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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vs LG, '더그아웃 시리즈'의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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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vs LG, '더그아웃 시리즈'의 승자는?

[배지헌의 그린라이트] 1차전이 관건

잠실 라이벌이 포스트시즌에서 만났다. 11년 만에 가을야구 무대에 나선 LG 트윈스의 상대는 준플레이오프에서 극적인 리버스 스윕을 이뤄낸 두산 베어스. 16일부터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13 프로야구 플레이오프는 LG와 두산의 '더그아웃 시리즈'로 치러진다. 잠실야구장을 함께 사용하는 두 팀이 포스트시즌에서 만난 건 지난 2000년(두산 4승 2패 승) 이후 13년만이다. 올 시즌 두 팀 간의 상대전적은 8승 8패. 라이벌답게 만났다 하면 포스트시즌을 방불케 하는 치열한 명승부를 펼친 LG와 두산.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도 멋진 경기가 기대된다.

▲ 2013 프로야구 플레이오프에 앞서 미디어데이 행사를 갖고 있는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 감독과 선수들. ⓒ두산베어스

두산 vs LG
순위 4위 vs 2위
승률 0.568 vs 0.578
평균자책 4.57 vs 3.72
타율 0.289 vs 0.282
득점 699 vs 616
실점 625 vs 510
득실차 74 vs 106
홈런 95 vs 59
볼넷 524 vs 451
도루 172 vs 139
실책 61 vs 77
수비효율 0.670 vs 0.672
*수비효율(defensive efficiency ratio)은 홈런, 삼진, 볼넷 등을 제외하고 페어 지역에 들어간 타구를 수비측이 처리해낸 비율을 나타낸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더 많은 타구를 아웃으로 처리했다는 의미. 팀 전체의 수비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사용되고 있다.

선발 로테이션

두산
노경은 (3.84 평균자책, 4.55 FIP)
니퍼트 (3.58 평균자책, 3.17 FIP)
유희관 (3.53 평균자책, 3.72 FIP)
이재우 (4.73 평균자책, 5.19 FIP)

LG
류제국 (3.86 평균자책, 4.49 FIP)
리즈 (3.06 평균자책, 3.65 FIP)
신재웅 (3.05 평균자책, 4.50 FIP)
우규민 (3.91 평균자책, 3.27 FIP)
*FIP(Fielding Independent Pitching)는 '수비 무관 평균자책점'의 약자. 수비수의 영향을 배제하고, 투수에게 책임이 있는 생각되는 기록들만을 추려서 평균자책점의 형태로 나타낸 것이다.

넥센과 5차전까지 가는 혈투를 벌인 두산은 5차전에서 에이스 니퍼트와 좌완 유희관을 소모한 상황. 이에 1차전 선발로 노경은을 예고했다. 정규시즌에서 다소 기복이 심한 투구내용을 보인 노경은은 준PO 2차전에서 호투로 자신감을 되찾은 상태. 특히 정규시즌 LG전에서 4경기 평균자책 2.78로 좋은 승부를 펼쳤다. 불펜과 타자들의 체력이 바닥난 두산으로서는 노경은이 최대한 많은 이닝을 적은 실점으로 버텨주는 게 관건이다.

여기에 올해 LG전 3승(평균자책 2.88)을 따낸 유희관이 나서는 3차전도 두산으로서는 선발 싸움에서 밀리지 않는다. 관건은 2차전. 만일 두산 김진욱 감독이 이번 시리즈에서 니퍼트를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 기용할 경우, 2차전 선발로는 이재우(LG전 평균자책 5.06)나 핸킨스(LG전 7.50)가 나서야 한다. 니퍼트를 2차전 선발로 내더라도, 준PO 4-5차전 구원등판 후유증 없이 정상적인 투구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1차전 선발 노경은의 어깨가, 지구를 짊어진 아틀라스만큼 무겁게 됐다.

