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노조와 민주노총이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끌어들여 정치파업을 하고 있다고 보도한 <한국경제>가 "사실왜곡"이라는 이유로 신문윤리위원회로부터 '주의'를 받았다. 또 세월호 유족 김영오 씨의 주치의와 병원장의 정치경력이나 정치적 성향을 보도한 <조선일보>는 "사생활 보호 위반"으로 역시 '주의'를 받았다.
한국신문윤리위원회는 2014년 9월 기사 심의에서 한국경제와 조선일보를 비롯한 전국 일간신문의 기사 58건에 대해 경고(4건)와 주의(54건)를 줬다. 대구경북 일간신문 가운데는 <경북도민일보>와 <경북매일>, <대구신문>이 각각 '주의'를 받았다.
한국경제와 조선일보는 '세월호'와 관련해 각각 "사실 왜곡"과 "사생활 보호 위반"으로 주의를 받았다.
세월호 끌어들여 파업?…"사실 왜곡"
<한국경제>는 8월 28일자 신문 1면 「세월호 끌어들여 파업하는 '정치노조'」, A4면「나라가 멍들건 말건…정치권 이어 노동계까지 국가재난 '악용'」기사와 제목에 대해 '주의'를 받았다. <한국경제>는 1면과 4면에 이어진 이 기사에서 "공공노조와 민주노총이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끌어들여 정치파업에 나서고 있다"는 요지로 보도했다.
특히 기사 리드에서 "공공노조와 민주노총이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끌어들여 또 다른 정치파업에 나섰다"고 기술한 뒤 "서울대병원노조가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집회를 열고, 보건의료노조도 파업에 들어가면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할 예정"이라는 점을 그 사례로 들었다.
신문윤리위는 그러나 "기사에서도 언급됐듯이 이들 노조의 파업은 '의료민영화 저지'와 '공공기관 정상화 반대', '상여금 통상임금화' 등을 명분으로 삼고 있고, 노조 측은 정당한 절차를 거친 합법 파업임을 주장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이들 노조가 파업 과정에서 세월호 특별법 관련 집회를 가진다는 이유만으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끌어들여 정치파업에 나섰다고 기술하는 것은 사실 왜곡"이라고 지적했다.
정치노조·정치적 구호?…"객관적 근거도 설명도 없다"
또 이 기사에서 "'정치노조'들의 무분별한 파업까지 가세하면서"라며 서울대병원 노조 등을 '정치노조'로 규정한 부분에 대해서도 "왜 이들 노조가 '정치노조'인지에 대해 객관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며 "'정치노조'는 일반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용어가 아니며, 그 정의도 모호하다"고 신문윤리위는 비판했다.
기사는 또 "이처럼 ‘강(强) 대 강’ ‘힘 대 힘’으로 맞붙는 갈등양상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파업 명분도 정치적 구호로 바뀌면서 우리 사회가 감당해야 할 경제적·사회적 비용도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국 일본 유럽 등이 일사불란하게 경제회생에 진력하는 것과 달리 유독 한국만 정치적 혼란에 빠져 경제의 앞날을 그르칠 수 있다는 우려감이 팽배하다"고 기술한 부분에 대해서도 "노조가 내세우는 명분들을 어떻게 해서 '정치적 구호'라고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고, 현재의 상황을 '정치적 혼란에 빠져'라고 기술한 근거나 '경제의 앞날을 그르칠 수 있다는 우려감이 팽배하다'는 기술의 근거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국가재난 악용?…"편견에 따라 과장·왜곡"
신문윤리위는 이 기사 뿐 아니라 '제목'에 대해서도 '주의'를 줬다. 1면 큰 제목「세월호 끌어들여 파업하는 '정치노조'」. A4면 큰 제목「나라가 멍들건 말건…정치권 이어 노동계까지 국가재난 '악용'」. 작은 제목「공공·금속·의료노조/野 장외투쟁에 편승/갈등 확산 '역주행'」에 대해 "위 제목대로라면 '정치노조'인 공공·금속·의료노조가 세월호를 끌어들여 파업을 하고 있고, 나라가 멍들건 말건 정치권에 이어 국가재난을 '악용'하고 있다는 것이지만, 기사에는 이 제목을 뒷받침할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내용은 없다"고 '주의' 이유를 밝혔다.
