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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세월호 유족 농성장, 전기 공급 차단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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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세월호 유족 농성장, 전기 공급 차단 위기

국회 "불법 시위…여야 협상 중 고려해 지켜보겠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를 방문한 지 하루 만에 국회 본청 앞 세월호 유가족들 농성장에 전기 공급이 차단될 위기에 놓였다.

국회는 30일 "세월호 관련 농성자 일부가 확성장치(소형 스피커)를 이용해 원색적인 비난 발언을 하는 등 불법 시위"를 하고 있다며 "국회 사무처는 확성장치 전원을 차단하려 했으나 여야 간 세월호법 협상 상황임을 감안, 좀 더 지켜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스피커에 공급되는 전기만 골라내 차단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므로, 이는 전기 공급 자체를 아예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유가족들은 받아들이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관계자 또한 "의장실 직원이 원내행정실을 방문해 전기 차단에 협조해 달라고 직접 요청하고 돌아갔다"며 "새정치민주연합은 협조를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가족들은 현재 국회 본청 1층에 위치한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사무실 등에서 필요시 전기를 끌어다 사용하고 있다.

휴대폰 충전이나 컵라면 등을 먹기 위한 커피 포트, 기자회견에 필요한 소형 스피커 사용 등에 필요한 전기다.

국회가 전기 공급 차단을 시사한 이날은 가족들이 본청 안 화장실 사용 금지와 농성장 주변 통행 방해 등에 항의하며 마이크와 스피커를 사용한 날이었다.

농성장에 있는 한 유가족은 "어제까지만 해도 문제 없이 다니던 길목마저 갑자기 오늘 들어선 걸어 다니지 말라고 경찰들이 통제하고 있다"며 "경비도 한층 강화된 거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재 국회 울타리 안, 본청 앞엔 전날까진 없던 의경 버스 한 대가 아예 들어와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세월호 유족들은 전기 사용 문제 이전에도 화장실 사용 문제로 국회와 갈등을 겪어왔다.

농성장이 있는 본청 2층 정문만 통과하면 바로 화장실이 있지만, 국회가 출입을 허가하지 않은 탓에 비교적 먼 곳에 있는 외부인 출입 가능 건물 안 화장실을 사용해야 했기 때문이다.

유가족들은 "우리가 화장실을 갈 때마다 (의경) 한두 명씩이 꼭 따라 붙고, 몇 명 누가 화장실을 가는지까지 무전 등으로 항상 위에 보고한다"며 "국회만 들어오면 억울하고 속상한 일이 너무 많다"고 토로했다.

가족들은 이날 오후 아이들이 살아생전 좋아했던 노래를 엠프에 연결해 들으며 처지를 하소연하다 북받쳐 소리 내 울기도 했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29일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고도, "살려달라"고 외치는 세월호 유가족들을 외면하고 지나가 가족들이 오열하는 일이 있었다. (☞ 관련 기사 : 절규, 통곡…朴대통령, 세월호 유가족 또 외면)

▲ 30일 오후 세월호 유가족들이 국회 본청 앞 농성장에서 "화장실 사용을 하게 해달라"고 항의하고 있다. 국회가 가족들이 항의에 사용한 엠프 소움을 문제 삼아 전기 공급을 차단한 가운데, 세월호 유가족들은 아이들이 살아 생전 좋아했던 노래를 엠프에 틀고 이야기를 나누다 다시 눈물을 흘렸다. ⓒ프레시안(최하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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