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식품이 대장균이 검출된 시리얼을 재활용하는 과정에서 포장까지 끝난 제품을 뜯어 멀쩡한 제품과 섞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SBS 김종원 기자는 15일 <한수진의 SBS 전망대>에 출연해 "시리얼은 포장까지 된 단계에서 출고 전 표본을 뽑아서 (전수 검사가 아닌) 랜덤 검사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세균이나 쇳가루, 곰팡이가 나오면 같은 원료를 투입한 전 제품을 회수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식품 위생법상 안 되는 것은 사실 폐기해야 하는데, 동서식품은 포장을 뜯어서 '위생적으로 썩 좋아 보이지 않는 장소'에서 모두 봉지에 섞어서 제조 공정에 다시 집어넣었다"고 말했다. 대장균이 검출된 시리얼을 '위생적으로 썩 좋아 보이지 않는 장소'에서 다시 멀쩡한 제품과 섞어서 만들었다는 것이다.
'위생적으로 썩 좋아 보이지 않는 장소'란 음식을 제조하는 '청정 구역'이 아닌 박스 포장을 하는 '일반 구역'을 일컫는데, 동서식품 시리얼 공장의 이 '일반 구역'에서는 본드, 쓰레기통, 화물 운반대 등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동서식품 측은 이 일반 구역에서 재활용할 시리얼을 비닐 봉투에 담아 주차장에 쌓아놓은 것으로 드러났다.
동서식품이 직원들도 먹지 않는 제품을 소비자에게 팔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동서식품 시리얼 공장에서 일하던 직원들은 제품이 제대로 만들어졌는지 맛을 봐야 하는데, 재활용 작업을 하는 날에는 "야, 오늘은 먹지 마. 오늘은 그거(재활용)한 날이야"라고 말하면서 먹지 않았다고 그는 덧붙였다.
논란이 커지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3일 동서식품의 '포스트 아몬드 후레이크'의 유통·판매를 잠정 금지한 데 이어 14일에는 '그래놀라 파파야 코코넛'과 '오레오 오즈', '그래놀라 크랜베리 아몬드' 등 시리얼 3종류를 추가 판매 금지했다.
동서식품 측은 "대장균은 쌀을 포함한 농산물 원료에 일상적으로 존재하는 미생물"이라며 "제품 제조 과정에서 품질 검사와 적절한 열처리를 통해 대장균군 음성으로 판명된 제품만 판매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다른 식품 업체들은 "포장까지 끝난 제품을 뜯는 건 상식에 맞지 않는 일이다"라고 맞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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