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이산가족 상봉이 이틀째를 맞이한 가운데 상봉을 위해 금강산에 온 북측 관계자는 북측이 신년에 밝힌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중대제안을 '특명'이라고 강조하면서 앞으로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다만 그는 “3년 넘게 싸웠는데 갑자기 만나서 뽀뽀할 수 있갔어?”라며 점진적인 관계 개선 방향으로 가지 않겠느냐고 예상했다.
24일 남측 기자들과 오찬을 함께한 이 관계자는 중대제안을 앞으로 계속 밀고 나가는 것이냐는 남측 취재 기자의 질문에 “아 기럼. 그거이 특명이야 특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박 대통령은 제 머리를 굴리는 분이라고 들었다”며 “그 얘긴 자기 생각이 있다는 것 아니겠나. 그럼 잘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12일 판문점 남측 지역에서 열렸던 고위급 회담과 관련해 재밌는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보통 통일부가 회담을 (주도)하면 시간이 늦어지게 되면 음식을 챙겨준다고. 근데 청와대에서 나오니까 뭐 하나 없더라고”라며 섭섭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그게 (남한이) 돈이 없어서 안 줬겠어? 그런 생각이 없으니까 안 준거겠지”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음식을 안 준 것이 아니라 준비해갔고, (북측에 음식을) 주려고 의사를 물어봤더니 북측 대표가 먹어도 되는 것인지 안 되는 것인지도 스스로 결정을 못하더라”라고 해명했다.
추운 날씨에 상봉을 진행하는 것이 불편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북측 관계자는 “좋은 계절은 봄을 이야기하는 것인데 남측 신문 보니 그 의미를 정확히 모르는 것 같다”며 “추운 날 하니 많이 불편하다. 상봉 가족들도 나이가 많고”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날씨 좋은 날 오면 밖에서 상봉도 하고 경치 좋은 곳에서 가족들이 올라갈 수 있는데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제대로 이야기를 나누지 못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한 상봉 가족도 있었다. 그는 “벽에도 귀가 있고 천장에도 눈이 있다고 하는데 무슨 깊은 얘길 할 수 있겠냐”라며 “북에서 하는 일은 뭔지, (북측 가족들이) 다들 똑같이 입고 온 양복은 누가 맞춰준 건지 묻고 싶어도 물을 수가 있나. 행여 피해가 갈까봐 서로 묻지도 않고 답도 안 했다”고 말했다. 60여 년의 기다림 끝에 만났지만 감시하는 눈이 많아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하고 있는 아쉬움을 드러낸 것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