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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이효리 효과'에 화들짝

"고공 농성 풀면 대화 검토"…입장 선회 배경은?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의 굴뚝 농성이 12일째로 접어든 가운데, '단호한 법적 대응'을 예고했던 쌍용차 사측이 '조건부 대화'로 입장을 선회했다. 해고자들이 고공 농성을 먼저 해제할 것을 전제로 내걸긴 했지만, 이번 농성으로 회사에 대한 악화된 여론이 신차 판매에 영향을 미칠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쌍용차 사측은 24일 낸 소식지 <참여와 역할>에서 "고공 농성 해제를 전제로 노동조합(기업노조)과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의 대화가 이뤄지고, 그 이후 노동조합이 중심이 돼 회사와의 3자 간 대화를 요청한다면 회사는 긍정적으로 검토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사유지인 굴뚝까지 점거한 농성 방식은 지극히 비상식적이며, 나아가 전 임직원의 생존권을 담보로 이뤄지는 행위이기에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도 이 같이 밝혔다.

해고자들의 농성 해제와 노노(勞勞) 간 대화를 전제 조건으로 내걸긴 했지만, 농성 돌입 이틀 후인 지난 15일 "절대 타협하지 않고 단호히 대처하기 위해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란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선 것이다.

앞서 쌍용차 기업노조 역시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를 향해 "점거투쟁을 풀고 노노 대화를 통해 현 시국을 돌파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사측의 이 같은 입장 변화는 신차 출시를 앞두고 해고자 문제로 여론이 악화되자, 상당한 부담감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가수 이효리 씨가 해고자들의 복직을 거론하며 신차 '티볼리'의 무료 광고 출연을 제안하고, 이를 쌍용차 측이 사실상 거부하면서 내달로 예정된 신차 출시도 전에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이효리 씨의 발언으로 '티볼리'의 홍보 효과만 톡톡하게 누린 상황에서, 이 씨가 언급한 해고자 문제에 대해서는 사측이 완강한 입장을 고수해왔기 때문이다.

회사 측 역시 이번 소식지에 "일부 언론에서 양산하는 감성적 기사나 일부 공인들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SNS 등 쌍용차에 대한 외부의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며 "하지만 이번 사태의 본질을 정확하고 냉철하게 봐야 한다"고 불편한 심기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이에 대해 김득중 쌍용차지부장은 "2009년 정리해고 이후 회사와 정부의 수많은 약속들이 있었지만 지켜지지 않아왔다. 대표적으로 2012년 정치권의 국정조사 약속은 휴지조각이 됐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농성 해제'라는 조건을 건 것은 기댈 것 없는 해고자들에게 사실상 무장 해제를 하라는 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회사가 조건을 거는 것이 아니라 왜 해고자들이 이 추위에 굴뚝 농성을 시작했는지, 해고자들의 절박함과 농성의 이유에 대한 분명한 의제를 갖고 대화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지난 2009년 해고된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의 김정욱 사무국장과 이창근 기획실장은 지난 13일 해고자 복직과 노사 대화를 요구하며 쌍용차 평택공장 안 70미터 굴뚝 올랐다. (☞관련 기사 : 어느 해고자의 6년…렛잇비에서 사랑의 배터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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