신문윤리위는 "한국경제의 위 기사와 제목들은 노조와 노동활동에 대한 주관적이고 부정적인 의도나 편견에 따라 과장되고 왜곡됐다는 의심을 살 소지가 크다"면서 "이 같은 보도태도는 신문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윤리실천요강 제3조「보도준칙」①(보도기사의 사실과 의견 구분), 제10조「편집지침」①(표제의 원칙) 위반)
주치의·병원장의 정치 성향?…"개인의 사생활, 합리적 설명 없이 기사화"
<조선일보>는 세월호 유족 김영오씨를 치료한 '주치의'와 '병원장'의 정치경력과 정치적 성향을 보도한 기사가 "사생활 보호 위반"이라는 이유로 '주의'를 받았다. '유민 아빠' 김영오씨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과 박근혜 대통령 면담 등을 요구하며 광화문 광장에서 40여일동안 단식을 했다.
<조선일보>는 8월 29일자 A4면「김영오 주치의<서울동부병원 이보라 과장>는 前 통합진보당 대의원」제목의 기사에서, 김영오씨가 단식을 중단하고 입원한 서울동부병원의 주치의 이보라 내과과장이 전(前) 통합진보당 대의원이라고 보도하고 큰 제목도 같은 내용으로 달았다.
특히, 이 기사는 경찰 등의 발언을 인용해 김씨가 광화문 농성장에서 가까운 병원으로 가지 않고 굳이 4.8㎞나 떨어진 서울동부병원으로 이송된 것은 이 과장의 이런 정치색 때문이라고 기술하고, 이 과장의 통진당 관련 활동을 자세히 소개하는 한편, "서울동부병원 김경일 원장도 진보 인사로 분류되는 인물"이며 2011년 김 원장 부임 이후 민노총 간부와 좌파 인사들을 강사로 초빙해 병원 직원들을 상대로 여러 차례 진보 강연회를 열었다고 보도했다.
신문윤리위는 그러나 "기사의 주요 내용인 이 과장의 정치 경력이나 김 원장의 정치적 성향은 두 사람의 일상적인 업무활동과는 무관하고, 더더구나 김씨의 병원 치료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개인의 사생활 영역으로 보아야 할 것"이라며 "그럼에도 왜 이런 정보가 관심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설명이 없이 이를 기사화하는 것은 '언론인은 공인의 사생활을 보도 ‧ 평론하는 때에도 절제를 잃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는 신문윤리강령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윤리실천요강 제12조「사생활 보호」④(공인의 사생활 보도) 위반)
"선입견이나 편견에 따른 판단을 사실에 가까운 것처럼 과장·왜곡"
대구경북 일간신문 가운데는 <경북도민일보>와 <경북매일>, <대구신문>이 '주의'를 받았다.
<경북도민일보>는 9월 2일자 4면「포스코ICT, 포항시민과 상생 거짓이었다/포항본사 주요 기능 수도권 이전하려다 들통…시민들 "이럴 수 있나"/이강덕 시장, 긴급회의 열고 강력 반발/회사측, 뒤늦게 "이전계획 백지화하겠다"」기사와 제목 모두 '주의'를 받았다.
신문윤리위는 이 기사 제목에 대해 "「시민과 상생 거짓이었다」이라는 자극적인 표현과 연관된 문구는 본문에 없고,「시민들 "이럴 수 있나"」라는 개탄을 뒷받침하는 대목도 없다"고 지적하는 한편, 기사 내용에 대해서도 "전후 사정에 대한 설명은 생략한 채 구매 분야 이전 검토가 포스코ICT로서는 핵심 업무를 비밀리에 판교로 옮기려는 새로운 시도이고, 포항과의 '상생' 약속을 어긴 것으로 포항 시민들의 공분을 자아낸 것처럼 보도했다"면서 "특히 사안의 성격상 비난의 대상인 포스코ICT로서는 해명이나 반론을 제기할 소지가 다분한데도 이를 지면에 반영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신문윤리위는 "이 기사와 제목은 선입견이나 편견에 따른 주관적 판단을 사실에 가까운 것인 양 과장 ‧ 왜곡됐다는 의심을 살 소지가 크고, 신문의 신뢰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주의' 이유를 밝혔다. (신문윤리강령 제4조「보도와 평론」, 신문윤리실천요강 제3조「보도준칙」①(보도기사의 사실과 의견 구분), ④(답변의 기회), 제10조「편집지침」①(표제의 원칙) 위반)
<경북매일>도 "관여자에 대한 설명이나 당사자 해명·반론 없어"
