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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중음악상, 싸이와 3호선 버터플라이가 '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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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한국대중음악상, 싸이와 3호선 버터플라이가 '갑'

싸이, 종합부문 2개 수상…3호선 버터플라이는 3관왕

10회를 맞은 한국대중음악상의 최다 수상자로 3호선 버터플라이가 확정됐다. 3호선 버터플라이는 앨범 [드림토크](Dreamtalk)로 '올해의 음반'과 '최우수 모던 록-음반' 부문을, 싱글 <헤어지는 날 바로 오늘>로 '최우수 모던 록-노래' 부문을 수상하는 등 3개 부문을 수상했다.

2월 28일 저녁 서울 광진구 유니클로 악스에서 호란의 사회로 열린 이번 시상식에서 '몇 개의 상을 탈 것인지'를 두고 관심을 모았던 싸이는 주요 종합부문인 '올해의 노래'와 '올해의 음악인' 등 2개 부문에서 상을 받았다. 지난해 상반기를 휩쓸었던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의 버스커 버스커는 '최우수 팝-음반'과 '최우수 팝-노래'를 휩쓸었으나, '올해의 신인' 부문은 2인조 록 밴드 404에게 넘겨줬다.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았던 404의 신인상 수상은 작은 이변으로 불릴 만한 사건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싸이의 수상과 더불어 한국대중음악상의 지향점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선정위원회 특별상은 국내 최대 페스티벌로 성장한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이 받았다.

▲올해의 음반 부문을 수상한 3호선 버터플라이가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3호선 버터플라이와 싸이, 지난해의 주인공

이번 시상식은 일찌감치 3호선 버터플라이와 싸이, 버스커 버스커의 다부문 수상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3호선 버터플라이는 평론계에서 강한 지지를 받아왔고, 싸이는 활동 면에서 대적할 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버스커 버스커 역시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으로는 이례적으로 평단의 지지까지 등에 업었다.

뚜껑을 열어보니 3호선 버터플라이와 싸이가 '받을 부문은 받은' 결과로 이어졌다. 최고 영예인 종합부문에서 싸이는 싱글로 2개 부문을 휩쓸었고, 3호선 버터플라이는 장르 부문을 휩쓸고, 앨범으로 종합 부문을 수상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선정위원단은 3호선 버터플라이에게는 음반의 완성도 면에서 높은 점수를, 싸이에게는 다시 이룩하기 힘든 큰 업적에 호평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3호선 버터플라이는 그룹 허클베리 핀의 초창기 멤버였던 남상아와 시인이기도 한 성기완이 주축이 된 노장 밴드다. 이들은 "14년째 밴드를 하는 동안 상을 받은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오늘 가장 좋은 상(올해의 음반)을 받게 돼서 기쁘다"며 감동을 전했다. 다만 밴드의 리더 성기완은 부친상으로 인해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선정위원인 음악평론가 김작가는 3호선 버터플라이의 [Dreamtalk]에 대해 "근 10년이라는 공백에 따라붙기 마련인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는 걸작"이라며 "한국 대중음악에서 좀처럼 만나기 힘든 사운드 실험과 서정과 추상을 넘나드는 시적 가사들이 앨범의 가치를 한껏 끌어올린다"고 평했다.

싸이에 대해 선정위원인 서정민 <한겨레> 기자는 '올해의 노래' 심사평에서 "'음악의 완성도만 놓고 봤을 때 다른 더 좋은 노래가 있다'는 일부 선정위원의 의견도 있었다"면서도 "그럼에도 무난하게 '올해의 노래'로 선정될 수 있었던 이유는 이 노래가 이룬 성과가 다른 후보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도' 거대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음악웹진 <웨이브>(Weiv)의 에디터인 차우진 선정위원은 "<강남 스타일>의 세계적인 히트는 기존의 국내외 음악 산업과 시장을 보는 관점을 입체적으로 재고하게 만들"었다며 "싸이와 그의 노래는 당분간 가장 중요한 연구 대상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버스커 버스커가 유력하리라고 여겨졌던 '올해의 신인' 부문은 404의 몫이었다. 404는 철거 반대 농성이 대중문화운동으로 이어졌던 두리반 투쟁을 대표하는 뮤지션 중 하나다. 지난해 데뷔앨범 [1]은 기타와 드럼만으로 기존 국내음악에서 상상하기 힘들었던 음악적 실험과 진한 공허감을 표현해 냈다는 호평을 들었다.