올해 팀 평균자책점 1위에 빛나는 LG. 특히 홈에서 평균자책 3.15로 원정(4.32)과 큰 차이를 보인 LG는 잠실에서 벌이는 5경기가 반갑다. 열흘 동안 꿀맛 같은 휴식을 취하며 체력을 충전한 LG는 1차전 선발로 '승리의 아이콘' 류제국을 내세운다. 올해 12승 2패를 기록한 류제국은 시즌 마지막 8경기에서 8연승을 질주하며 팀이 2위 자리를 지키는데 크게 기여했다. 두산 상대로도 2경기에서 평균자책 2.84로 호투. 특히 10월 5일 두산과의 최종전에서 시즌 최다이닝(7.1이닝) 동안 2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를 거뒀다. 류제국이 5회까지만 완벽하게 막아내면 이후에는 체력을 100% 충전한, 강력한 불펜이 대기하고 있다. 두산 타선이 힘이 떨어진 상태임을 감안하면, 류제국이 경기 초반 힘 있는 공을 앞세워 '기선제압'을 해둘 필요가 있다. 광속구 투수 리즈가 나서는 2차전은 LG의 승산이 높다고 보면, 1차전 선발 류제국의 투구에 따라 LG가 시리즈를 빨리 끝낼 수 있을지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한편 LG 선발요원 중 좌완 신재웅이 어떤 역할을 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두산전에서 팀내 최다승인 3승에 평균자책 2.81로 호투한 신재웅은 잠실 홈경기에서도 피안타율 .167에 평균자책 1.89로 아주 강했다. 특히 7월과 8월에는 각각 한 차례씩 두산전 선발로 등판해 6이닝 1실점, 6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마지막 두산전 선발등판에서 2.1이닝 3실점으로 무너진 게 옥의 티. 현재로선 3차전 선발이 유력하다. 3차전에서 신재웅이 시즌 때처럼 두산 상대 호투를 펼친다면, 시리즈가 생각보다 훨씬 빨리 끝날 가능성도 있다.

구원투수진

두산
좌완 – 없음
우완 – 김선우, 홍상삼, 윤명준, 핸킨스
사이드 – 오현택, 변진수
마무리 – 정재훈 (14세이브 평균자책 3.44)

LG
좌완 – 이상열, 류택현
우완 – 이동현, 정현욱, 유원상, 임정우
사이드 – 신정락
마무리 – 봉중근 (38세이브 평균자책 1.32)

두산은 준PO를 거치며 가뜩이나 약한 불펜이 완전히 붕괴된 상황. 넥센과 5차전에서 드러났듯이 5점차 리드조차 안심할 수 없는 게 현재 두산 불펜 상황이다. 준PO에서 마무리 요원인 정재훈과 홍상삼이 나란히 부진했고, 신예 윤명준과 변진수도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베테랑 김선우와 외국인 투수 핸킨스는 박빙의 승부에는 투입하기 어렵다. 좌투수가 하나도 없다는 약점은 좌타자가 많은 LG를 상대로 불리하게 작용할 공산이 크다. 특히 홍상삼, 변진수, 윤명준 등 젊은 투수들이 죄다 '좋지 않은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갔다는 게 아쉬운 점이다. 분위기상 앞으로의 경기에서 중요한 상황에 기용하기가 쉽지 않게 됐다. 김진욱 감독은 불펜 운영에서 작년에 이어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도 여러 차례 실수를 저지르는 모습. 두산으로서는 선발투수가 긴 이닝을 버티거나, 대량득점으로 점수차를 크게 벌려놓지 않는 이상 힘든 경기가 예상된다. 니퍼트를 계속 불펜에서 기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투수가 바닥난 두산과 달리, LG는 불펜 운용에 여유가 있다. 유원상-정현욱-이동현-봉중근으로 이어지는 필승조는 좀처럼 상대에게 뒤집기를 허용하지 않는다. 좌완 불펜 이상열과 류택현(두산전 평균자책 0.00)의 존재도 믿음직하다. 마무리 투수 봉중근은 올해 홈경기에서 33이닝 동안 단 1실점만 내주며 '잠실 수호신'으로 군림했다. 그 외 이상열도 홈에서는 평균자책 0.55, 정현욱도 2.39를 기록하며 넓은 잠실구장 효과를 누렸다. 잠수함 투수 신정락은 긴 이닝을 버틸 수 있는 투수고, 여기에 4선발 우규민도 여차하면 불펜 투입이 가능하다. 10일의 휴식기 동안 충분히 체력을 보충했다는 것도 LG 불펜의 믿는 구석. 워낙 쓸 수 있는 투수가 많다 보니 설사 한 두 명이 부진해도 불펜에 큰 차질은 없을 전망이다. LG로서는 5회 이전 선취득점 여부가 매우 중요하다.