<경북매일>은 8월 19일자 4면「경주 보문단지 '버드파크' 특혜?/기부채납 조건 市와 20년 위탁운영 계약/고위직 가족 법인에 세무 ‧ 회계업무 맡겨/배경 싸고 의혹 분분…감사 필요성 제기」제목의 기사로 '주의'를 받았다. 이 기사는 경주 보문단지 안에서 민간 사업주가 조성해 운영 중인 '버드파크'가 세무‧회계 업무를 "관리기관 고위직의 가족이 관여하는 세무회계법인에 맡긴 사실":을 문제 삼아 '버드파크'와 공무원의 "'커넥션' 정황이 속속 드러났고 있다"면서 '버드파크'에 대한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신문윤리위는 그러나 "'관리기관 고위직의 가족이 관여하는'이라는 표현과 관련해 어느 기관 무슨 직급의 간부 가족이, 어떻게 관여하는지에 대해 추가로 설명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의혹의 당사자인 '관리기관 고위직'이나 '버드파크' 사업주의 해명이나 반론을 지면에 반영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신문윤리위는 "이 기사는 편견이나 선입견, 또는 주관적 의도에 따라 지나치게 과장됐다는 의심을 살 소지가 크다"며 '주의' 이유를 밝혔다. (신문윤리강령 제4조「보도와 평론」, 신문윤리실천요강 제3조「보도준칙」①(보도기사의 사실과 의견 구분), ④(답변의 기회) 위반)
"독자 호기심 겨냥해 지나치게 선정적으로 보도"
<대구신문>은 8월 29일자 15면 "영화 속 장면이 아닙니다"제목의 사진이 '주의'를 받았다. 이 사진은 시리아 북동부에 있는 한 공군기지에서 수니파 무장조직인 이슬람국가(IS) 대원들이 포로들을 무릎을 꿇린 채 기관단총으로 사살하는 순간을 찍은 것으로, IS의 활동조직이 웹사이트를 통해 8월 27일 공개한 것을 AP가 전송한 사진이다.
신문윤리위는 "사진은 비록 칼라가 아닌 흑백으로 보도됐지만, 사살 순간의 충격적이고도 소름끼치는 장면을 적나라하게 담고 있다는 점에서 대구신문은 독자들의 호기심을 겨냥해 지나치게 선정적으로 보도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고 '주의' 이유를 밝혔다.(신문윤리실천요강 제3조「보도준칙」③(선정보도의 금지) 위반)
한편, 한국신문윤리위원회는 매월 하순에 기사.광고 등에 대해 심의한 뒤, 이에 따른 조치 사항을 해당 언론사에 통보하고 위원회 홈페이지를 통해 심의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경북도민일보>에 대한 신문윤리위원회 결정문경북도민일보는 위 기사에서 포스코 계열사로 IT서비스 사업 등을 수행하는 포스코ICT가 포항 본사의 구매팀을 경기도 판교사무소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한 데 대해 비판적으로 보도했다.기사에 따르면 이 회사는 구매 분야 관련 업체들의 80~90%가 서울에 있는 점을 감안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구매팀의 판교사무소 이전을 검토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강덕 포항시장은 지난 9월 1일 긴급회의에서 “구매 분야를 옮기면 포항 본사의 주요 기능을 사실상 모두 수도권으로 옮겨가는 것”이라고 지적하는 등 반발했고, 이에 따라 포스코ICT는 이전계획 백지화를 선언했다는 것이다.그런데 경북도민일보는 기사의 큰 제목과 작은 제목을 각각「포스코ICT, 포항시민과 상생 거짓이었다」,「포항본사 주요 기능 수도권 이전하려다 들통…시민들 “이럴 수 있나”」라고 달았다. 「시민과 상생 거짓이었다」이라는 자극적인 표현과 연관된 문구는 본문에 없다. 또 「시민들 “이럴 수 있나”」라는 개탄을 뒷받침하는 대목도 없다.다른 매체 보도에 따르면 포스코ICT는 2011년 5월 판교사무소 새 사옥을 준공한 이후 주력 업무를 판교로 옮겼고, 대표이사 등 대부분 임원들도 판교사무소에 상주해 포항은 장부상 본사 소재지로만 여겨져 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전 대상인 구매 분야 직원은 6명에 불과하지만, 이들이 포항을 떠나면 포항지역 용역 ‧ 공사업체들이 판교까지 가야 하는 불편을 겪는데다 수주 물량도 감소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반발을 사 왔다는 것이다.