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구호 아래 공공기관 개혁이 강력하게 추진되고 있다. 작년 7월 8일, '공공기관 합리화 정책 방향'을 통해 부채 감축과 방만 경영 해소라는 기본 방향이 제시된 이후, 12월에는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과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의 실행 계획'이 연달아 발표되었다.
공공기관 정상화는 '경제 혁신 3개년 계획'과 결합되면서 계획의 3대 추진 전략 중 하나인 '기초가 튼튼한 시장 경제'의 가장 핵심적인 과제가 되었다. 지난 1월 6일,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경제 혁신 3개년 계획'에 대한 구상을 밝혔고, 2월 25일 '경제 혁신 3개년 계획 담화문'을 발표하면서 이를 구체화하였다. 2월 27일에는 현오석 부총리가 중점 관리 대상기관의 '부채 감축 계획(안)'과 '방만 경영 정상화 이행 계획(안)'을 확정∙발표하면서 공공기관 대책은 2014년 우리나라를 달굴 가장 뜨거운 이슈로 자리매김하였다.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의 핵심 : 부채 감축과 방만 경영 해소
2013년 현재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상의 공공기관은 총 295개이며, 총예산은 574.7조 원이다. 이들이 고용한 근로자 수는 25만4000명(비정규직 제외)에 이른다. 현재 문제의 핵심에는 이 공공기관의 부채가 자리하고 있다. 2012년을 기준으로 이들의 부채는 493.4조 원으로 국가 부채 445조 원보다 약 50조 원이 더 많다. 더 심각한 것은 부채가 2008년의 290.0조 원보다 203.4조 원이나 증가했고, 부채 비율이 220%에 이른다는 점이다.
정부는 이러한 부채 증가의 원인으로 정부 정책의 실패만이 아니라 경영진의 방만 경영과 근로자들의 지나친 복리후생비 등을 지적했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부채 관리 강화, 방만 경영 개선, 그리고 정보 공개 확대 등의 세 가지 핵심 과제를 제시하였고, 특히 앞의 두 과제를 강조하였다(<공공기관 정상화 대책>, 2013/12/11).
부채 관리에 대해 정부는 2013년 현재 220% 수준인 공공기관 부채 비율을 2017년까지 200% 수준으로 끌어내린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또한 과거 5년간 부채 증가를 주도한 18개 기관을 중점 관리 대상기관으로 선정하여 부채 감축의 자구 노력과 제도적 조치들을 강도 높게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크게 세 가지의 자구 노력 방안을 제시하면서 작년 10월에 제출한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상의 수치보다 42조 원을 추가 감축하라고 요구했다.
첫째, 비핵심 사업 축소, 민간자본 활용, 사업방식 변경, 사업 시기 조정 등의 사업 조정을 통해 21.7조 원을 감축한다. 둘째, 공공서비스와 관련성이 낮은 사옥, 경영권과 무관한 출자 지분 매각, 회원권과 연수원 등의 복지시설 매각 등의 자산 매각을 통해 8.7조 원을 마련한다. 셋째, 인건비와 경상 경비를 대폭 삭감하는 경영 효율화를 통해 5.9조 원 등을 확보한다(<부채 감축 계획(안)>, 2014/02/25). 이와 더불어, 부채 관리의 제도적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구분회계제도 도입, 기채승인 강화, 예비타당성 조사 내실화와 재무적 타당성 평가, 주요사업 사후심층평가제도 도입 등을 추진한다.
방만 경영과 관련해 경영진들의 고액 임금과 성과급, 그리고 일반 근로자들의 고용 세습이나 과다한 복리후생비가 주요 비판 대상이 되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20개의 방만 경영 집중 관리 대상 기관을 선정하고, 이들 기관에 8개의 항목(교육비∙의료비∙경조금의 과다 지원, 과다한 특별휴가, 과다한 퇴직금, 느슨한 복무 행태, 고용 세습, 경영·인사권 침해 등)을 중심으로 방만 경영 해소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방만 경영 정상화 계획 운용 지침>, 2013/12/31).
이에 따르면, 공공기관 예산 편성 지침과 집행 지침을 위반하는 복리후생비 지급은 금지한다. 공공기관 복리후생제도 중에서 국가 공무원에 대하여 운영되지 않는 제도는 원칙적으로 폐지한다. 국가 공무원과 동일한 복리후생제도는 국가 공무원 수준에 준하여 하향 조정해야 한다. 그리고 동일 복리후생 항목에 대해 예산과 사내근로복지기금을 중복적으로 지출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이러한 기준에 따라 방만 경영(20개)과 부채 감축 집중 관리 대상기관(18개)은 2014년 말까지 방만 경영으로 인한 비용을 약 1600억 원 감축할 예정이다(<방만 경영 정상화 이행계획(안)>).