라인업

두산 (타율/출루율/장타율)
1. CF 이종욱 (좌) – 0.307/0.369/0.439
2. RF 민병헌 (우) – 0.319/0.387/0.480
3. LF 김현수 (좌) – 0.302/0.382/0.470
4. 1B 오재일 (좌) – 0.299/0.406/0.479
5. DH 홍성흔 (우) – 0.299/0.379/0.439
6. 2B 오재원 (좌) – 0.260/0.367/0.419
7. 3B 이원석 (우) – 0.307/0.369/0.439
8. C 최재훈 (우) – 0.270/0.365/0.393
9. SS 김재호 (우) – 0.315/0.377/0.391

LG (타율/출루율/장타율)
1. CF 박용택 (좌) – 0.328/0.393/0.435
2. 1B 김용의 (좌) – 0.276/0.346/0.379
3. RF 이진영 (좌) – 0.329/0.390/0.429
4. 3B 정성훈 (우) – 0.312/0.405/0.437
5. DH 이병규 (좌) – 0.348/0.384/0.455
6. LF 정의윤 (우) – 0.272/0.332/0.381
7. SS 오지환 (좌) - 0.256/0.347/0.399
8. C 현재윤 (우) – 0.260/0.345/0.340
9. 2B 손주인 (우) - 0.265/0.345/0.356

정규시즌 상대전적만 놓고 보면 두산 타선이 LG 타선을 압도한다. 두산은 LG전 팀타율 .314에 경기당 평균 5.25점을 득점하며 팀타율 .303에 4.75점을 얻은 LG를 앞섰다. 특히 준PO에서 절정의 타격감을 보인 이원석(.485 4홈런 9타점)과 김재호(.405), 홍성흔(.340 4홈런 10타점) 등은 'LG 킬러'의 면모를 보였다. 그 외에도 김현수(.306), 민병헌(.319), 정수빈(.314), 임재철(.438) 등 LG만 만났다 하면 타선이 폭발한 두산이다. 특히 이원석과 김재호는 홈구장인 잠실에서도 각각 타율 .369/.343으로 아주 강했고, 양의지의 컨디션 난조로 주전 포수로 나서는 최재훈도 홈에서는 0.297/0.386/0.432의 '강민호급' 공격력을 발휘했다. 이렇게 보면, 5경기가 모두 잠실에서 열리는건 두산 타선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문제는 바닥난 체력. 두산은 넥센과 준PO에서 연장전만 세 번 치르고 힘겹게 PO에 올라왔다. 이에 팀 분위기는 한껏 달아오른 반면, 체력은 한계에 달한 상황이다. 열흘을 쉬고 나서는 LG 투수들의 힘 있는 공을 이겨낼 수 있을지, 낙관하기 어렵다. 이에 1차전 경기 초반에 어떤 공격을 펼치느냐가 중요하게 작용할 전망. 초반부터 상대 투수에게 힘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이면 한창 좋은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 있다. 게다가 2차전에서는 시속 160킬로미터(km/h)를 던지는 리즈를 상대해야 한다. 두산으로서는 시리즈 초반에 타선이 활발한 공격을 펼쳐야 승산이 있다. 그리고 준PO 승리로 부담감을 벗은 김현수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좌투수가 많은 LG 불펜을 상대로 김진욱 감독이 최준석을 어떻게 활용할지도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LG 역시 두산전에 강점이 있는 타자가 여럿이다. 가장 맹활약한 선수는 1루수 김용의. 김용의는 올해 두산전에서 타율 .417에 1홈런 6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또 베테랑 박용택이 타율 .413에 3홈런 12타점을 퍼부었고 이진영(.400)과 캡틴 이병규(.386)도 활발한 공격을 뽐냈다. 특히 박용택과 이병규는 올해 두산 노경은을 상대로 각각 .364-.400을 기록하며 강점을 보인 선수들. 주력 타자 대부분이 노경은에 상대 타율 .200 이하로 약점을 드러낸 LG로서는, 박용택과 이병규가 1차전 공격의 열쇠를 쥐고 있다. 노경은이 좌타자 상대로 던지는 바깥쪽 직구와 몸쪽 낮은 슬라이더 조합은, 박용택과 이병규가 가장 잘 공략하는 코스다.

