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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안 전쟁' 시작…상임위 곳곳이 파행ㆍ물리적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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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안 전쟁' 시작…상임위 곳곳이 파행ㆍ물리적 충돌

민주 "법안 심사 아예 못해" 실력 저지

민주당이 임시국회 일정 '보이콧'을 천명한데 대해 한나라당이 '맞불'을 놓고 나선 가운데 곳곳에서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16일 민주당은 보이콧을 넘어 상임위 의장석 점거 등을 통해 실력 저지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이 일부 벌어졌지만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공언한 '질서유지권 발동'등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민주 의원들 "원내대표 합의 없으면 아무것도 못해"

이날 예정된 보건복지가족위원회 법안심사소위는 민주당 전혜숙, 백원우, 양승조 의원 등이 의장석을 미리 점거해 회의 자체가 무산됐다.

홍 원내대표가 16일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특별히 언급한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는 민주당 의원들의 의장석 점거로 고성이 오가는 등 파행을 겪으며 개의조차 하지 못했다. 한나라당이 민주당을 배제한 채 자유선진당과 일정을 강행하려다 민주당의 반대에 부딪힌 것.

법안 논의 자체를 거부한 민주당 신학용, 이성남, 김동철 의원 등이 의장석을 점거하며 한나라당, 자유선진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의사봉 빼앗기' 경쟁도 벌어졌다.

정무위에서 이날 논의 예정이었던 법안은 '형님 문건'에서 쟁점으로 다뤘던 공정거래법을 포함해 이른바 'MB개혁 법안'인 금산분리 완화, 출자총액 제한 완화 등이다.

한나라당 '경제 살리기 법안'이라며 조속한 처리를 천명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이들 법안을 '친재벌 법'이라고 규정하는 등 적극 저지할 방침을 세운 바 있다. 이와 함께 사실상 '수도권규제완화 철폐법'이라 불리는 수도권정비계획법도 논의 대상이었다.

한나라당 측 간사인 박종희 의원은 "법안소위를 구성하는 데만 한 달이 넘게 걸렸는데, 법안처리도 늦어지게 되면 안된다"고 호소했지만 민주당 측 간사인 신학용 의원은 "여야 원내대표 간에 합의가 있기 전까지 법안심사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맞섰다.

민주당은 김형오 국회의장의 사과, 이한구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의 국회윤리위원회 회부, 예결특위의 상임위화 등을 국회 정상화의 전제조건으로 내걸며 "지켜지지 않을 경우 국회 일정 보이콧도 불사할 것"이라는 방침을 천명한 바 있다.

한편 보건복지위원회에서는 국민연금관리공단 내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를 '국민연금기금운용공사'로 확대 개편하는 방안 등을 두고 여야가 대치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이 회의장을 점거하고 있으나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민주당은 강기정 의원은 이같은 정부안과 별도로 '기금운용위원회'를 만들어 독립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의원 입법으로 제출한 바 있다.

정무위, 복지위를 비롯해 국토해양위, 교육과학기술위 등 4개 상임위원회와 국가균형발전특별위원회가 이날 회의를 열기로 했지만 민주당 의원의 불참으로 열리지 않았다. 국토해양위는 청원심사소위, 교과위는 공청회 등이 예정돼 있었고 균발특위는 이날로 예정된 전체회의가 전날 취소된 바 있다.

행정안전위원회가 마련한 '재외국민 선거권 부여 방안에 관한 공청회'는 예정대로 열렸지만 민주당은 전원 불참했다.

오늘은 전초전에 그쳤지만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를 통해 "(국회 일정 보이콧은) 의원총회에서 결의된 것"이라며 "이한구 예결특위 위원장 등에 대해 제기한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국회 일정에) 불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물리력으로 저지할 경우 각 상임위 위원장은 질서유지권을 발동하라"고 하는 등 강경대응을 주문한 바 있다.

양당 지도부의 '강대강 정면충돌' 태도에도 불구하고 이날 대치는 '전초전' 성격에 그쳤다. 하지만 주내 한미 FTA 비준동의안 상정 등을 공언하고 있는 한나라당이 '실력행사'에 나서면 충돌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번질 가능성이 다분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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