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가 24일 "고(故) 염호석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양산분회장의 시신을 경찰이 강제 탈취했다"며 경찰청 앞에서 경찰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금속노조는 24일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조합원 등 1000여 명(주최측 추산)이 모인 가운데 경찰청 앞에서 '염호석 열사정신 계승, 경찰 규탄, 금속노조 결의대회'를 열었다. 집회가 끝난 뒤에는 경찰청에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 관련 기사 : <경찰,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간부 시신 강제 탈취>,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경찰이 유골함도 탈취">,<삼성서비스 노조 간부 '장례 방해'죄 적용 논란>)
박성주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부지회장은 "노조가 가족에게 장례 절차 위임장을 받았지만, 경찰 300여 명이 아무 설명 없이 노조원들을 방패로 찍고 캡사이신을 뿌리고 시신을 가져갔다"며 "이러면 안 된다고 말하자 경찰 지휘관이 나에게 '저 새끼한테 캡사이신 뿌려'라고 했다"고 말했다.
박 부지회장은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활동을 하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최종범 열사의 부인이 아이를 안고 항의하는데도, 경찰이 여인에게 캡사이신을 난사했다"며 "고인의 모친도 경찰이 폭력으로 끌어냈다"고 말했다.
전규석 금속노조 위원장은 "대한민국 노동 인권지수가 5등급이란다, 더는 나아질 수 없는 최하위 등급이라고 한다"며 "최종범, 염호석의 죽음은 동일한 죽음인 만큼 삼성과의 전쟁을 선포하겠다"고 말했다.
문영만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지부장은 "언제부터 이 나라 경찰이 민간인 장례에 개입했나. 민간인 신변보호를 위해 즉각 수백 명 경찰을 투입했나. 친모가 반대하는데 시신을 탈취하고 강제로 화장할 수 있나. 경찰은 삼성의 용병인가?"라고 반문했다.
앞서 고인은 지난 12일 "저 하나로 인해 지회의 승리를 기원합니다. 지회가 승리할 때까지 시신을 안치해주십시오"라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금속노조는 △경찰의 시신 탈취 사죄와 구속자 석방 △삼성의 사죄 △생활임금 보장과 위장폐업 철회 △노도 인정과 성실 교섭 등을 요구했다.
경찰청에 항의 서한을 전달한 뒤 3시 45분께 조합원 1000여 명은 경찰청에서 '세월호 추모 집회'가 예정된 청계광장으로 도보 행진을 했다. 이날 오후 6시부터는 청계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2차 범국민촛불 행동'이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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