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송영근 "외박 못 나가서 성폭행 발생"

"하사 아가씨" 발언 속기록 삭제되기도

육군 중장 출신인 새누리당 송영근 의원이 최근 부하인 부사관을 성폭행한 육군 여단장 사건과 관련해 "여단장이 열심히 일하려고 외박을 안 나갔다"고 말해 논란이 예상된다. 송 의원은 피해자인 부사관을 "하사 아가씨"라고 표현해 동료 의원으로부터 지적을 받기도 했다.

송 의원은 29일 열린 국회 군인권개선 및 병영문화혁신 특별위원회 회의에서 "들리는 얘기로는 (가해자가) 지난해에 거의 외박을 안 나갔고 가족도 면회를 안 들어왔다고 한다"며 "나이가 40대 중반인데 성적(性的)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측면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이런 사람들이 비단 그 여단장뿐이겠느냐. 지휘관들이 한 달에 한 번씩 정상적으로 (외박) 나가야 하는데 제때 못 나간다"며 "가정관리, 그런 섹스 문제 포함해서 관리가 안 되고 있다. (이것이) 이런 문제를 야기시킨 원인 아니냐"고 했다.

또 송 의원은 군 인권 옴부즈만 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하던 도중 "하사 아가씨가 룸메이트한테는 (피해 사실을) 얘기했다고 하는데, 제도적으로 (피해 상담을 할) 채널이 없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 도종환 의원은 "송 의원이 '하사 아가씨'라고 표현했는데, 그렇게 보는 관점이 이런 문제와 연관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소속 정병국 국방위원장도 이에 동조하며 "송 의원이 ('아가씨'라고) 말한 부분은 속기록에서 삭제하라"고 지시했다.

지난 27일 육군은 강원도 지역의 육군 여단 지휘관인 A대령을 성폭행 혐의로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A대령은 지난달부터 이달 초까지 이 여단 소속 B하사를 자신의 관사로 불러 수차례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송 의원은 논란이 확산되자 보도자료를 내어 "특정인을 대상으로 한 게 아니라 일반적인 전방부대 지휘관이 정상적으로 부대 지휘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의미였고, 이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지혜롭지 못했던 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진화를 시도했다.

송 의원은 "결코 A대령의 성폭행 사건을 두둔하거나 옹호하려는 의도로 발언한 것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하사 아가씨' 발언에 대해서도 "의도를 갖고 한 발언이 아니며, 평생 군 생활을 한 본인이 적절한 군사용어를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부적절한 표현이었다"며 "여군 부사관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한 점에 대해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