대중음악평론가 박은석 선정위원은 "404에게 주어진 신인상 트로피는 한국대중음악상이 그동안 추구해 온 목표와 소명에 합치하는 결과"라며 "대안적 방법론을 표방하며 음악계에 신선한 자극을 주사해 온 자립음악생산조합과 연대를 구축하고 있다는 측면에서도 신인상의 가치에 화답한다"고 극찬했다.

즉,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단은 버스커 버스커의 압도적인 인기보다 404의 데뷔앨범의 가치와 이들의 등장이 만들어낸 변화의 기대감에 더 큰 점수를 줬다는 뜻이다.

404의 조인철은 "전혀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상을 받게 돼 기분이 좋고 신기하다"며 헬리콥터 레코즈와 자립음악생산조합 등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장르부문 중 록 부문을 수상한 정차식. 록 부문은 매해 음반부문 수상자가 전년 수상자로부터 티아라를 물려받는다. ⓒ프레시안(최형락)

지드래곤과 f(x), '달랐던' 아이돌

장르부문에서는 어느새 성숙기를 지나는 듯 여겨지는 아이돌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롱런할 뮤지션이 구분되고 있음이 확인됐다. 지드래곤은 솔로 앨범이 받은 평론계의 호평에 힘입어, f(x)는 여타 아이돌 그룹과 다른 차원의 도전적 시도가 돋보인 싱글 <일렉트릭 쇼크>(Electric Shock)로 각각 '최우수 랩&힙합-노래'와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노래' 부문을 수상했다.

선정위원인 남성훈 흑인음악칼럼니스트는 지드래곤이 앨범 [원 오브 어 카인드](One of a Kind)에서 "드디어 어떤 장르·편곡 스타일에도 구애받지 않고 자기 색을 완벽하게 투영하는 데 성공했다"며 특히 수상대상인 동명의 타이틀 트랙에 대해 "지금껏 그가 참여한 모든 힙합 트랙 중에서 봐도 단연 최고"였으며 "어떤 면에서 바라봐도 2012년 가장 인상적인 힙합 곡"이라고 평했다.

차우진 선정위원은 f(x)의 <Elecric Shock>에 대해 "f(x)의 음악은 동방신기나 소녀시대의 히트 싱글들처럼 드라마틱한 비약을 구사하기보다는 좀 더 냉정하게 감정을 흘린다"며 "이 곡의 완성도는 한국 아이돌 팝이 이미 지구적인 산업 네트워크에 포함되었거나 구성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f(x)의 빅토리아는 "큰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 연기하든 노래하든,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여타 장르부문은 치열한 경쟁 끝에, 대부분 한 뮤지션이 음반과 노래 부문을 모두 수상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최우수 록' 부문은 지난해 시상식에서 다부문 후보에 오르고도 수상에는 실패한 정차식이 휩쓸었다. 레이니 선 출신의 보컬리스트 정차식은 1년 만에 내놓은 두 번째 앨범에서 록과 헤비메탈, 트로트 등을 다채롭게 섞었으며, 동년배 남성성을 강조한 트랙 <풍각쟁이>로 인상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정차식은 "두 부문이나 상을 타게 될 줄은 예상 못 했다"며 과거 레이니 선 시절 무대 멘트였던 "여러분들의 눈과 귀는 나에게 종속된다"는 소감을 밝혔다.

치열한 경쟁 끝에 종합 부문에서 수상에 실패한 버스커 버스커는 '최우수 팝'의 음반과 노래 부문을 모두 수상했다. 선정위원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는 "2012년을 절반으로 나눠 하반기를 싸이에게 뚝 떼어준다면, 상반기는 단연 버스커 버스커의 몫"이었다며 "앨범 작업에만 열중했던 이들이 들고 돌아온 결과물은 이후 대중들의 반응만큼이나 놀라웠다"고 평했다.

음악칼럼니스트 김성환은 "버스커 버스커의 데뷔작 [버스커 버스커]는 밴드형 인디 포크 록의 형식미가 주류 기획사의 제작 시스템과 결합했다는 점에서 특별했다"며 "그 결과 이들은 댄스 팝과 발라드로 도배된 한국 주류 대중음악 시장에 새 바람을 일으켰"다고 평가했다.

최우수 알앤비&소울 부문의 음반과 노래는 나얼의 솔로앨범 [프린시플 오브 마이 소울](Principle of My Soul)과 <바람기억>이 차지했다.

