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공대 총기난사 사건의 용의자가 한국인으로 밝혀진 데 대해 청와대도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청와대는 이례적으로 17일 저녁과 밤 두 차례 걸쳐 애도 메시지를 발표하며 후속대책 마련에 부심하는 모습이다.
노 대통령은 18일 오전 직접 대책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다. 문재인 비서실장, 백종천 안보실장 및 관련 수석·비서관들과 송민순 외교통상부장관 등이 참석하는 이 회의 이후 추가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 차례 걸친 애도 메시지…청와대도 '충격'
청와대는 17일 저녁 7시 경 "미국 버지니아 공대에서 총기 난사로 30명 이상이 사망하고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한 사건을 보고 받고, 믿을 수 없는 충격적인 일이 발생하였다고 하면서 유족들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하며, 부상자들의 쾌유를 기원한다는 뜻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 시점까지만 해도 청와대는 "아울러 금번 사건으로 버지니아 공대에 재학 중인 한국 학생 1명이 부상을 입은 것과 관련, 부상학생에 대한 치료와 추가 한인 피해자 여부 확인 등 필요한 조치에 만전을 기하라는 지시가 있었다"고만 발표했다
하지만 이에 앞서 외교부는 "용의자가 한국계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청와대 외교안보실로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확인 절차를 거쳐 문재인 비서실장이 이 내용을 노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한 것은 이날 오후 8시.
청와대 대변인 윤승용 홍보수석은 노 대통령이 사건 개요를 보고 받은 후 "형언할 수 없는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 뒤 밤 10시 경 청와대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위한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사실확인은 외교부 쪽으로 해달라"면서도 "약 한 시간 전에 비공식적으로 용의자가 한국계라는 사실을 전달 받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90년대 초반에 이민을 가 미국 영주권을 소지한 1984년생 한인"이라고 상당히 자세한 내용을 밝히며 "당혹스럽다"고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이어 청와대는 17일 0시가 조금 지나 진전된 내용의 2차 메시지를 내놓았다.
청와대는 "노무현 대통령은 4.16 미국 버지니아 공과대학교에서 발생한 비극적 사건이 한국인 영주권자에 의해 일어났다는 사실에 대해 다시 한 번 형언할 수 없는 충격을 받았으며, 한국민들과 함께 이번 사건의 희생자들과 그 가족들, 그리고 부시 대통령을 비롯한 모든 미국 국민들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의 뜻을 재차 표했다"고 발표했다.
청와대는 "또한 노 대통령은 이번 사건으로 큰 충격을 받은 동포사회가 미국민과 함께 이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기를 당부했다"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18일 현재 추가적인 상황 파악 및 대책 마련에 몰두하고 있지만 애도 메시지 외에 한국 정부가 특별히 내놓을 수 있는 대책이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 곤혹스러워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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