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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당선 요금 1950원으로 인상, 국토부 묵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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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당선 요금 1950원으로 인상, 국토부 묵인

민자 지하철, 최소운영수입보장 못 받자 요금 인상

민자 지하철인 신분당선의 기본요금이 8월 2일부터 기존 1750원에서 1950원(성인 교통카드 기준)으로 11.4%나 오른다. 이는 민자 사업자인 신분당선주식회사가 최소운영수입보장(MRG)을 받지 못하자, 국토교통부가 요금 인상을 묵인한 결과로 드러났다.

신분당선주식회사는 기본요금을 일반 1750원에서 1950원으로, 청소년은 1280원에서 1440원으로, 어린이는 800원에서 900원으로 인상한다고 지난 4일 밝혔다. 수도권 일반 지하철 기본 요금인 1050원에서 별도 운임 900원을 더 받겠다는 것이다.

이에 노동당 서울시당은 지난해 12월 19일 작성된 '기획재정부 민간투자분쟁조정위원회의 분쟁조정서'를 7일 공개하고, "민간 사업자의 수익 보전을 위해 국토교통부가 요금 인상에 합의했다"고 비판했다.

▲ 신분당선주식회사가 지난 4일 공고한 신분당선 요금 인상표.

신분당선주식회사가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낸 '분쟁조정서'를 보면, 신분당선주식회사는 최소운영수입보장(MRG)을 초기 5년간 80%, 이후 5년간 70% 적용받기로 했다. 여기에는 조건이 붙는데, 협약 운임 수입보다 실제 운임 수입이 50% 이상일 때만 MRG를 적용키로 했다.

그런데 2011년 11월 개통된 신분당선의 예상 운임 수입 대비 실제 운임 수입은 당해 30.3%, 2012년 27.6%, 2013년 5월 29.8%에 불과했다. 수요 예측을 지나치게 부풀린 결과, 신분당선주식회사가 MRG를 적용받지 못한 것이다.

그러자 신분당선주식회사는 "국토부가 신분당선을 유치하면서 약속한 노선 주변의 택지개발사업, 연계교통망계획이 제대로 집행되지 않았다"며 "협약서상의 예상 승객수를 줄여야 한다"고 요청했다. 국토부는 신분당선주식회사에 MRG를 지급하지 않기 위해 이를 거절했다.

기획재정부 민간투자분쟁조정위원회가 내놓은 중재안은 요금 인상이었다. 조정위원회는 "국토부 운임 인상 확정 공문(2013년 7월)에 따른 운임 인상 시기를 2013년 12월 말까지 관계 기관과 협의하여 정하라"고 권고했다.

서울 강남역에서 경기도 정자역까지 운행하는 신분당선 건설에는 민간자본 8407억 원, 판교신도시 개발부담금 4850억 원, 국비 1913억 원, 경기도비 272억 원 등 총 사업비 1조5808억 원이 들었다. 민자 사업(BTO)으로 운영하는 대가로 신분당선주식회사는 30년 운영권을 얻었다.

노동당 서울시당은 "신분당선 민간투자사업자의 수익 보전을 위한 수단으로서 요금 인상이 활용되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라며 "물가 인상 요인이 있어도 노동자, 서민에게 큰 부담을 안기는 대중 교통 요금 인상은 마지막까지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요금 인상과 관련해 신분당선주식회사 관계자는 "이용객 부담을 고려해 그동안 적정 기본운임(1900원)보다 300원 저렴한 1600원으로 감액 개통해 운영해 오던 것을 이번에 정상화한 것"이라며 "운임 정상화는 (최소운영수입보장 조건을 완화하자는) 분쟁조정서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와 사업자 간 협약에 근거한 적법한 협의를 통해 운임을 조정했기 때문에 국토부가 (운임 인상을) 묵인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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