 대정부 질문에서 한 총리가 이같이 답하자 야당 의원들의 야유가 터져 나왔다. 질문자로 나섰던 민주당 이미경 의원은 "그런 문제의식을 가진 것이 이 정부의 비극"이라고 비난했다.

이 의원은 "이것이 연애 편지 보낸 거냐. 이것이 청와대 행정관 혼자의 문제이겠느냐. 누가 알고 있었고 누가 은폐하려 했는지 조사할 것을 대통령에게 건의하라"고 한 총리를 몰아세웠다.

한편 이 의원이 "747 공약은 파탄났다. 국민에게 미안하지 않느냐"고 쏘아붙이자 한 총리는 "물론 외부적인 여건이 그렇지만 그런 여건 때문에 국민 여러분이 경제적 고통을 받고 있는 데 대해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원유철 "우리도 평화의 핵무기 가져야"

이상희 국방부 장관은 이날 "(미국은) 군사적으로는 당연히 핵을 (변수로) 상정하고 있고 우리 군도 동일하다"고 말했다. 이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최근 미국의 국방, 정보 당국이 북한의 핵무기 보유 사실을 인정하는 듯한 표현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일 월터 샤프 주한미군사령관이 "북한이 미사일에 탑재 가능한 소형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을 전제로 유사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발언한 내용을 한나라당 원유철 의원이 지적하자 이 장관은 이같이 답했다.

이 장관은 "북한이 핵개발을 하고, (핵무기 개발을 위해) 소형화시키는 노력까지 하고 있다는데 군사적으로는 최악의 상황을 상정해 대비 태세 확립하게 된다"고 미국 측의 입장을 설명하기도 했다. 반면 한 총리는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참가국은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인정하지 않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도 그렇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원 의원은 "북한이 핵무기 보유국임을 명시한 미 정부기관 보고서를 보면 (미국이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며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인정하고 대북 전략을 다시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 의원은 "남북한비핵화 공동선언은 원인무효가 됐다"며 "미국의 핵 우산에만 의존하지 말고 북한이 가진 파멸의 핵에 맞서 우리도 평화적 핵(무기)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승수 "북한이 대화의 문을 닫고 있어 문제가 일어났다"

미사일 발사 움직임 등 북한의 군사적 경계 태세가 강화되고 있다는 원유철 의원의 지적에 이 장관은 "만일 북한이 도발한다면 군은 모든 발생 가능한 상황을 상정해서 현장 지휘관과 현장의 합동 전투력으로 최단기간내 승리해 작전을 종결하도록 계획하고 이에 대한 준비와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이미경 의원이 "한반도 긴장의 원인은 남북 관계 경색"이라고 지적하자 한 총리는 "우리 정부는 항상 북한에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있다. 지난 1년동안 우리는 대화를 원했고 북한이 대화의 문을 닫고 있어 문제가 일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경찰병력 파견과 관련해 이 의원이 "경찰 교관의 파견이 아프가니스탄 재건 복구 사업에 포함될 수 있느냐"고 질문하자 한 총리는 "담당 업무의 성격과 면밀히 연관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