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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해병대캠프 참사, 세월호 판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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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해병대캠프 참사, 세월호 판박이"

5개월째 청와대 1인시위, 서러운 해병대캠프 유족들

"그날 사고 후 재발 방지 대책만 제대로 수립했다면…"

이성자 씨는 '태안 사설 해병대캠프 참사' 유족이다. 지난해 7월 충남도교육청의 권고로 공주사대부고가 추진한 '사설 해병대 캠프'에서 생때같은 아들 김동환 군을 잃었다. 이 씨는 5개월째 청와대 앞에서 일인시위를 하고 있다.
유족들은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하며 청와대 앞에 섰지만, 돌아오는 답은 없었다. 이 씨는 "순진한 마음에 대통령께 호소하면 우리 얘기를 들어줄 거라고 생각했다"며 "5개월 넘도록 우리를 외면하는 이 사회가 너무 싫다"고 울먹였다. (☞ 관련 기사 : 태안 참사 유족들 "지난여름 악몽 되살아나" 분통)

'태안 사설 해병대캠프 참사' 유가족들이 21일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하기 위해 국회를 찾았다. 우원식 새정치민주연합 여객선 침몰 사고 대책위원장, 유기홍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간사, 박홍근 의원, 김상희 의원 등이 이날 간담회에 참여해 유족들을 맞았다.

고(故) 이병학 군의 아버지 이후식 태안 사설 해병대캠프 유가족 대표는 "우리 목소리가 작아서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다고 생각해서 죄책감을 느끼며 살고 있다"며 "안일한 정부 인식에 치가 떨린다"고 말했다.

ⓒ프레시안(김윤나영)

"불법적 재하청 구조가 사고 불렀지만, 당국은 뒷짐만"

태안 해병대캠프 참사는 세월호 참사와 닮은 점이 많다. 사고 당시 무자격 교관이 구명조끼 등 안전장비도 갖추지 않은 채 바다에 아이들을 빠뜨렸다가 고등학교 2학년생 5명이 숨지는 참사가 났다. 이윤 추구를 위해 하청에 재하청을 주는 다단계 구조가 안전 불감증을 키웠다.

사고업체인 한영티앤와이는 사설 여행업체인 코오롱트래블에 해병대캠프 사업을 위탁했고, 코오롱트래블은 다시 해병대리더십이라는 사설업체에 재하청을 줬다. 이를 두고 이후식 대표는 "하청에 재하청이라는 단계적 이윤 배분 형식이 무자격 일당직 조교 채용, 안전요원 및 안전 장비 부재 등으로 이어져 사고 발생의 첫 번째 원인이 됐다"고 비판했다.

이후식 대표는 "태안군청과 태안해경이 사설 캠프 업체에 불법 인허가를 내주고 관리감독을 소홀히 했다"며 "해당 업체가 불법으로 과다한 인원을 수용해 위험한 영업을 한다는 진정이 있어도 과태료만 부과해 부실을 키웠다"고 꼬집었다.

"서남수 장관, 진상 규명·재발 방지 대책 약속 안 지켜"

유족들은 참사 이후 정부나 사법기관의 대응이 부실했다고 지적했다. 고(故) 진우석 군의 어머니 김선미 씨는 "교육부가 유족들의 요구사항인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 병역 캠프 폐지, 책임자 처벌, 진상 규명' 등을 수용한다고 약속해서 믿고 지난해 7월 20일 장례를 치렀다"며 "서남수 교육부 장관까지 유족을 만나 약속했지만, 말을 바꾸는 교육부의 태도에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김 씨는 "책임자 처벌에 대한 판결 또한 1년 6개월~2년 금고 등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고, 그마저 법원이 업체 대표에게는 무혐의 판결을 내렸다"며 "대표이사 무혐의 처리를 두 번 당하고, 현재 고등검찰에 항고 중이지만 이 또한 기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고 울분을 토했다.

김 씨는 "세월호는 친인척 비리까지 수사하면서, 해병대캠프 사고에 대한 법 적용에 분노를 참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5명의 죽음과 300명의 죽음은 똑같은 죽음"이라며 "전면 재조사와 특별법 마련 등으로 해병대캠프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호소했다.
고(故) 장태인 군의 아버지 장광오 씨는 "우리나라 건국 이래 사고가 터질 때마다 인재가 아닌 적이 없었다"며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지만, 정부에서는 그 외양간조차 안 고치고 있다.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신경 써달라"고 당부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 "종합적인 대책 마련할 것"

유족과 간담회에서 우원식 새정치민주연합 여객선 침몰 사고 대책위원장은 "진상 규명이 아직도 안 됐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함께 극복하지 않으면 우리도 공범이라고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유기홍 교문위 간사는 "여객선 침몰 사고 대책위원회 제도개선 팀장으로서 이번 특별법 제정에도 참여하고 있다"며 "이번 특별법은 세월호 문제로 촉발했지만, 이 자리에 계신 분들의 목소리까지 특별법에 최대한 담아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끔 하겠다"고 말했다.

국회 교문위 소속 박홍근 의원은 "세월호 사건 이후 관련 법안 수십 건이 제출됐지만, 땜질식 법안은 안 냈으면 한다"며 "학생 안전 사고 대책, 학교폭력법(학교 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학교 밖 체험 활동 관련법 등을 정비해서 본질적이고 구조적인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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