정상화도 중요하지만, 공공기관의 더 큰 목적은 국민의 공익 실현
위 정상화 방안들은 일견 타당해 보이지만, 여러 문제점이 있다. 특히 공공기관이 기반을 둔 근본적인 것들에 대한 고려가 미흡하다. 일반적으로 공공기관은 정부가 설립한 기관으로 이해되고 있지만, 법률상으로 보면(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4조), 정부가 설립∙출연, 지원, 지분 소유 등의 이유로 정책을 결정하는 데 사실상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기관을 말한다. 하지만 이와 같은 규정은 외형적이고 형식적인 것으로 너무 단편적이다.
그냥 내버려 둘 수 있음에도, 정부가 해당 공공기관에 사실상 지배력을 행사하는 이유를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해당 공공기관이 제공하는 재화와 서비스를 확보하는 것이 국민 다수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자면, 해당 재화나 서비스를 확보하여 소비하는 것은 국민 한 사람에게 이익이 되고, 이러한 상황은 다른 국민에게도 동일한 것이어서 대다수의 국민들에게 이익이 되는, 즉 공익(공동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전기, 가스, 도로, 수돗물 등을 확보하여 소비하는 것은 국민 다수가 동일하게 공유하는 이익이기 때문에 정부는 이것들을 생산∙관리하는 기관을 설립∙운영하거나 관련 기관들을 관리∙통제하는 것이다.
사실 국가의 개입이 모든 재화와 서비스에 통용되는 것은 아니다. 국가 개입이 필연적으로 요구되는 재화와 서비스는 다음의 세 가지 중 최소한 하나의 특성을 갖는다. 첫째, 각 국민의 생존 유지나 인간적 삶의 영위를 위해서 필수 불가결하다(의료, 식수, 주거, 전기, 가스 등). 둘째, 그것을 생산할 때 초기 설비비용이 너무 커 민간기관이 개별적으로 투자하기가 매우 어렵다(도로, 철도, 항만, 항공 등의 사회간접자본). 셋째 (자연) 독점에 의해 해당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과 소비가 왜곡될 가능성이 있다(도로, 철도 등).
공익은 위 속성들을 갖는 재화와 서비스를 단순히 확보하는 것 외에 높은 질과 저렴한 가격을 확보하는 것을 동시에 포함한다. 국민 다수는 높은 질의 재화와 서비스를 저렴한 가격에 소비하는 것을 공유하는 이익으로 갖는다. 따라서 공익 달성을 존재의 이유로 삼는 공공기관은 위의 세 가지 속성을 갖는 재화와 서비스의 양적∙질적 보장과 이것들의 가격 통제라는 목적을 가질 수밖에 없다.
바로 이 목적들이 현재 이뤄지는 공공기관 개혁의 '좋고 나쁨', 또는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기준이어야 한다. 개혁이 포함하는 수단과 방법들은 이 목적들을 달성하는 데 가장 적절한 것들이어야 하며, 이들이 실제로 작동하여 나온 결과물들은 이 목적들의 달성에 최대한 부합해야 한다. 이러한 사항들이 공공기관 또는 공공 부문이 필연적으로 갖는 기본적인 것들이다.
공공기관의 적자와 부채, 왜 생겼나?
현재 공공기관 정상화의 이유로 정부가 내세우는 것은 공공기관의 부채이다. 그렇다면 현재 정부가 보여주는 부채에 대한 입장과 공공기관의 기본들 사이에는 어떠한 연관이 있을까? 공익의 관점에서 보면, 공공기관의 적자와 부채는 당연히 문제가 된다. 자신이 가진 돈보다 더 많은 것을 소비하기 위해 외상을 하거나 돈을 빌리려는 국민은 거의 없으며, 외상과 빌린 돈에 따르는 이자를 쓸데없이 내려는 국민 또한 많지 않다.
즉, 자신의 주머니 사정에 맞게 소비하고 빚지지 않는 것이 국민 다수가 갖는 공익이다. 이러한 면에서 보면, 부채를 줄여야 한다는 현 정부의 진단은 옳다. 하지만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정부가 내린 처방은 여러 문제점이 있다. 무엇보다도 부채의 진정한 원인들이 무엇인지 알면서도 이를 제거하려는 노력은 별로 보여주지 않는다는 점이 핵심이다.
공공기관의 생산-소비 과정을 들여다보면, 정부, 이사회를 포함한 경영진, 근로자, 가격, 생산과 소비의 외부 환경 등이 최소한의 주요 요인으로 등장한다. 이 요소들을 기준으로 하면, 현재 우리나라의 공공기관이 갖는 부채는 다음과 같은 원인들로 초래했다고 할 수 있다.
