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내 주류인 친박계와 비주류 간의 갈등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친이계인 조해진 의원은 8일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른바 '정윤회 비선 실세' 논란과 관련해 "사실 청와대라는 국가 최고기관 안에서 흔히 말하는 '찌라시' 수준의 문건이 만들어지고 그게 청와대 안팎으로 들락거리고 시중에 돌아다녔다는 것 자체는 복무기강이 완전히 엉망이라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고 청와대를 정면 비판했다.
조 의원은 "그런 점에 대해 검찰의 사법적 조치와는 별개로 그런 사태가 초래하게 된 원인을 직·간접적으로 제공한 사람들, 그런 형편없는 복무기강 사태를 방치한 사람들 모두 책임을 져야 한다"며 "인적 쇄신을 하고 청와대 운영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고치지 않으면 이런 정말 말도 안 되는 국기문란 사태가 또 다시 일어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단 조 의원은 야당의 특검 도입 주장에 대해서는 "특검도 검사다. 검찰은 기본적으로 범죄행위를 수사하고 기소하는 곳이지, 국민들의 궁금증이나 정치적 의혹을 규명해서 풀어주는 기관은 아니다"라며 "정치적 의혹, 국민적 우려를 씻어주는 차원에서는 국정조사가 맞다"고 해 눈길을 끌었다.
조 의원은 지난달 19일 친박 중진들과 박근혜 대통령의 청와대 회동에 대해서도 "청와대로 초청해 만나고 이야기 듣는 것은 좋은 것"이라면서도 "당 공식 대표는 김무성 대표고 또 최고위원이라는 지도부가 있는데, 지도부는 묘하게 다 빠진 상태에서 모양이 그렇게 된 것과 친박이라고 하는 중진 분들만 초청이 되니까 그런 논란이 야기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친박-비박계 갈등의 단초가 된 박세일 여의도연구원장 임명 건에 대해 그는 "보는 시각에 따라 평가가 다를 수 있겠지만 저는 이 분(박 전 이사장)이 굉장히 훌륭한 분이라고 생각한다"며 "아시는 것처럼 수도 이전에 반대해서 국회의원 직을 미련없이 던진 분 아니냐"고 했다.
박세일 당시 의원이 사퇴한 것은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한 박근혜 의원 측과 대립한 결과였다. 특히 조 의원은 "지난번 총선 때 독자 창당을 해서 그 부분이 좀 아쉽기는 한데, 그런데 그때 그 분의 비전을 못 품은 우리 당도 대승적이지 못했다"며 당시 박 대통령이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이끌었던 새누리당 지도부를 정면 비판했다.
친박계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차기 원내대표 주자인 홍문종 의원은 전날 이재오·정병국 의원 등이 친박계 지도부에 날선 비판을 퍼부은 데(☞관련기사 : 친이계 '청와대 인적 쇄신' 요구 분출)에 대해 "안타까운 것은 야당에서 하는 얘기와 우리 당 의원이 하는 얘기가 거의 강도도 같고 비판 수위가 비슷하다"며 "약간 섭섭하다"고 했다.
홍 의원은 청와대 인적 쇄신 주장에 대해 "국정농단 사태가 없었다는 것이 검찰수사 결과"라며 "정윤회도 없었고, 찌라시에 불과한 거였고, 그 비서진들이 밖에 나가서 중국집에서 모인 그런 것도 없었다"고 일축했다. 그는 "아무 잘못이 없는 것으로 밝혀진 비서들, 또 비서실장이나 이런 분들에게 찌라시에 나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문책성 인사를 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라고 적극 방어했다.
특검론에 대해서 그는 "아시다시피 특검을 해 가지고 무슨 결과가 나온 게 없다"며 "야당이 주장하는 특검이라는 것은 정치적인 의미밖에 없다"고 깎아내렸다. 그는 "자꾸 검찰을 못 믿는다, 여당을 못 믿는다, 야당도 이런 자세에서는 전향적으로 바뀌어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렇게 소수파 지도부인 김무성 대표 체제가 당내 다수파인 친박계와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시선은 이날 저녁의 당 지도부 신년 만찬회로 쏠린다. 계파 간 소통과 화합을 도모하는 장이 될지, 오히려 만찬회 석상에서 불편한 말들이 오가며 갈등이 더 커지는 장이 될지 주목된다. 특히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최고위원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아예 불참을 통보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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