선정위원인 강일권 <리드머> 편집장은 "본작은 뮤지션이 추구하고자 하는 장르의 탁월한 기술적 구현 능력을 갖춘 걸 넘어서 엄청난 마니아일 경우 탄생할 수 있는 뛰어난 결과물의 좋은 예"라며 "각 시대별 알앤비&소울 음악에 대한 나얼의 열렬한 애정에서 비롯한, 국내 메이저 씬에서 보기 드물게 장르적 성취를 이뤄낸 작품"이라고 극찬했다.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음반' 부문은 지난해 홍대 씬을 뜨겁게 달궜던 글렌체크가, '최우수 랩&힙합-음반' 부문은 국내에서 드물게 재즈힙합을 지속적으로 연구하는 소리헤다가 각각 수상했다. 특히 치열한 경쟁이 이뤄졌던 두 부문에서 이들은 f(x), 이이언, 프라이머리 등의 강한 경쟁자를 물리치고 수상하는 업적을 이뤄냈다.

재즈비평가 김현준 선정위원의 말에 따르면 "양과 질에서 모두 역사상 가장 높은 성과"를 올린 지난해 재즈씬에서도 주목할 만한 작품들이 수상하는 결과를 냈다.

베이시스트 이원술은 재즈와 클래식 음악의 화학적 융합을 꾀한 작품 [포인트 오브 콘택트](Point of Contact)로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재즈음반' 부문을, 국악 크로스오버 그룹 잠비나이는 국악기로 포스트 록의 형식미를 꾀한 [차연(Differance)]으로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크로스오버음반' 부문을 각각 수상했다.

또 세계 3대 프리재즈 색소포니스트로 꼽혀왔으나, 국내에서는 그에 합당한 조명을 받지 못했던 강태환이 [소래화/素來花/Sorefa]로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최우수연주' 부문을 수상했다.

안민용 <재즈피플> 기자는 강태환의 이 작품에 대해 "그가 평생 빚어온 예술적 성취로 다져진 진주 같은 앨범"이라며 "선입견의 벽을 허물고 마주한다면 음악이 품고 있는 아름다움이 오롯이 느껴지"리라고 추천했다.

특별상도 한국대중음악상과 같이 나이를 먹고 있는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이 수상하면서 올해 한국 재즈계는 그 어느 해보다 큰 성과를 얻은 해로 기억되게 됐다.

'최우수 영화&TV 음악' 부문은 영화 <범죄와의 전쟁> 사운드트랙이 수상했으며, 일찌감치 확정된 공로상은 김민기에게로 돌아갔다. '네티즌이 뽑은 올해의 음악인'에서는 그룹 부문에서 버스커 버스커가, 남자 가수 부문에서는 박재범이, 여자 가수 부문에서는 박정현이 각각 수상했다. 박재범은 투표에 참여한 누리꾼이 주는 상을 직접 수상해 큰 박수를 받았다.

[종합분야]

-올해의 음반
3호선 버터플라이 [Dreamtalk]

-올해의 노래
싸이 <강남 스타일>

-올해의 음악인
싸이

-올해의 신인
404


[장르분야]

-최우수 록- 음반
정차식 [격동하는 현재사]

-최우수 록- 노래
정차식 <풍각쟁이>

-최우수 모던록- 음반
3호선 버터플라이 [Dreamtalk]

-최우수 모던록- 노래
3호선 버터플라이 <헤어지는 날 바로 오늘>

-최우수 팝- 음반
버스커버스커 [버스커버스커]

-최우수 팝- 노래
버스커버스커 <여수 밤바다>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 음반
글렌체크 [Haute Couture]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 노래
f(x) <Electric Shock>

-최우수 랩&힙합- 음반
소리헤다 [소리헤다 2]

-최우수 랩&힙합- 노래
지드래곤 <One of a Kind>

-최우수 알앤비&소울- 음반
나얼 [Principle of My Soul]

-최우수 알앤비&소울- 노래
나얼 <바람기억>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 재즈음반
이원술 [Point of Contact]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 크로스오버음반
잠비나이 [차연(Differance)]

-최우수 재즈&크로스오버- 최우수 연주
강태환 [소래화/素來花/Sorefa]

-최우수 영화·TV음악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의 전성시대>


[네티즌이 뽑은 올해의 음악인 분야]

-그룹
버스커 버스커

-남자 가수
박재범

-여자 가수
박정현


[공로상]
김민기

[선정위원회 특별상]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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