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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에 매달린 대구시장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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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에 매달린 대구시장 선거

[언론네트워크] 권영진 "대통령 지키기"ㆍ김부겸 "대통령과 협력"

6.4지방선거 대구시장 유력 후보들이 앞다퉈 '박근혜 대통령'을 선거홍보에 활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여당인 새누리당 후보 뿐 아니라 제1야당의 후보마저 '대통령 마케팅'에 매달리는 모습이다. 진보정당 후보들은 "친박선거", "지금이 대통령 선거냐"며 두 후보를 비판하고 있고, 시민단체도 "지방선거 의미 퇴색", "정책 실종"이라고 지적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57) 후보는 지난 3월 출마 선언부터 '박정희컨벤션센터 건립'과 '박근혜 대통령, 야당 시장, 대구 대박'을 내세운데 이어, 5월 28일부터는 "대통령과 협력하여 대구 발전"이라는 현수막을 대구 전역에 내걸었다. 이 현수막에는 지난 2008년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기공식에 참석한 김 후보와 박 대통령의 웃는 사진이 실려 있다.

김 후보는 앞서, 5월 중순에는 2004년 박 대통령의 동생 지만씨의 결혼식 당시 김 후보가 여당인 열린우리당 소속 국회의원으로는 유일하게 참석한 사실을 언론에 알리며 박 대통령과의 남다른 인연을 강조하기도 했다. 김 후보 측은 이 같은 '박근혜·박정희 마케팅'에 대해 "산업화세력과 민주화세력의 역사적 화해", "상생의 가치", "대구 발전"을 명분으로 내세우는 한편, "박근혜 대통령과 여당 지지층이 두터운 대구시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다가가기 위한 노력"이라고 밝혔다.

▲ 남구 봉덕동에 걸린 권영진·김부겸의 후보의 현수막 / 사진 제공. 권영진 후보측

여당인 새누리당 권영진(51) 후보는 김 후보가 박 대통령과 웃는 사진의 현수막을 걸자,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에 대해 대국민 담화를 하면서 눈물을 흘리던 사진을 넣은 현수막으로 맞불을 놨다. 이 현수막에는 "박근혜 대통령 대구가 지켜야 합니다"라는 문구가 실렸다.

권 후보측은 현수막과 관련한 보도자료(6.1)를 통해 "권 후보 현수막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눈물을 흘리고 있는 반면, 아래의 김부겸 후보 현수막에는 김 후보가 입을 가리고 웃고 있다. 대구 시민들은 박 대통령이 힘들어하는데 김 후보가 웃고있는 것에 대해 불쾌해 하고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진보정당 후보들은 이 같은 '박근혜 마케팅'에 대해 "친박선거", "대통령 선거냐"며 비판했다.

▲ 새누리당 권영진,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통합진보당 송영우, 정의당 이원준, 무소속 이정숙 대구시장 후보. ©평화뉴스

통합진보당 송영우 후보는 1일 "여야가 실종된 친박선거"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대통령을 다시 뽑는 선거라고 착각할 정도"라며 "양당의 후보들이 앞다투어 진짜 친박을 가려달라 애걸하는 풍경에서는 '변화와 혁신'도, '한번 바꿔보자'는 구호도 다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또 "여야가 누군지 구별조차 불가능한 선거운동에서 또 다시 소외되는 것은 서민살림이며 실종되는 것은 정책선거"라며 "박근혜를 지키자, 박근혜와 대박 등 박박 터지는 선거"라고 비판했다.

정의당 이원준 후보도 1일 성명을 내고 "두 후보의 박 대통령이 사랑이 참으로 눈물겹다"며 "박 대통령은 서울에서 내려온 두 정치인의 자신에 대한 짝사랑에 꼭 응답해주길 바란다. 두 분을 청와대로 불러주시라. 대통령을 위해 얼마나 열심히 일하겠는가"라고 비꼬았다. 또 "선거막판이 되자 결국 기댈 곳은 박 대통령 밖에 없다고 판단한 권 후보나, 가치와 정체성을 부정하는 김 후보 모두 대구시민을 업신여기고 있다"며 "박 대통령을 다시 뽑는 선거인가, 대구시장을 뽑는 선거인가? 그들이 지켜야 할 사람이 정말 대구시민이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인가?"라고 비판했다.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조광현 사무처장은 "지방선거라도 전국적 정치상황이나 정부에 대한 평가는 당연히 들어갈 수 있지만, 대구의 상황처럼 여야 유력후보 모두 '박근혜 마케팅'에 치중하는 모습은 지방자치의 의미를 퇴색시킨다"면서 "대구의 이슈나 정책은 사라지고 마지막에 '박근혜'만 남는 것 같아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경실련은 광역단체장 후보들의 정책 답변을 홈페이지(☞바로 가기)에 올려 유권자들이 자신과 잘맞는 후보를 선택하도록 하는 '후보선택도우미'를 시행하고 있다.

평화뉴스=프레시안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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