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에 대해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이 정도의 막말은 하지 않아서 고맙게 생각해야 할까. 최근 터키에서 세월호 참사를 연상케하는 대형사고가 발생했다. 300명 가까이 사망하고 아직도 100여 명의 생사가 불투명한 탄광 폭발사고에 대해 터키의 최고지도자인 총리가 막말로 대처해 국민적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는 사고 이틀째인 지난 14일 현장을 방문해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런 사고는 일어나곤 하는 일"이라며 1800년대 영국 탄광 사고를 예로 들어 희생자 가족들을 격분시켰다.
심지어 에드도안 총리가 격렬하게 항의하는 가족들을 향해 주먹질을 하는 듯한 동영상도 공개됐다. 또한 총리 일행과 시위대의 충돌 과정에서 총리 보좌관인 유수프 예르켈이 경찰에 제압당한 시위 참가 남성을 걷어차는 사진이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정부에 대한 반감은 더욱 고조됐다.
300명 가까운 사망자, 100명 넘는 매몰자 아직 한 명도 못구해
야당은 일제히 총리를 비난하고 나섰다.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CHP)의 규르셀 테킨 부대표는 "이것이 우리가 잘 아는 총리"라며 "그는 모두에게 예의를 강조하지만 그 자신은 추태를 부린다"고 꼬집었다.
제2야당인 민족주의행동당(MHP) 부대표는 문제의 동영상을 트위터에 올린 뒤 "언젠가 당신이 희생시킨 국민의 철권이 당신의 머리 위에 쏟아질 것"이라고 썼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동영상에 나타난 상황을 정확히 알아볼 수는 없지만 에르도안 총리가 극도로 적대적인 군중과 맞닥뜨렸음은 분명하다고 전했다.
터키 마니사 주 소마탄광에서는 지난 13일 오후 폭발사고가 발생, 지금까지 283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사고 당시 787명이 탄광에 있었고 383명이 구조됐기에 현재 탄광에 갇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이는 120여명이라고 발표했다. 아직 한 명도 구조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세월호 참사'를 닮았다.
에르도안 총리는 "사소한 것도 빠뜨리지 않겠으며 사소한 과실도 묵인하지 않겠다"며 철저 조사를 다짐했지만 국민의 반응은 냉담하다.
노동·사회안전부는 사고 탄광이 2012년부터 올해 3월까지 다섯 차례나 안전점검을 받았지만 위반 사항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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