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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벽 못 넘은 고이즈미의 '탈원전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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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벽 못 넘은 고이즈미의 '탈원전 반란'

호소카와 후보와 '탈원전' 연대 역부족…"원전반대 계속"

일본 정가를 호령했던 고이즈미 준이치로(71·小泉純一郞) 전 총리의 '극장정치'도 세월의 벽을 넘지 못했다.

2006년 자신이 총리 바통을 넘겨준 아베 신조(安倍晋三) 현 총리에게 비수를 겨눈 고이즈미의 '반란'은 결국 아베 정권에 '진압'됐다.

 

작년 가을부터 아베 내각의 원전 재가동 정책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해온 고이즈미는 9일 치러진 도쿄 도지사 선거에서 탈원전을 내걸고 출마한 호소카와 모리히로(細川護熙·76) 후보(전 총리)를 총력 지원했지만 실패로 끝났다. 호소카와는 연립여당이 지원한 마스조에 요이치(舛添要一) 후보(전 후생노동상)에 '더블 스코어'로 패하며 3위에 그쳤다.

 

고이즈미가 호소카와를 지지하고, 아베 총리는 마스조에를 지지하면서 이번 선거는 고이즈미와 아베의 대리전 양상으로 전개됐다. 정치권은 고이즈미의 '극장정치'가 다시 위력을 발휘하며 아베 정권의 독주를 견제할 가능성에 주목했다. 극장정치는 2001∼2006년 총리 재임 시절 고이즈미가 '우체국 민영화'라는 단일 쟁점을 던진 뒤 선명한 대결구도를 만들고, '여론몰이'에 성공하자 언론이 붙인 문구다.

 

이번에도 '탈원전'이라는 단일 쟁점을 내세우며 선거운동 기간 특유의 '베토벤 머리'를 휘날리며 연단을 지켰지만 판세를 흔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무엇보다 여론조사에서는 원전반대 의견이 많지만 선거구 안에 원전이 없는 도쿄의 선거에서 원전문제가 단일 쟁점이 되지 못했다. 또 요미우리 신문 등 친(親)아베 성향으로 평가받는 보수 매체들은 선거관련 보도에서 고이즈미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추지 않았다.

 

전직 총리 타이틀을 가진 두 거물이 뭉쳤지만 둘 다 나이 70대라는 점에서 신선미가 떨어진 것도 패인이었다. 특히 호소카와 후보가 과거 총리 시절 불법 정치자금 수수의혹으로 낙마한 사실도 같은 문제로 자진사임한 이노세 나오키(猪瀨直樹) 전 지사와 겹치면서 악재가 됐다.

 

하지만 고이즈미 전 총리는 이날 자필로 발표한 소감문에서 "아쉬운 결과지만 앞으로도 '원전제로'의 나라를 만들기 위해 미력이나마 노력을 계속하겠다"며 자신의 '반란'이 끝나지 않았음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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