하지만 경북도민일보는 이 같은 전후 사정에 대한 설명은 생략한 채 구매 분야 이전 검토가 포스코ICT로서는 핵심 업무를 비밀리에 판교로 옮기려는 새로운 시도이고, 포항과의 ‘상생’ 약속을 어긴 것으로 포항 시민들의 공분을 자아낸 것처럼 보도했다.특히 사안의 성격상 비난의 대상인 포스코ICT로서는 해명이나 반론을 제기할 소지가 다분한데도 이를 지면에 반영하지 않았다.위 기사와 제목은 선입견이나 편견에 따른 주관적 판단을 사실에 가까운 것인 양 과장 ‧ 왜곡됐다는 의심을 살 소지가 크고, 신문의 신뢰성을 해칠 우려가 있으므로 신문윤리강령 제4조「보도와 평론」, 신문윤리실천요강 제3조「보도준칙」①(보도기사의 사실과 의견 구분), ④(답변의 기회), 제10조「편집지침」①(표제의 원칙)을 위반했다고 인정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경북매일>에 대한 신문윤리위원회 결정문경북매일의 위 기사는 경주 보문단지 안에서 민간 사업주가 조성해 운영 중인 ‘버드파크’가 세무‧회계 업무를『관리기관 고위직의 가족이 관여하는 세무회계법인에 맡긴 사실』을 문제 삼아 ‘버드파크’와 공무원의『‘커넥션’ 정황이 속속 드러났고 있다』면서 ‘버드파크’에 대한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기사는 그러나『관리기관 고위직의 가족이 관여하는』이라는 표현과 관련해 어느 기관 무슨 직급의 간부 가족이, 어떻게 관여하는지에 대해 추가로 설명하지 않았다.기사는 이 문제와 관련해『시청 감사부서가 사실 파악에 나섰다』고 전했지만, 바로 다음 문장에서는『경주시 감사과는 “‘버드파크’운영을 사업주 측에 맡겼으므로 세무회계 관련 업무를 외부 법인에 맡기는 과정에 시가 관여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는 다소 엇갈린 내용을 기술해 실제로 사실 파악 또는 감사가 진행 중인지에 대해 의구심을 갖게 했다. 특히 위 기사 내용 중『압력에 의한 계약 등을 의심할 수는 있지만 물증이 없어 해당 고위직을 처벌할 근거가 없다는 것』이라는 대목은 이미 문제가 없는 쪽으로 결론이 내려진 사안을 재론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마저 갖게 한다.기사는『계약금액과 기부채납 기한 등 전반에 대해 특혜를 준 것이 아닌지를 따져 보는 정밀 검토 및 감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고 기술했지만 누가, 어떤 방식으로 그렇게 주장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없다.경북매일은 이와 함께 의혹의 당사자인『관리기관 고위직』이나 ‘버드파크’ 사업주의 해명이나 반론을 지면에 반영하지 않았다.따라서 위 기사는 편견이나 선입견, 또는 주관적 의도에 따라 지나치게 과장됐다는 의심을 살 소지가 크고, 신문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으므로 신문윤리강령 제4조「보도와 평론」, 신문윤리실천요강 제3조「보도준칙」①(보도기사의 사실과 의견 구분), ④(답변의 기회)를 위반했다고 인정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대구신문>에 대한 신문윤리위원회 결정문대구신문의 위 사진은 시리아 북동부에 있는 한 공군기지에서 수니파 무장조직인 이슬람국가(IS) 대원들이 포로들을 무릎을 꿇린 채 기관단총으로 사살하는 순간을 찍은 것이다. 사진은 IS의 활동조직이 웹사이트를 통해 8월 27일 공개한 것을 AP가 전송한 것이다.사진은 비록 칼라가 아닌 흑백으로 보도됐지만, 사살 순간의 충격적이고도 소름끼치는 장면을 적나라하게 담고 있다는 점에서 대구신문은 독자들의 호기심을 겨냥해 지나치게 선정적으로 보도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우므로 신문윤리실천요강 제3조「보도준칙」③(선정보도의 금지)을 위반했다고 인정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2014년 9월 24일 한국신문윤리위원회
프레시안=평화뉴스 교류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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