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광한 체제' 2년차를 맞은 문화방송(MBC)이 임원급 인사에서 '친 김재철' 인사로 분류되는 인물들을 대거 요직에 발탁했다. 보도본부장에 김장겸 보도국장 자리에 올랐고, 이진숙 보도본부장은 대전MBC 사장에 선임됐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는 지난 26일 이사회를 열고 본사 임원을 비롯한 자회사 및 계열사 임원 등 안광 사장이 제출한 내정자 명단에 대한 협의를 마쳤다.
보도본부장과 함께 다른 등기이사인 편성제작본부장 자리에는 김현종 경인지사장이 내정됐다. 비등기이사인 예능본부장 자리에는 김현종 경인지사장이 앉게 됐다.
김 보도국장은 과거 김재철 사장 체제 당시 2년 6개월 가량 정치부장을 맡았으며, '포스트 김재철'로 불린 김종국 사장 재임기였던 지난 2013년 보도국장으로 승진됐다. 김재철 체제 이후 줄기차게 승승장구하던 그는 지난해에는 세월호 유가족을 향해 "완전 깡패네. 유족 맞아요?"라고 발언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당시 언론 시민단체는 유가족 명예훼손 등을 들어 김 국장을 서울 남부지검에 고발했다. 검찰은 해당 사건에 대해 '혐의 없음'으로 결론 내렸으나, 유가족들과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피하지 못했다.
편성제작본부장 자리에 오른 김 경인지사장은 지난 2012년 <피디(PD)수첩> 탄압의 최전선에 나섰던 인사로 분류된다.
6명의 MBC 등기이사(사장·부사장·미래전략본부장·편성본부장·보도본부장·드라마본부장) 가운데 권재홍 부사장, 백종문 미래전략본부장, 장근수 드라마본부장은 유임됐다. 권 부사장은 김재철 전 사장에 맞서 노조가 지난 2012년 총파업을 벌일 당시 보도본부장에 선임된 인물이다. 백 미래전략본부장은 역시 김 경인지사장과 마찬가지로 <PD수첩> 작가 전원 해고 당시 사태를 방관해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이진숙 보도본부장은 대전MBC 사장에 선임된 점이다. 2012년 노조 장기 파업 당시 기획홍보본부장으로서 대변인 역할을 맡아 친 김재철 인물의 대표격으로 꼽히는 이 본부장은 이번 인사로 지역사 사장 자리에는 올랐으나 본사를 떠나게 됐다. 그는 지난해 사장 출사표를 던졌으나, 안 사장에 밀려 탈락했다.
다음은 내정자 명단이다.
<등기이사>△편성제작본부장 김현종(현 경인지사장) △보도본부장 김장겸(현 보도국장)<비등기이사(사원본부장)>△예능본부장 김엽(현 예능2국장)<관계사 임원>△대전MBC 대표이사 이진숙(현 보도본부장) △전주MBC 대표이사 원만식(현 예능본부장) △제주MBC 대표이사 김창옥(현 대전MBC 사장) △원주MBC 대표이사 김철진(현 편성본부장)<자회사>△MBC플러스미디어 한윤희 현 사장 재선임 △MBC C&I 전영배 현 사장 재선임 △MBC 미주법인 윤동열 현 사장 재선임<자회사 이사>△MBC플러스미디어 이사 김정욱(현 예능 1국장) △MBC플러스미디어 이사 이형관(현 스포츠 국장) △MBC플레이비 오광택(현 뉴스QC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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