공공기관 부채 48%는 4대강 등 정부 사업 비용 전가로 생겨
첫째 요인은 정부 사업의 전가이다. 공공기관은 정부의 관리와 통제를 받기 때문에 정부에 종속적이다. 이러한 구조적 한계로 공공기관은 정부의 정책을 대행하게 된다. 문제는 역할을 대신 수행함에도 이에 소요되는 비용은 따라오지 않을 때에 발생한다. 즉 정부는 자신의 정책 수행의 비용마저도 공공기관의 예산을 통해 충당하도록 함으로써 해당 공공기관은 부채를 떠안게 된다.
특히, 사회간접자본 사업처럼 투입되는 비용은 큰 반면 벌어들이는 수입은 별로 없는 경우에는 공공기관에 매우 심각한 적자와 부채를 떠넘기게 된다.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사에서도 지적했듯이, 4대강 사업이 대표적이며 보금자리주택 사업이나 해외자원개발 사업 등도 이에 포함된다. 감사원에 따르면, 2007~2011년 사이에 발생한 공공기관의 부채증가액 중 37.2%는 정부의 정책사업, 11.1%는 해외사업에 따른 것으로, 약 48%가 정부 정책을 대리하면서 생겼다.
두 번째 요인은 공공기관의 이사회를 포함한 경영진의 잘못된 선택과 결정이다. 사실, 공공기관의 모든 사업들은 여타의 민간기업과 마찬가지로 경영진의 결정이 있어야 한다. 공공기관이 사업에 실패했다면 이에 대한 상당한 책임은 경영진에 있으며, 정부의 간섭을 적절하게 막아내지 못한 것 또한 부분적으로는 경영진에게 책임이 있다.
고임금 때문에 경영 악화? 임금 증가분 5조, 부채 증가분 244조
세 번째 요인은 노동 비용에 있을 것이다. 과다한 노동 비용(임금과 복리후생비 등)은 공공기관의 재정 상태에 일정 정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노동 비용의 증가분과 부채액의 증가분을 비교해 보면 그 영향이 미미했음을 알 수 있다. 2007~2012년간, 공공기관의 일인당 평균 임금은 5400만 원에서 6200만 원으로 증가했으며, 이 기간 동안 증가한 임금의 누적액은 약 5조 원이다. 하지만 동일한 시기에 증가한 공공기관의 부채액은 약 244조 원이다(249조 원에서 493조 원). 누적된 임금 증가분인 5조 원과 부채 증가분 244조 원을 비교해보면 현재 정부가 주장하는 공공기관의 적자와 부채가 공공기관의 고임금이나 복리후생비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정부가 싼 공공요금 보전 안 해 생긴 부채 14.8%
네 번째 요인은 공공요금이다. 공공기관의 수입은 원천적으로는 서비스를 제공한 대가로 받는 요금이다. 하지만 공공요금은 원가와 비교하여 단순하게 결정하면 안 된다. 수도요금, 가스요금, 전기요금 등은 한 나라의 물가를 결정하는 주요 재화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필수재의 공공요금은 원가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해야 하고, 실제로 국제적으로 낮게 책정하는 것이 일반화되었다.
원가에 비해 낮게 책정되는 요금은 공익의 입장에서 당연한 것일 수 있다. 대신, 공공요금과 원가 사이의 차액에 대해서는 정부가 여타의 방법을 통해 보충해줘야 한다. 가장 일반화된 것이 원가 보상이다.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에는 원가 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서 공공기관의 적자와 부채가 발생하는 것이며, 부채액의 14.8%가 이러한 공공요금의 통제에 의한 것이라고 감사원이 밝혔다.
마지막으로 유가나 환율 등의 외부 요인이 있다. 공공기관이 전기, 가스 등을 만들려면 원료를 외국에서 수입해야 하고, 따라서 원료의 가격이나 환율은 원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정부가 공공요금을 강력하게 통제하는 상황이라면 이러한 외부 환경이 적자의 폭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
정부 부채 축소 방안의 문제점
현재의 공공기관의 정상화 방안들은 일부 내용은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공공기관이 갖는 공익의 달성이라는 목적에 의하면 몇 가지 중요한 결함이 있다.
첫째, 공공기관의 부채가 무엇으로부터 발생했는지 명확히 조사하고 인식해야 한다. 공공기관의 적자와 부채는 앞서 제시했듯이 최소한 다섯 가지의 요인들로 발생한다. 이는 공공기관이 갖는 특수성을 조금만 생각해보면 이해할 수 있다. 그럼에도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는 지난 정부의 잘못을 일정 부분 인정하면서도 공공기관의 적자와 부채가 마치 방만 경영이나 노조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몰아가는 경향이 있다.
