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북한이 남북 적십자 직통전화 단절을 선언하고 군사분계선 엄격 제한 및 차단 조치를 밝힌데 대해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은 일제히 '전형적인 전술'이라며 '하던 대로'를 외쳤지만 민주당을 비롯한 다른 야당은 비난의 화살을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책에 돌렸다.
한나라당 윤상현 대변인은 13일 논평을 내고 "북한은 '평화공세'와 '도발'의 양면전술을 사용한다"며 "외교적으로 목적을 얻어내기 어려울 경우 도발을 하고, 도발로도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면 협상테이블로 돌아온다"고 말했다.
윤 대변인은 "한반도 현상의 본질은 '남북관계의 위기'가 아닌 '북한의 위기'"라며 "북한 내 위기가 깊어질수록 외부로 내보내는 파열음을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이날 당 5역 회의를 통해 "새로운 미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남쪽을 강하게 압박하여 얻어 내려는 전략이고, 전형적인 북한의 '벼랑끝 전술'이 다시 또 시작된 것"이라며 "우리는 거기에 매달릴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기다리는 것도 전략이다" 라고 한 말은 일견 일리가 있지만 눈치를 보며 북한의 기분을 살피는 심정으로 기다려서는 안 된다"며 "지금 북한의 압박은 한미공조를 깨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부시 행정부, 오바마 신 정부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북한의 강경책이 실효성이 없음을 보여줘야 한다"고 '충고'하기도 했다.
반면 다른 야당들은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책을 비난하고 나섰다. 민주당 최재성 대변인은 "남북문제가 심각한 국면에 봉착했지만 남북문제는 한마디로 무대책이었고 지금도 대책이 없으며 오직 이명박 정부 홀로 외치는 고집만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가 획기적 전환점으로 인정하는 6.15선언과 10.4선언을 유독 이명박 정부만 부정하고 나선 것이 '지난 정권은 무조건 안 된다'는 큰 착각 때문"이라며 "6.15선언과 10.4선언에 대한 이행의지를 분명히 밝히고, 심각한 상황에 봉착한 남북관계에 대한 정책기조를 전환할 것을 엄중하게 촉구한다"고 밝혔다.
민주노동당 박승흡 대변인도 "북측에서 일관되게 요구해 왔던 6.15와 10.4 선언의 정신을 존중하고 그것을 이행하겠다는 의사표명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삐라 살포는 중단돼야 하고 개성공단 북측 노동자 기숙사를 건설하며 쌀, 비료 등 인도주의적 지원에도 당장 착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는 철 지난 상호주의 입장으로 대처하다가 결국 북측으로부터 육로통행 차단이라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받았다"며 "극우보수단체의 삐라 살포를 방조하는 냉전적 대결자세로 북측을 자극했지만 그런 대북인식이 얼마나 안일하고 비현실적이었는지 입증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진보신당 이지안 부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대통령이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을 존중하겠다는 결심만 한다면 안될 일이 없다"고 말했다.
이 부대변인은 "북한의 태도에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나, 더 큰 문제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여전히 대북공세에 열중인 이명박 정부"라며 "출범직후부터 대결적 대북관으로 경색국면을 초래하며 남북간 불신의 골을 파놓고서도 남북관계에 자신있다는 오만으로 남북관계를 더 꼬이게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편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13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그간 개성공단과 관련돼 보류됐던 3통 문제(통행, 통신, 통관)에 대한 전향적인 입장을 오늘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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