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내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측근 그룹에서 연이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야권 대선후보 출마설과 관련한 언급이 나와 주목된다.
새정치연합 박지원 의원은 4일 호남지역 고속도로 건설사업 착공을 촉구하는 광주·전남지역 의원들의 공동 기자회견에 참여했다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몇 개월 전부터, 저도 잘 알고 권노갑 상임고문과 특히 가까운 반 총장의 지인 분들이 '반 총장을 차기 대통령 후보로 새정치연합에서 검토하면 어떤가' 하는 의사를 타진해 왔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의사를 타진한 반 총장 측근 그룹은) 약 세 곳인데, 조직적인지 아닌지는 전혀 모르겠다"며 "최근에는 권 고문과 식사도 한 것으로 안다. 그 분은 저도 잘 아는데 '함께 식사하자'고 했지만 저는 거절했다"고 덧붙였다.
전날 동교동계 원로인 권노갑 상임고문은 자신의 출판기념회를 앞두고 기자들에게 "반 총장의 측근이라고 할 수 있는 분들이 '(반 총장이) 새정치연합 쪽에서 대통령 후보로 나왔으면 쓰겠다'는 의사를 타진했다"고 말해 주목을 끈 바 있다. (☞관련기사 : 권노갑 "반기문 측근, 야당 대선후보 출마 타진) 박 의원 역시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실장, 대북특사 등 요직을 거쳤다.
박 의원은 "그 분들(반 총장 측근들)이 주장하는 것은, 첫째, 새누리당은 이미 경선 구도가 짜여 있기 때문에 새정치연합에서 경선을 하면 반 총장이 이길 수 있다는 것이고, 둘째, '뉴 DJP 연합'을 통해 호남과 충청이 다시 손을 잡으면 특히 수도권에 호남·충청 출신이 많이 살고 있기 때문에 승리할 수 있다는 이야기"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게, 반 총장의 대북정책이 '햇볕(정책) 정신'이라는 것"이라며 "남북 간 실질적인 전환점이 올 수도 있다는 의미에서 새정치연합이 (반 총장의 영입을) 검토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다만 박 의원은 "그런데 분명한 것은, 이런 얘기를 전해들은 일부 인사들이 '반노(反盧) 신당을 창당하고 반 총장과 함께 하자'는 얘기를 하지만 권 고문과 저는 '분열해서 패배로 가는 게 아니라 통합해서 승리의 길로 가는 게 김대중 정신'이다(라는 입장)"이라며 이른바 '비노 신당설'은 일축했다.
그는 또 "반 총장이 어떤 '액션'을 하는 것은 전혀 없고, (나는) 모른다"며 "저는 선을 긋고 있다"고 자신이 '반 총장 띄우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추측에 대해 부인했다. 그는 "새정치연합에 훌륭한 대통령 후보들이 성장하고 있는데, 이러한 것에 부회뇌동해서 우리 당에 나쁜 영향을 줄 일은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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