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MLB 리뷰|프리뷰] <6> 보스턴 레드삭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MLB 리뷰|프리뷰] <6> 보스턴 레드삭스

[베이스볼 Lab.] '안전'한 전력 보강의 미래는?

2014시즌 결산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보스턴 레드삭스는 전년도 우승팀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부진을 겪었다. 2013년 보스턴 마라톤 테러참사 이후 낙담해있는 팬들을 위해 보스턴의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수염을 잔뜩 기른 선수들은 결국 마법 같은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2013시즌을 마치고 수염을 깎자 마법은 사라졌다.

몰락의 주원인은 타선에 있었다. 물론 여기에는 사정이 있다. 2013년 보스턴의 BABIP(파울라인 안쪽에 떨어진 공이 안타가 되는 비율)은 무려 0.329에 달했다. 이는 메이저리그 평균(0.297)에 비해 3푼 2리나 높은 수치였다. 비정상적으로 높았던 보스턴의 BABIP는 2014년에는 메이저리그 평균(0.297)으로 회귀했다.

2013시즌 0.329/0.277/0.349 (BABIP/타율/출루율)
2014시즌 0.297/0.244/0.316 (BABIP/타율/출루율)

2013시즌 보스턴의 팀 타율은 0.277, 2014시즌에는 0.244였다. 타율의 감소분은 정확히 3푼 3리로, BABIP의 감소분 3푼 2리와 거의 일치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2013시즌 득점 1위였던 보스턴의 타선에는 행운의 요소가 많이 포함되어 있었고 2014시즌의 성적이 본 모습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어쨌든, 2013시즌 이후 자유계약(FA)선수가 된 중견수 저코비 엘스버리, 포수 재러드 살탈라마키아는 다른 팀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2013년 12월 3일에는 살탈라마키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A.J. 피어진스키와 1년 825만 달러에 계약했다. 저코비 엘스버리의 공백은 그래디 사이즈모어와 재키 브래들리 주니어를 번갈아 기용함으로써 최소화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유격수 스티브 드류의 빈자리는 포스트시즌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인 젠더 보가츠를 주전으로 기용하려 했다.

자유계약(FA)시장에는 포수 브라이언 맥켄, 외야수 추신수 등 'FA 대어'들이 있었지만, 보스턴은 2013년과 마찬가지로 대형 계약의 위험부담을 감수하기보다는 페이롤 유동성(Payroll flexibility)을 지키면서 장기적으로는 팀 내 유망주들에게 기회를 주는 길을 선택했다. 우승 이후 무리하지 않은 것은 칭찬할만한 부분이지만, 이런 선택은 결과적으로 2014년을 안식년으로 만들었다. 앞서 말한 대로 BABIP의 정상회귀를 고려했을 때 추가적인 보강 없이 좋은 성적을 내기에는 부족한 선수층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개별적인 선수들의 부진도 있었다. 팀의 '심장' 더스틴 페드로이아는 손가락 부상 후유증으로 인해 타격에서 제 모습을 보여줄 수 없었다. 주전 유격수로 나선 보가츠는 바깥쪽 변화구에 대한 약점을 노출하면서 부침을 겪었다. 중견수 재키 브래들리 주니어는 타석에만 서면 작아지는 모습이었다. 5월이 돼서야 재계약한 스티븐 드류와 부상으로 인해 제대로 출전하지 못한 빅토리노도 2013년 같지 않았다. 투수진도 마찬가지였다. 존 레스터와 존 래키는 제 몫을 다했지만 클레이 벅홀츠, 필릭스 듀브론트, 제이크 피비는 시즌 초부터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이런 투타에서의 극심한 부진은 보스턴이 트레이드 마감기간이 되기 전에 시즌 성적을 포기하게 하였다. 결국, 피비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게 넘기고 에드윈 에스코바와 헬스 험브리를 받는 것을 시작으로 보스턴은 주전급 선수들을 트레이드하며 내년 시즌을 기약하는 전략으로 돌아서게 된다. 레스터, 자니 곰스, 존 래키, 앤드류 밀러, 드뷰론트 등이 트레이드되면서 많은 선수가 보스턴으로 건너왔다.

이미 산적해 있던 선수들에 더해 새로 선수들이 추가되면서 보스턴은 거대한 '잉여 자원'을 확보하게 됐다. 스토브리그를 맞아 보스턴이 당면한 과제는 이 '잉여 자원'을 활용해서 효율적으로 부족한 포지션을 보강하는데 있다.

존 레스터 재계약 실패, 투수진의 전면 재구성

2014년 스프링 캠프 무렵 보스턴은 레스터에게 4년 7000만 달러 규모의 재계약 안을 제시했다. 직전 해에 에이스로서 팀을 우승시킨 선수에게 제시하는 금액으로는 너무 적었다.

시즌 후 레스터는 팀 동료에게 호머 베일리(6년 1억500만 달러)보다 단 돈 1달러라도 더 많은 액수를 제시받았다면 연장계약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일리(58승50패 998.2이닝 ERA 4.17)와 레스터(116승67패 1596.0이닝 ERA 3.58)의 성적 차이를 생각한다면 당연한 요구였다. 그러나 보스턴은 레스터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로 트레이드했고, 자유계약(FA)협상 때도 컵스보다 2000만 달러 적은 금액을 제시했다. 30대의 투수에게 6년 이상의 계약을 주지 않는다는 보스턴의 내부방침으로 인해 결국 레스터는 시카고 컵스로 떠나게 됐다.

