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盧 "공직사회가 언론에 무릎 꿇어선 안 돼"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盧 "공직사회가 언론에 무릎 꿇어선 안 돼"

'공무원연금 개혁은 다음 정권으로 연기' 시사

노무현 대통령의 공언대로 신년 들어 '말의 정치'가 가속화되고 있다. 노 대통령은 4일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국장급 이상 간부 공무원 300여 명과 오찬을 함께한 자리에서 "제가 갈등친화적인 인물이어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제가 있는 동안 계속 시끄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노 대통령은 "많은 사람들이 박정희 시대가 성장의 기틀이라고 애기하는데 긴급조치하고, 사람잡아놓고, 죽이고 그렇게 해서 된 것일까. 아마 (박정희 시대가 아닌) 어떤 경우라도 (성장의 기틀이) 왔을 것이다"라며 "옛날에는 정치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엉망이었지만 우리 경제가 여기까지 온 것은 우수한 공무원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노 대통령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부실한 상품이 돌아다니는 영역은 미디어 세계이고 감시받지 않는 유일한 권력이 오늘 한국의 언론권력"이라며 "공직사회가 이 언론집단에게 절대 무릎 꿇어선 안 된다. 불량상품은 가차 없이 고발해야 한다"고 언론 일반에 대한 반감을 재차 드러내며 공무원들의 동참을 권유했다.
  
  "여러분이 아니면 저는 기대고 설 땅이 없다"
  
  노 대통령은 이날 언론 일반에 대해 "야당과 마찬가지"라며 맹공을 퍼부은 대신 공무원들을 극찬하고 격려하며 '기댈 곳은 공무원밖에 없다'는 식으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노 대통령은 "지금 이 나라에는 3개의 정부가 있는데 '저와 우리가 보는 정부', '야당이나 언론이 말하는 정부', '보통의 국민들이 보고 듣고 느끼는 정부'가 있다"며 "이 3개의 정부는 상식적으로 너무 동떨어져 있는 것이 저의 어려움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찍힌 거지요, 제가? 참여정부의 언론정책이 괘씸죄에 걸린 것 아닙니까?"라며 언론에 책임을 돌린 노 대통령은 "제가 적어도 국정파탄의 주범으로 몰릴 만큼, 국정위기를 초래한 책임자가 될 만큼 그렇게 큰 과오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항변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여러분들의 평가마저 '정말 아니다'라고 한다면 저는 기대고 설 땅이 없는 것이다"며 "저 혼자 우기는 것도 한계가 있지 않겠습니까"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전날 3부 요인 및 정당 주요인사 신년인사회에서 설명한 경제발전 7대 전략과 비전2030을 한참 동안 다시 설명한 노 대통령은 한국 경제발전의 기틀 마련이 박정희 정권 때문이 아니라 우수한 공무원 덕택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5.16 쿠테타가 없었으면 (성장의 기틀이 이만큼) 됐을까, 이런 질문을 끊임없이 해보고 지난날의 가정은 부질없는 것이라 답은 없지만 아마 어떤 경우라도 (성장의 기틀이) 왔을 것"이라며 "아무리 생각해도 공무원, 우수한 공무원 밖에는 달리 답이 없다"고 말했다.
  
공무원연금 개혁 연기는 노 대통령의 선물?
  
  노 대통령은 이날 오찬 자리에서 공무원들을 극찬하며 공무원들에게 한 가지 선물을 줬다. 공무원연금 개혁은 국민연금 개혁 뒤로 미뤄도 된다고 밝힌 것.
  
  노 대통령은 "지금 국민연금도 (개혁)하지 않고 공무원연금부터 먼저 들고 왜 하지 않냐는 건데, 전 국민연금이 먼저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단언했다.
  
  노 대통령은 "(공무원연금 개혁은) 그 다음 어느 때 어떻든 여러분들에게 닥칠 문제"라며 "이 정부에서 닥칠지 그 다음 정부에서 닥칠지는 알 수 없지만 이건 변화다"라고 말했다. 공무원연금 개혁을 차기 대선이후로 돌릴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공무원연금 개혁에 관한 정부 입장은 최근 오락가락하고 있다. 지난달 초까지 행자부 산하 공무원연금제도발전위원회는 거의 매주 회의를 열고 각 부처에 발전위 초안을 보내 의견수렴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 회의는 세 차례나 무산됐다.
  
  또한 박명재 행자부 장관은 지난 2일 "공무원연금 개혁 관련 정부 최종안이 언제 나올지 못 박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소한 올 상반기 이전에 정부의 최종안을 마련하겠다는 당초 입장에서 물러서고 있는 것.
  
  하지만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은 3일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돌아와 "노무현 대통령이 공무원연금 개혁을 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노 대통령이 장관들과의 간담회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은 다음 정부로 미루면 안 된다. 국회에서 처리가 안 되더라도 정부 입장에선 할일(연금 개혁)은 책임 있게 마무리하는 게 도리"라고 말했다는 것이 유 장관의 전언이다.
  
  하지만 불과 하루만에 대통령의 발언은 또 바뀌었다. 이에 대해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공무원연금 개혁은 국민연금 개혁 뒤로 돌린다는 내용이 맞다"고 확인해줬다.
  
  다른 정책관련 비서관은 "대통령 말씀은 공무원연금개혁이 필요없다거나 국민연금개혁보다 후순위라기보다 두 가지가 한꺼번에 가기는 사회적 부담이 크다는 이야기"라면서도 "게다가 국민연금 개혁안은 지금 소관 상임위를 거쳐 법사위에 올라가 있지 않느냐"고 설명했다.
  
  요컨대 최소한 공무원연금 개혁을 미루는 것만은 분명하다는 이야기다.

  "공직사회가 언론집단에 절대 무릎 꿇어선 안된다"
  
  노 대통령은 "제가 가장 힘들어하고 있는 상대들이 누구인지 곰곰이 헤아려봐 주시면 고맙겠다"며 본격적으로 언론을 공박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자신이 최근에 강조하고 있는 소비자 주권론을 강조하면서 "결과에 책임도 지지 않고 배상도 안 하고 그렇게 하는 상품이 하나 있지요?"라고 물었다.
  
  노 대통령은 "감시받지 않는 유일한 권력이 한국의 언론권력인데 이건 소비자 행동으로만 제어가 가능한 분야"라며 공무원들에게 언론소비자로서의 직접행동을 주문했다.
  
  노 대통령은 "일반 국민들이 소비자 권리를 행사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그래도 이만한 정부권력이라도 가지고 있는 집단에서 소비자 노릇을 제대로 해주기 바란다"며 "불량상품은 가차없이 고발해야 한다. 그리고 타협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