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정무팀의 소문상 정무기획비서관이 23일 "노무현 대통령이 탈당 대신 당적정리라는 표현을 쓴 데에는 열린우리당이 추구하는 가치, 정체성, 정책과 노선을 같이 한다는 소망이 담겨 있다"고 대통령의 '우리당에 대한 애착'을 전했다.
이는 '위장탈당이다' '탈당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정치에서 손을 떼는 것이 중요하다'는 한나라당과 탈당파 일각의 주장에 오히려 힘을 싣는 대목이다.
또한 소 비서관은 "우리당의 창당정신 자체가 국민통합이고 국민통합을 반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면서 "대통령께서는 지금 국민통합을 위해서 분열한다고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의아하게 생각을 하고 계신다. 이해를 못 하고 계신다"며 탈당파 나아가 통합신당 추진 자체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피력했다.
소 비서관은 "(우리당을) 나가신 분들을 보면 저희가 보기에는 이런 표현이 적절할지 모르겠으나 반노 교섭단체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고까지 말했다.
한편 소 비서관은 "결국은 개헌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탈당파는 반노교섭단체 아니냐"
이날 오후 KBS라디오 <라디오정보센터 박에스더입니다>에 출연한 소 비서관은 대통령의 탈당과 개헌 전망에 대한 청와대의 입장을 비교적 소상히 전했다.
소 비서관은 "사실 오래 전부터 한국 정치의 구조와 풍토의 문제가 (대통령의) 당적을 정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며 "올해 들어 우리당의 상황을 보면서 탈당을 하겠다는 마음을 조금 갖고 계셨던 것 같고 특히 2월 14일 우리당 전당대회가 성공적으로 치러지면서 마음을 홀가분하게 가지신 것 같다"고 전했다.
하지만 소 비서관은 "(탈당을 통해) 당의 진로는 당 지도부와 당원 여러분들의 판단 속에 조금 맡기겠다는 뜻"이라면서도 "사실 대통령께서는 통합을 위해서 분열을 한다는 부분을 사리적으로 이해하지 못하고 계시다"고 전하면서 탈당파를 '반노교섭단체'로 지칭했다.
노 대통령은 전당대회 직전 우리당 개헌특위 위원과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한 자리에서도 탈당파를 맹비난한 바 있다. '노 대통령이 통합 자체에 대해서는 마음을 열어놓고 있는 것이냐'는 질문에 소 비서관은 "우리당의 창당정신 자체가 국민통합이었다"는 말로 에둘러갔다.
소 비서관은 노 대통령과 가까운 중진 인사인 문희상 의원마저도 '이제는 우리가 민주당과 선통합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데 대해선 "그 부분은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성질이 아니다"고만 언급했다.
"선거중립 문제 삼는 것은 정치공세"
소 비서관은 선거중립과 정치중립 논란, 야당의 중립내각 요구 등에 대해선 "선거중립을 문제 삼는 것은 정치공세고 정치중립이란 말은 엄밀히 말하면 존재할 수 없다"며 "선거를 위한 중립내각은 이미 충분히 실현되고 있다"고 일축했다. 청와대 홍보수석 윤승용 대변인도 이날 똑같은 뜻을 전달한 바 있다.
소 비서관은 "어떤 국정에서든 정치적 가치와 노선과 정체성이 담길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우리당이 추구해 왔던 가치와 정책적 노선은 대통령께서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대선에 대한 정치중립 시비에 개의치 않겠다는 그간 대통령 발언과 궤를 같이 하는 대목이다.
소 비서관은 "우리당의 정책과 가치가 같이 가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당이 원내 제2당이지만 정책적 협력은 잘 되지 않을까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결국 개헌은 된다"
개헌 문제와 관련해 소 비서관은 "임시국회에서 지금 밀려 있는 개혁입법들을 처리하고 난 이후에 국민의 뜻을 수렴해 개헌안 발의를 하실 예정"이라며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저희는 백방으로 노력을 하고 설명도 하고 토론도 하려는데 아직 정치권에서 외면을 하고 있다"면서도 "임시국회가 끝나고 개헌안의 구체적 조문에 대한 수정을 거쳐 국회로 가게 되면 불가피하게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기대했다.
'국회의 개헌 부결 이후'에 대한 질문에 대해 소 비서관은 "저희는 국회로 가서 논의가 이뤄지고 공식과정이 되면 결국은 개헌이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만약에 개헌이 안되면 오히려 개헌을 외면하고 반대했던 사람들의 정치적 부담이 굉장히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부담은 (개헌을 반대한) 그 분들이 지게 되지 않을까, 대통령이 (부담을) 지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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