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 자체 여론조사 "이완구 부적합" 53%

野, 반대 당론?…與, 밤중 긴급회의 소집하고 표 대결 대비 '귀국령'

새정치민주연합이 자체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50%를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새정치민주연합 부설 정책연구소 '민주정책연구원'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연구원은 최근 이 후보자에 대한 총리직 적합도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당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연구원 자체 여론조사 결과는 이 후보자가 총리로서 '적합하다'는 의견이 30~32%, '부적합하다' 53~55%였다.

새정치연합은 이 후보자에 대한 각종 의혹이 속출하고 특히 '언론 보도통제'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부정적 여론이 높아짐에 따라, 청문회 다음날인 오는 12일 의원총회를 열어 이 후보자에 대한 당론을 결정할 예정이다. 당 자체 여론조사는 이 의원총회에 보고될 자료로 알려졌다. 앞서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이날 아침 지도부 회의에서 "웬만하면 넘어가려 했으나 더 이상 그럴수 없음을 밝힌다"면서 "청문회가 끝나는 대로 의원총회를 열어 우리 당의 입장을 결정할 것"이라고 했었다. (☞관련기사 : 문재인 "이완구, 웬만하면 넘어가려 했는데…")

새정치연합 자체 조사는 지난달 말 한국갤럽 조사에 비해 이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크게 상승한 결과다. 지난달 30일 발표된 갤럽 조사 결과는 '적합하다' 39%, '적합하지 않다' 20%, 의견 유보가 41%였다. (☞관련기사 : 박근혜 지지율 또 30% 붕괴…'콘크리트' 깨지나)

이날 중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끝남에 따라, 제1야당인 새정치연합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임명동의안 상정을 거부하며 본회의에 불참하거나 참석해서 반대표를 던지는 방안, 또는 12일로 예정된 본회의 연기를 요청하면서 자진사퇴 요구로 이 후보자를 압박하는 방안 등 여러 가능성이 거론된다.

야당에서 이 후보자에 대한 비판적 분위기가 고조돼 감에 따라, 여당인 새누리당도 대책 미련에 분주한 모양새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여야가 합의한 의사일정대로 가야 된다.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며 12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뜻을 비쳤다. 그는 '야당이 본회의 연기를 요청하거나 임명동의안 상정을 막으려 할 경우 단독처리도 불사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가정에 대해서는 대답하지 않겠다"고만 했다.

여당 지도부는 이날 밤 긴급 대책회의를 소집하고, 해외나 지방에 체류 중인 의원들에 대해 본회의 참석 준비를 요청하는 등 채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출장 중인 새누리당의 한 중진 의원도 "공식 일정임에도 국회와 당 상황에 맞게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며 귀국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후 소속 의원들에게 유승민 원내대표 명의의 문자메시지를 보내 "내일 2시 본회의에서 국무총리 후보자(이완구) 임명동의안 등 주요 안건에 대한 표결 처리가 진행될 예정이니, 의원님께서는 지역 및 해외 등 일체의 일정을 조정하셔서 10시 의원총회와 본회의에 반드시 참석해 달라"고 했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여야 합의가 안 돼도 내일 오후 2시 표결 처리한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며 "야당 입장이 아직 안 정해지지 않았나. 야당에서 얘기를 들은 게 없다"고 했다. 여야는 이날 밤 원내대표 또는 원내수석부대표 간 회동을 갖고 의견 조율을 시도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