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키신저는 수백 만명의 죽음에 대한 책임이 있다. 그는 살인자, 거짓말쟁이, 사기꾼, 폭력배이며, 전범으로 기소되어야 한다."
29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장에서 반전단체 '코드핑크' 소속 시위대들이 헨리 키신저(91) 전 국무장관을 전범으로 기소하라고 소리치고, 키신저의 코 앞에 수갑을 흔들어대며 조롱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에 대해 군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즉각 의회 경찰을 불러 이들을 끌어내게 하면서, "생전 저렇게 저열한 인간 쓰레기들은 처음 본다"며 막말을 퍼부었다.
'막말 논란'이 불거지자 매케인 의원은 성명을 통해 “시위대들이 91세의 키신저 전 장관에게 물리적인 위협을 행사했고, 키신저 전 장관의 얼굴 부근에서 수갑을 흔들기까지 했다"며 자신이 격한 발언을 하게 된 과정을 해명했다.
매케인 의원은 "의회에 증언하러 나온 어떤 미국 시민도 이런 취급을 받아서는 안된다. 특히 조국에 큰 기여를 한 91세의 전 국무장관에 대해서는 안될 말이다"고 강조했다.
반면 코드핑크 측은 성명을 내고 "키신저를 시민의 이름으로 체포하려고 했으며, 상원에서 오늘 한 행동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 단체가 제시한 체포영장은 키신저의 죄목에 대해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등지에 가해진 폭격, 칠레의 아옌데 정부 전복, 인도네시아의 동티모르 침공에 개입했다"고 적시했다.
한편 '산전수전' 다 겪은 키신저는 시위대의 퍼포먼스에 표정 변화조차 없이 자신이 할 말을 다했다.
키신저는 "미국이 국제문제에서 손을 떼면 혼란이 확대될 뿐만 아니라 결국 나중에 더 큰 개입을 요구받게 될 것"이라면서 "현재 미국이 직면한 가장 즉각적인 도전은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이슬람국가(IS)를 격퇴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포함해, "언제 끝날 지 모를 또 하나의 전쟁에 끌려 들어가서는 안 된다"면서 신중한 대응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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