사실, 우리나라는 정부와 공공기관 사이의 역할 분담이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지 않다. 특히 주로 정부가 주도적인 위치에서 위계적 관계를 설정하고 있다. 따라서 오늘날 공공기관의 부채와 방만 경영의 이면에는 분명히 정부 실패가 자리 잡고 있다. 이는 곧 공공기관 정상화는 공공기관의 자구 노력만이 아니라 주무 부처인 기획재정부의 역할과 책임도 균형 있게 모색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둘째, 공공기관의 부채가 심각한 상황에 이른 것은 분명하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처방 중 타당하지 않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 정부의 방안 중 일부는 단기간 내에 가시적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 사업 구조조정이나 자산 매각 등의 손쉬운 방법을 강제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 다수의 이익 측면에서 보면, 이러한 방법들이 만사가 아니다. 공공기관의 자산은 단순히 국가의 것이 아니라 국민의 것이다. 자산의 매각은 당연히 국민의 허락이 있어야 한다.
특히, 향후 이익이 분명한 자산을 당장의 이익에 맞추어 매각하면 장래에 얻을 이익을 없애는 것이 된다. 국민 다수가 실상을 안다면 결코 이런 선택에 찬성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조세를 통해 현재의 부채 상환을 위한 비용을 분담하고 이후에 생겨날 이익을 나중에 돌려받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 즉, 오늘 100원을 더 내는 대신에 내일 200원을 돌려받는 것이 중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훨씬 합리적인 결정이다.
셋째, 공공기관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요금을 적절히 결정해야 한다. 이번 공공기관 정상화 방안에는 공공요금의 조정은 포함되지 않았다. 그리고 현오석 부총리는 당분간 공공요금 인상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하듯이, 원가보다 낮은 공공요금은 해당 공공기관의 적자와 부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물론 공공요금을 단순히 인상하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다.
공공요금을 인상하려면 여러 사항을 깊이 고려해야 한다. 우선, 해당 서비스의 원가가 정확히 얼마인지 면밀히 조사해야 한다. 그리고 원가를 줄일 방안도 연구해야 한다. 원가가 정확하게 밝혀졌다 하더라도 공공요금을 원가와 같거나 그보다 높게 책정하는 것은 국민 전체의 이익을 고려해서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원가보다 약간 낮게 책정하는 것이 물가를 안정시키고 국민 다수의 구매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면, 원가와 가격 사이의 차액을 세금을 통해 보충해주는 것도 공익의 실현이라는 차원에서 고려할 수 있는 방법이다.
방만 경영 해소한다지만 '낙하산 인사' 대책 없어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도 일반 국민의 눈으로 문제를 바라봐야 한다. 특히, 국민 다수가 수용할 수 있는 공공기관의 보수와 복리후생 수준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우선 국민 다수를 대상으로 보수와 복리후생비에 대해 객관적으로 조사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공공기관의 보수와 복리후생의 타당한 수준을 정해야 한다.
공기업 낙하산의 병폐는 방만 경영을 해소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사안이다. 경영이 방만한 책임은 일차적으로 경영진에게 있다. 공공기관의 결정권은 최종적으로 경영진에게 있기 때문이다. 올바른 결정을 하려면 무엇보다도 경영진이 전문성을 갖고 있어야 하며, 정부나 정당으로부터 상대적 자율성을 갖고 있어야 한다. 낙하산 인사는 이러한 면에서 부족하고, 이것이 노사 협상 과정에서도 왜곡을 낳고 있다.
경영진이 공공기관의 주요 사안들을 결정할 때는 정부, 정당, 노조 등이 일차적인 기준이 아니라 국민 다수의 이익, 즉 공익이 기준이 되어야 함에도 '낙하산'은 이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근본적인 걸림돌이 된다. 그럼에도 이번 정부의 공공기관 정상화 방안들은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전혀 제시하지 않았다.
우리 경제가 바로 서려면 공공부문의 기초가 바로 서야
박근혜 대통령은 올해 1월 6일 신년사에서 공공기관 정상화에 기반을 둔 '기초가 튼튼한 경제'를 강조하였다. 2월 25일 발표한 '경제 혁신 3개년 계획'에서도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 근절, 부채 감축, 비리 척결, 강도 높은 재정 개혁 등을 통한 '공공부문 개혁'을 '기초가 튼튼한 경제'의 핵심으로 여겼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의 공공기관 정상화를 위한 방안들은 공공기관 자체가 갖는 기초들을 그다지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것 같다. 경제의 기초를 바로 세우려면 경제 체제의 30~40%를 차지하는 공공 부문의 기초가 제대로 서야 한다. 따라서 현재의 공공기관 개혁은 국민 다수의 입장에서 그들이 공유하는 이익, 즉 공익을 실현한다는 목적 하에서 체계적인 궤도 수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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