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씨는 온라인 마케팅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일한 지 10년 가까이 돼 간다. 쇼핑몰은 부업이다. 쇼핑몰을 운영한 지 벌써 1년이 지났다. 그간 여러 마케팅 사업을 펼쳤다. 주력했던 전략은 '네이버'였다. 네이버에 쇼핑몰 홈페이지를 등록시켰다. 네이버 방문자가 쇼핑몰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일정 금액을 네이버에 지급하는 구조였다. 방문객 수가 늘어나면 그에 따라 금액도 늘어났다.
그렇게 1년을 버텼다. 그제야 자신이 '죄수의 딜레마'에 빠졌다는 걸 알게 됐다. 정 씨는 "결코 이길 수 없는 게임을 해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지난 1년 동안 홍보비로 수백만 원의 돈을 쏟아 부었던 정 씨였다. 그러고 나서야 오프라인에서 대형마트에 무릎 꿇었듯이, 온라인에서는 대형포털의 들러리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더는 그들의 장단에 놀아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네이버를 통한 방문자 유입으로 방문객은 상당했지만 정작 이들이 물건을 사는 일은 드물었다. 그럼에도 방문자에 따라 네이버에 일정 금액을 지급해야 했다. 네이버만 배를 불리는 구조였다.
네이버에서 광고를 뺐다. 과감한 이별을 결심한 것. 하지만 네이버 없는 운영은 쉽지 않았다. 방문객 방문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들었다. 간혹 기존 고객의 주문만 있었을 뿐이었다. 새로운 고객을 만날 수 없었다.
그러던 중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이 주최하는 사회적 경제학교 수업을 듣고 '협동의 경제학'을 공부하게 됐다. 인간은 원래 이기적인 동물이라는 기존 경제학자들의 이론과는 정반대로 인간은 협동하는 동물이라는 게 수업의 핵심이었다.
귀가 번쩍 뜨이는 이야기였다. 실전에서도 통하는지가 궁금했다. 여러 협동조합에 가입했다. 소속된 협동조합 조합원이 자신의 건어물을 구입할 경우, 그 구매금액의 5%를 소속 협동조합에 기부했다. 국민TV의 경우, 약 300만 원 넘게 판매했고 5% 수익을 국민TV에 기부했다.
정 씨는 "예전에는 물건을 판매할 때 이득을 목표로 하므로 네이버에 내는 광고비도 제품 가격에 포함했다"며 "지금은 광고비만이 아니라 기타 뺄 수 있는 부분은 모두 제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상품을 팔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서로가 도움을 주고받는다는 협동조합의 개념을 도입하면 여러 가지 상생적인 방법이 생겨난다"고 덧붙였다.
그는 예전 네이버에 광고할 때보다는 매출이 줄었다고 했다. 하지만 협동조합의 가능성을 봤단다. 좀 더 협동조합의 개념을 확장해 사업에 도입하는 것을 구상 중이다. 프레시안 협동조합에 가입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 엄마마음 사이트. ⓒ정화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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