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주영 의원이 25일 "쓴소리보다 강한 '옳은 소리'를 내겠다"면서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같은 날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이완구 원내대표는 공식 사퇴했다.
잠재 후보군 중 가장 먼저 출마를 공식화한 이 의원은 이날 오전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당내에 불필요한 잡음이 생기지 않도록 소통과 화합의 아이콘이 되겠다"고 했다.
청와대 문건 유출, 개헌 논란 등으로 당내 계파 간 갈등, 당·청 갈등이 도드라졌던 지난 연말부터 신년까지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의원은 "국민 눈에 비친 새누리당 현주소는 어떠한가"라며 "이제 전열을 가다듬어야 한다. 진심으로 국민에게 다가가 정치 불신의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DJ·노무현 부정부패 파헤친 최고 저격수"
이 의원은 "원내대표의 지도력으로 필요한 덕목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라면서 "유연성을 갖춘 저 이주영은 초·재선 의원 시절 서슬 퍼렇던 DJ, 노무현 정권의 부정부패를 파헤친 최고의 저격수였다"고 자평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긴 시간 진도체육관을 지키며 당 안팎의 신망을 얻었던 경험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우리는 변해야 한다. 몸을 낮추고 마음을 열어야 한다"면서 "진정한 변화는 자기 희생에서부터 비롯된다는 것을 저 이주영은 현장에서 체득했다"고 했다.
"청와대 지원설? 그런 건 없다"
당초 5월로 예상됐던 원내대표 경선이 앞당겨진 상황에서 이 의원은 '러닝메이트'가 될 정책위의장 후보를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 의원은 '정책위의장 후보로 누구와 접촉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민감한 사항이므로 확정되면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현재로선 PK(부산·경남) 출신인 이 의원이 수도권 의원과 짝을 지어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원내대표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진 홍문종 의원과 단일화하거나 3선의 수도권 의원인 원유철 의원과 짝을 이루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있다.
일각에선 이 의원보다 앞서 원내대표 선거를 준비해 온 유승민 의원보다는 이 의원에게 '박심(朴心)'이 기울어져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한다.
'원조 친박'이라는 세간의 분류에도 유 의원은 번번이 청와대와 각을 세워온 데다 이 의원은 세월호 참사 수습 과정에서 당 안팎의 신임을 얻은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이 의원은 이날 회견에서 "유승민 의원은 제가 아주 좋아하는 후배"라면서 "선배인 제가 경험 측면에서는 조금 앞서지 않겠느냐"고 했다.
'청와대 지원설'에 대해선 "그런 건 없다"고 일축했다.
"우리가 탄생시킨 박근혜 정부, 국민 사랑 받도록 해야"
이 의원은 "(박근혜 정부는) 우리가 탄생시킨 정부이므로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국민에게서 지지와 신뢰와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가는 게 바람직하다"고도 했다. (☞ 관련 기사 : 유승민 vs 이주영 구도…당청 관계 분수령)
판사 출신인 이 의원은 지난달 24일 해양수산부 장관직에서 물러나 당에 복귀했으며, 이번 경선은 이 의원의 네 번째 원내대표직 도전이다.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유 의원, 홍 의원 등은 아직 출마를 공식화하지 않았으며, 새누리당은 오는 26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경선 일정을 확정할 방침이다.
원내대표 사퇴 후 일주일 안에 선거를 치르도록 한 당헌에 따라 오는 2월 2일 임시국회 개회일에 경선이 진행되는 방안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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