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노동 문제 중요…최장집과 같은 생각"

내부 '엇박자론' 일축…여전히 '창당' 언급은 없어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싱크탱크 '정책네트워크 내일' 이사장인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가 안철수 신당의 지향점을 '노동 중심의 진보정당'이라고 밝힌 가운데, 안 의원 역시 28일 "최 교수와 같은 생각"이라고 동의를 표했다. 안 의원이 창당할 신당이 '탈이념', '중도'를 지향할 것이란 관측과 달리 최 교수의 생각에 동의한다며 '내부 엇박자론'을 일축한 것이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오후 "정치권과 사회가 고용의 질이 나빠지고 근로 여건이 악화되는데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심각한 지경에 이른지 오래"라며 "이 문제가 중요한 정치 의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최 교수님의 원래 소신이며, 저도 같은 생각"이라고 말했다고 안 의원 측 관계자가 전했다.

그러면서 안 의원은 "앞으로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의견들이 개진되고 토론 과정을 거쳐 사회적 합의에 이르러야 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정치가 실제로 이런 과정과 결과물을 담아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최장집 교수는 지난 25일 한 강연에서 "민주당보다는 분명히 진보적인 스탠스를 갖는 정당이 필요하다"며 "노동 문제가 주요 구성 요소"가 되는 정당을 지향한다는 뜻을 밝혔다. (☞관련 기사 : 최장집 "안철수 신당, 노동중심 진보정당 지향")

그러나 최 교수의 이런 발언은 여야 모두를 아우르겠다며 '중도' 및 '탈이념'에 방점을 찍어온 안철수 의원의 그간 발언과는 결이 달라, 내부에서 엇박자가 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었다. 실제 안 의원은 지난 18일 광주를 찾아 그간 한국 정치에서 "중도는 용납되지 않았다"며 이념 과잉의 양당제 정치를 '기득권 정치'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안 의원이 직접 나서 최 교수의 생각에 동의의 뜻을 표한 셈인데, 안 의원의 이번 발언에도 여전히 '창당' 내지 '진보정당 지향'에 대한 언급은 없어 향후 이 문제를 '안철수 사단'이 어떻게 구체화할지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