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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신동엽이 영원한 대세? 당찬 여자 넷이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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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신동엽이 영원한 대세? 당찬 여자 넷이 모였다!

[TV PLAY] SBS 파일럿 토크쇼 <매직아이>

국민 MC 유재석도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시작하는 시대다. 유재석의 <나는 남자다>를 비롯해 강호동의 <별바라기>, 신동엽의 <밥상의 신> 등 최근 파일럿 프로그램들이 우후죽순으로 방영되고 있다. 그 중 가장 신선한 MC 조합과 컨셉트를 보이는 프로그램은 <매직아이>다.

이효리를 필두로 홍진경, 문소리, 임경선을 메인 MC로, 김구라와 배성재 아나운서를 야외 코너 MC로 섭외한 <매직아이>는 ‘혼자 알면 안 되는 뉴스’를 공유하고, 우리가 미처 몰랐던 ‘숨은 사람 찾기’ 등 두 가지 코너로 구성돼 있다. 연예인들의 신변잡기식 토크쇼가 아니라 뉴스를 주제로 놓고 그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 교양과 예능이 적절히 섞인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신선한 출발을 예고했다.

▲ SBS 파일럿 토크쇼 <매직아이>. ©SBS

첫 회 주제였던 데이트 폭력은 요즘 지상파와 케이블, 종편 할 것 없이 쏟아지는 비슷비슷한 연애토크쇼와 확실히 차별화됐다. ‘데이트’라 정의내리면 젊은 세대에게만 국한되는 문제처럼보이니 ‘애정폭력’이라고 표현을 고치고, “데이트 폭력에서 여자는 피해자, 남자는 가해자”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하는 등 데이트 폭력이라는 주제를 진지하게 접근하는 방식도 인상적이었다.

이효리는 20대 시절 자존심은 높았지만 자존감은 낮아서 분노 조절을 못했다고 털어놨고, 문소리, 홍진경, 임경선, 그리고 객원 MC로 초대된 이적과 김기방이 이효리의 경험담에 살을 붙였다. 혼자 알면 안 되는 세상의 수많은 뉴스와 MC들의 개인적인 경험담을 잘 버무렸다. 본인들도 예상하지 못한 MC 조합이었지만, 의외로 궁합이 잘 맞았다. 이효리를 공격하는 홍진경과 이효리에게 공격당하는 문소리가 적절히 균형을 맞춰주고, 임경선이 마치 <마녀사냥>의 곽정은처럼 데이터 중심으로 전문가 역할을 수행하며, 여기에 이적과 김기방이 의외로 선전했다.

특히 <매직아이>에서 절대 혼자 알면 안 되는 진행자는 역시 이효리였다. 결혼 후 처음 진행하는 예능 프로그램이었고, 교양적인 부분을 주제로 삼되 그것을 예능적으로 풀어야하는 부담감이 있었음에도 이효리는 대중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꽤 오랫동안 기획됐고 처음부터 이효리를 염두에 두고 만든 토크쇼라서 그런지 이효리가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 같았다고 할까.

오프닝부터 “강호동처럼 진행할 것”이라고 예고한 이효리는 문소리에게 개인기를 요구하고, “19금 과학용어”를 서슴없이 꺼내며 MC들을 당황시켰다. 특히 ‘상대 의사와 상관없이 피임기구 사용을 거부한다’는 항목이 폭력인가 아닌가를 따져보는 대목에서 이효리의 솔직함은 굉장한 장점으로 작용했고, 이 날 <매직아이>의 명장면이 탄생하는데 일조했다.

이적이 “과학적으로 정상적 피임법으로 간주하지 않는 것”이라 에둘러 말하자 이효리가 “질외사정이요?”이라고 돌직구를 던졌다. 이적은 기립박수를 보냈고 홍진경은 “진짜 아줌마야”라고 구박했다. 하지만 “이런 얘기를 너무 이상하게 생각하면 안 된다”고 반박한 이효리의 말이 <매직아이>의 지향점이기도 하다. 혼자 알면 안 되는 뉴스를 공유하되, 숨김없이 솔직하게 얘기를 해보자. 이것이 <매직아이>의 기획 의도다. 때로는 이상순 머리카락을 부엌가위로 잘라줬다는 재밌는 에피소드도 나왔지만, 전체적으로는 애정폭력의 기준에 대한 진지한 고찰이 돋보인 첫 회였다.

©SBS

다만 ‘혼자 알면 안 되는 뉴스’ 코너와 ‘숨은 사람 찾기’ 코너의 균형감이 아쉽다. 세상 이면에 숨겨진 진짜 주인공을 찾아가는 현장 발품 인터뷰쇼의 주인공은 <별에서 온 그대> 이길복 촬영감독이었다. 코너 콘셉트까지는 좋았으나, 첫 번째 코너에 비해 너무 무게감이 없었다. 물론 전지현의 어느 쪽 얼굴이 예쁘냐, 김수현과 전지현 중에 누가 얼굴이 더 작냐 같은 질문도 던질 수 있고 시청자들이 그것을 궁금해 할 수도 있지만, 그것만 물어볼 바에야 굳이 ‘숨겨진 사람’을 인터뷰할 필요가 있었을까. 심지어 MC 배성재의 ‘박지성-김민지 커플 오작교’ 얘기에 시간을 할애하느라 이길복 촬영감독의 본격적인 얘기가 시작하려는 찰나, 나머지 부분은 팟캐스트에서 확인하라는 자막과 함께 방송이 끝났다. “슛하는데 위성 끊긴 것”이라는 배성재의 비유가 정확했다.

물론 파일럿 프로그램이 완벽할 순 없다. 이것저것 시도해보고 시청자들의 반응을 꼼꼼하게 체크한 후 이를 정규편성 때 반영하자는 것이 파일럿 프로그램의 의미다. 그런 점에서 <매직아이>는 이효리, 신선한 콘셉트라는 단단한 무기를 내보였다. 유재석, 강호동, 신동엽 등 남자 MC들이 장악한 예능의 세계에서 이효리와 문소리가 새로운 획을 그어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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