레스터마저 떠난 보스턴의 투수진은 무주공산이나 다름없었다. 따라서 보스턴은 곧바로 트레이드와 자유계약(FA)을 통해 세 명의 선수를 영입했다. 디트로이트의 릭 포셀로, 애리조나의 웨이드 마일리, FA 저스틴 매스터슨이 바로 그 대상이었다.



세 선수들은 전통적인 통계지표보다 세이버스탯(조정 통계지표)이 더 좋은 선수들이다. 게다가 모두 서비스 타임(선수보유기간)이 짧게 남았고 저렴하다. 릭 포셀로는 FIP(수비무관 평균자책점)에 비해 ERA(평균자책점)이 지속적으로 높았으나, 2014시즌에는 드디어 첫 3점대 평균자책점 진입, 200이닝 돌파에 성공했다. 마일리는 2년 연속 200이닝을 넘겼다. 매스터슨은 부상으로 인해 2014시즌에는 부진했지만, 부상에서 회복한다면 클리블랜드의 1선발 시절의 모습을 되찾을 확률이 높다.

또한, 세 선수는 땅볼 비율이 높은 투수들이다. 시즌 중 영입한 조 켈리를 포함해 선발진 전원을 땅볼 비율이 높은 투수들로 구성한 것은 다분히 의도적으로 보인다. 물론 그 이유는 보스턴의 홈구장 펜웨이파크 좌측 외야에 있는 거대한 담장(그린 몬스터) 때문일 것이다. 그린 몬스터는 많은 뜬공을 안타로 둔갑시킨다. 따라서 펜웨이파크는 뜬공 비율이 낮은 땅볼 투수들에게 더 유리한 구장이다.

타선 강화

앞서 언급한 대로 2014시즌 보스턴의 최대 문제점은 타선에 있었다. 타선을 강화하기 위해 보스턴은 자유계약(FA)시장에서 3루수 파블로 산도발(5년 9500만 달러)과 유격수 핸리 라미레스(4년 8800만 달러)를 영입했다. 인상적인 부분은 두 선수는 모두 FA 타자 최대어로 여겨졌지만, 예상하던 몸값에 비해 낮은 금액에 계약했고 계약기간 역시 짧다는 점이다.

산도발은 2011년 0,315로 3할 타율을 달성한 이래로 3년 연속 2할 후반대 타율, 15개 내외의 홈런을 기록했다. 그러나 좌타자에게 매우 불리한 AT&T 파크를 벗어나면 타격성적은 더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 2014시즌 표면적인 성적은 '산도발 치고는'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상대투수의 패스트볼을 상대로는 최근 몇 년보다 좋은 결과를 얻어낸 점은 긍정적이다.(wFB 9.2) 공을 맞히는 비율도 주전을 차지한 이래로 가장 높았다.(Contact% 84.4%) 28살이라는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와 계약기간(5년)을 고려한다면 9500만 달러라는 금액은 저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산도발은 가을만 되면 더 무서워지는 선수다.

핸리 라미레스도 2005년 이후 긴 여정을 마치고 친정으로 복귀했다. 2014시즌에도 128경기 .283 .369 .448(타/출/장) 13홈런 71타점을 기록한 라미레스는 '유격수치고는' 여전히 매우 뛰어난 타격성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2014시즌 급격히 하락한 수비로 인해 라미레스를 유격수로 보는 구단은 없어졌다. 이 때문에 애초 예상했던 것보다 몸값이 하락했고, 보스턴에서는 좌익수로 뛰게 될 예정이다. 다행인 점이 있다면 펜웨이파크의 좌익수 자리는 '최악의 외야수비'로 악명 높았던 매니 라미레스도 무난히 수비했을 정도로 수비 범위가 좁다는 것. 수비부담에서 해방된다면 라미레스의 타격성적은 더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

2015시즌 전망

꼴찌에서 1등으로 그리고 다시 꼴찌로. (69승-97승-71승) 보스턴은 지난 3년간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바비 발렌타인의 2012년이 있기에 2013년 우승은 더 달콤했지만, 2013년의 우승으로 인해 2014년의 지구 5위는 더 아팠다. 그러나 재정비 과정을 통해 얻은 것도 있었다. 2014년 <베이스볼 아메리카> 랭킹 2위를 차지했던 팜(farm)에서 젠더 보가츠와 무키 베츠가 메이저리그에 올라왔다. 젠더 보가츠는 주전으로서 처음 맞이하는 시즌에 부침을 겪었지만, 무키 베츠는 예상보다 빨리 적응에 성공하며 2015시즌 주전 중견수로 낙점됐다. 거기에 산도발과 라미레스를 합리적인 기간과 금액으로 영입하면서 타선의 무게감을 더했다. 젊고 가능성 있는 선수들로 구성된 투수진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이제 더 이상 AL 동부는 최대 격전지가 아니다. 라이벌 뉴욕 양키스는 장기계약에 발목이 묶였고, 치열하게 다퉜던 탬파베이 레이스는 프런트와 코치진, 주축 선수들이 모두 빠져나가면서 팀을 재구성하는 과정에 있다. 물론 쇼월터 감독이 이끄는 홈런 군단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러셀 마틴마저 영입하며 무서운 전력을 구축한 토론토가 버티고 있지만, 2014시즌 성적이 아닌 지금의 전력만 놓고 본다면 보스턴이 다시 1위를 기록해도 놀라운 일은 아니다. 지금 보스턴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새로운 동기부여와 팀 분위기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