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5일 "국익과 민생을 위한 연대·협력은 마다하지 않겠지만 선거만을 위한 연대는 없을 것"이라며 '야권연대 불가론'에 쐐기를 박았다.
안 의원은 이날 창당 준비기구인 '새정치추진위원회(새정추)'의 신당 설명회 차 전북 전주를 방문해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같이 밝힌 뒤, "수십 년 정치 구도를 혁파하고 한국 정치 전체의 재편이 새 정치의 목표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윤여준 새정추 의장이 지방선거에서의 야권연대를 "우리로서도 딜레마"라고 표현하며 여지를 남겨 막판 연대 가능성이 제기되자, 안 의원이 직접 나서 '연대 불가론'을 못 박은 셈이다. 금태섭 새정추 대변인 역시 안 의원의 발언이 "야권연대 불가론에 쐐기를 박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또 "이번 지방선거가 정책과 비전의 경연장이 되도록 정치권의 각성과 노력을 촉구한다"고도 밝혔다.
특히 "기득권 세력은 지방선거가 아니라 진영 대결로 몰아가 '묻지마 투표'를 기대하며 적대적 공생관계를 이용하고 있다"며 여야 양당을 싸잡아 비판한 뒤, "그런 선거라면 누가 당선이 되든 허언정치, 무분별한 폭언정치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번 선거를 통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새 정치 세력이 출연해서 기득권 세력이 외면하는 새 지방자치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또 "새정치신당에는 어떤 기득권도 인정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신당의 모든 결정 기준은 시대적 요구와 국민적 열망에 얼마나 부합하느냐에 있을 것"이라고 기존 정치권과의 차별화를 강조했다.
이어 전북이 민주당의 텃밭임을 겨냥한 듯 "이번 지방선거에서 전북에서부터 '묻지마 투표'를 종식해야 한다. 새 판 짜기가 전북의 시대정신"이라며 "'미워도 다시 한 번' 옛노래가 아니라 희망가를 불러야 한다"고 거듭 지지를 호소했다.
"김한길 혁신안, 말 그치지 말고 실행 옮겨야"…'저작권 주장'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야권의 '혁신 경쟁' 역시 가열되는 가운데, 안 의원은 이날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발표한 정치 혁신안에 대해서도 "말만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실행으로 옮겨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일침을 놨다.
안 의원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국민을 위해 혁신 경쟁을 하는 것은 좋은 것"이라면서도 "혁신이라는 것은 한 번 해서 끝났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계속돼야 한다"고 민주당에 훈수를 뒀다.
특히 안 의원은 이날 김 대표가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부정부패로 재보궐선거가 치러질 경우 원인 제공을 한 정당이 당해 선거에서 공천을 못하도록 하는 안을 발표한 것이 지난달 23일 새정추가 발표한 '지방정부 플랜'과 겹친다는 것을 거론하며 우회적으로 민주당을 꼬집기도 했다. 그는 "(김한길 대표가) 저희가 얘기한 지방정부 모습 7가지를 많이 차용하신 것 같다"고 '저작권'을 내세우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저희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안을 거대 양당이 받아서 실제로 실행에 옮긴다면 좋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출신 이계안 새정추 공동위원장도 "양당이 그런 안을 받은 것은 안철수 효과"라며 "돈오돈수(頓悟頓修·단박에 깨쳐서 더 이상 수행할 것이 없는 경지)가 되는 게 아니라 돈오점수(頓悟漸修)가 되는 것이다. 한 번 깨닫고 계속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거들었다.
한편, 안 의원 측은 오는 11일 정치 혁신안을 담은 '새 정치 플랜'을 발표하는 등 민주당과의 '혁신 경쟁'은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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