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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서울시 수도검침원, 임금 체불에 금품 상납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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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서울시 수도검침원, 임금 체불에 금품 상납까지?

수도검침원 12명 진정서 제출…해당 업체 "금품상납은 사실무근"

집집이 방문해 수도 계량기를 검침하고 고지서 등을 송달하는 서울시 수도검침원들의 임금이 약 50억 원 규모로 체불돼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일부 수도사업소에서는 취업을 대가로 250~300만 원가량의 금품을 제공해야 했다는 증언도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경인지부(이하 서경지부)에 따르면, 서울시 산하 중부수도사업소와 위탁 계약을 체결한 A 업체 소속 수도검침원 12명은 지난 9일,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1월까지 밀린 임금 약 9682만 원을 돌려달라며 해당 업체와 박원순 서울시장을 상대로 진정서를 제출했다.

서경지부 김세현 조직차장은 "서울시 산하 기관에서 수도검침원 일을 하는 400명가량이, 이번에 진정서를 낸 12명과 거의 동일한 조건에서 일하고 있는 것이 속속 확인되고 있다"며 "이들 모두에게 비슷한 규모로 체불된 임금이 있을 것이며, 법정 소급 한도 3년치를 적용하면 약 50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수도검침원의 임금 체불은 이들이 주말과 휴일에도 상관없이 일할 수밖에 없음에도, 근로계약서상 근로 시간인 주 40시간(월~금)만 일한 것으로 따져 급여(165~170만 원 상당)가 지급됨에 따라 발생했다.

중부지역 수도검침원 ㄱ 씨는 "주중엔 검침 건물에 사람이 없는 경우가 많다. 필연적으로 주말과 휴일에도 검침 업무를 다녀야 한다"며 "수도사업소(서울시 산하기관)에서 제공한 PDA로 '7일(토) 장충동 2가 208-1 (주소) 검침'이라고 근무 지시가 떨어지는데도, 이는 근로 시간으로 단 한 번도 책정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진정서를 제출한 이들은 급여를 지급하는 위탁 업체뿐 아니라 박원순 서울시장도 진정 대상으로 포함했다. 이는 위탁 업체는 형식적인 사용자일 뿐, 검침원들에게 PDA를 통해 실제 근무 지시를 하는 곳은 서울시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서울시 산하 중부수도사업소 건물 전경. ⓒ프레시안(최하얀)

"취업 대가로 300만 원 줬다"…위탁 업체 "사실무근"

일부 수도사업소에선 검침 위탁 업체가 신규 인력을 충원하며 취업을 대가로 일정한 금품을 받아 왔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

수도검침원 ㄴ 씨는 "몇 년 전 동생이 검침원으로 취업하려고 하자, 업체 대표가 돈을 요구해서 300만 원을 마련해 줬었다"며 "검침원들끼리는 공공연히 아는 사실이다. 지인들을 통해 소정의 돈을 받고 취업시켜준 후, 절대 발설하지 말라고 입단속을 시킨다"고 말했다.

또 다른 수도검침원 ㄷ 씨 역시 같은 주장을 했다. 그는 "입사 보름 전쯤이었던 지난해 7월 아현동의 한 커피숍에서 한 남자를 만나 250만 원을 넣은 봉투를 건네줬다"며 "일을 시작하고 나서 '너는 돈 내고 들어왔느냐 아니면 '빽'으로 들어왔느냐'는 질문을 동료들로부터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김 조직차장은 "지난 7월 중부수도사업소 위탁 업체가 신규 채용한 검침원들도 비슷한 금액의 돈을 지급하고 취업했다"며 "업체 대표는 얼마 전 신규 검침원들을 모아놓고, '인간적으로 고마워서 주고받을 수도 있는 거다. 바깥에 떠벌이지 마라'고 입단속했다"고 전했다.

"정확한 근로 시간 따져서 체불 규모 산정할 것"

이에 대해 A 위탁업체 대표이사는 "(공개 채용이 아닌) 서로 돕는다는 차원에서 지인이나 직원 소개로 빈자리에 사람을 채워넣고는 있으나, 양심적인 사업주로서 단 한 번도 돈을 받고 취업시켜준 적은 없다"며 검침원들의 상납 증언을 부인했다.

그는 "체불 임금도 과장됐다. 검침원들을 한 달에 일주일 정도는 특별한 일 없이 놀게 하고 있고, 일요일과 휴일에 진짜로 검침 업무를 하고 다녔는지도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정확한 근로 시간을 따져 체불 임금 규모를 다시 산정한 후 체불이 됐다면 개인 빚을 내서라도 돌려줄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김 조직차장은 "임금이 체불되고 취업 로비가 횡행하는 상황이 생긴 근본적 이유는, 서울시가 상시·지속적이며 필수적 공공 업무인 수도 검침업을 인건비 절감을 위해 민간에 위탁하고도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공공부문 비정규직이 얼마큼 열악한 처지에 처해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는 어떤 상황인지 파악하는 단계다. 당장은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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