LG 타선의 장점은 박병호 같은 거포는 없지만 타선 전체가 고른 공격력을 자랑하고, 타선이 말 그대로 하나의 '선'으로 유기적인 공격을 펼친다는 점. 분위기를 한 번에 뒤집는 한 방은 없지만, 큰 경기에서는 홈런에 의존하는 팀보다는 LG 같은 타선이 오히려 힘을 발휘할 수 있다. 경험 부족은 이병규-박용택-이진영-정성훈 등 베테랑들이 버티는 만큼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전망. 젊은 선수 중에는 최근 타격감이 좋은 정의윤과 오지환, 그리고 두산전 타율 .320에 9월 이후 .333으로 회복세를 보인 이대형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총평

정규시즌 전적만 보면 두산의 공격력과 LG 마운드의 대결. 그러나 준PO에서 너무 많은 힘을 쓴 두산으로서는 PO에서 정규시즌 같은 힘 있는 타격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특히 상대 불펜이 가동되는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체력적인 한계가 드러날 공산이 크다. 반면 LG 타선은 올 시즌 휴식일 이후 치르는 경기에서 평균 2.87점으로 시즌 평균(4.8득점)에 비해 득점력이 크게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이것도 13득점한 KIA전 1경기를 빼면 평균 1.25점). 이에 1차전 초반에는 게임 감각을 찾는데 다소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두산으로서는 LG 타선이 감을 찾기 전, 1차전 경기 초반에 리드를 잡은 뒤 노경은이 긴 이닝을 틀어막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 이 경우 2차전을 내주더라도 유희관이 나오는 3차전에서 승부를 걸어볼 수 있다. 반대로 LG로서는 1, 2차전을 모두 잡지 못하면 선발투수 싸움에서 큰 차이가 없는 3차전 이후 골치 아픈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1차전 선발인 류제국은 완벽한 무실점 피칭보다는 5~6이닝 동안 팀 득점보다 적은 실점으로 막아내는 유형의 투수. 그러나 PO 1차전에서만큼은 적은 이닝을 던지더라도 실점을 최소화하는 피칭이 반드시 필요하다.

준PO에서 보여줬듯이, 두산은 분명 저력이 있는 팀이다. 하지만 불펜과 야수들의 체력이 동난 가운데 투수 세 명(노경은, 니퍼트, 유희관)만 갖고 단기전을 치른다는 건 불가능한 일. 김진욱 감독이 강조한 '정신력'이 힘을 발휘하려면 1차전 승리, 또 1차전 초반 리드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지 못하면 팽팽한 시리즈의 균형은 한순간에 LG 쪽으로 기울어질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두산이 1차전을 잡아 시리즈가 장기전으로 가더라도, 결국은 투수력의 차이가 LG 쪽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예상: 1차전 LG 승리시 LG 3승, 1차전 두산 승리시 5차전에서 LG 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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