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배후설' 녹취록 파장…김한길 측 "진위 확인 중"

김한길-이용섭 '진흙탕 싸움'…불법 선거운동 공방

민주통합당의 차기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를 이틀 앞두고 후보 간 공방전이 '진흙탕 싸움'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범주류 쪽의 강기정 의원이 후보직을 사퇴하면서 김한길-이용섭 후보의 팽팽한 양자구도가 형성된 가운데, 김한길 후보 측의 선거운동원이 당 대의원을 상대로 한 전화통화 녹취록이 2일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문제의 통화에서 이용섭 후보의 '배후'라고 지목된 이해찬 전 대표는 김 후보를 향해 법적 대응까지 경고하고 나섰다.

이날 이해찬 전 대표 측은 "김한길 후보 선거사무실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김 후보 측 선거운동원의 전화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김 후보 측 선거운동원은 당 대의원에게 "이해찬이 이용섭을 돕고 있는데요. 이용섭이 만약에 당 대표가 되면 이해찬이 뒤에서 조정할 것으로 저는 개인적으로 생각을 한다. 그래서 이용섭이 되면 안 된다"며 김 후보에 대한 지지를 요청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해찬 전 대표 측은 "김 후보는 불법 콜센터의 허위사실 유포 행위를 즉각 중단시키고 대의원과 당원, 민주당을 사랑하는 모든 국민께 사과하라"며 당 선거관리위원회에 사건의 진상 조사를 요구했다. 아울러 "이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위반 행위자에 대한 선거관리위원회의 조사와 경찰수사 의뢰 등 법적·정치적 책임을 묻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용섭 후보 역시 "전화 홍보 내용은 김한길 후보 측에서 우리 후보에 대해 조직적으로 음해를 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한국 선거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흑색선전"이라고 질타했다.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한 윤호중 후보도 "말로는 '계파 명찰 떼고 민주당 명찰만 달자'면서 실제로는 같은 당의 경쟁 후보 등에게 '빨간 명찰'을 달아 낙인 찍기를 하는 것"이라며 "특정 세력의 뿌리를 뽑아버리겠다는 시각을 가진 당 대표가 나오면 당에 패권주의와 분열주의가 팽배해질까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김 후보 측 주승용 선대본부장은 "자원봉사자가 한 대의원과 통화하는 가운데 특정 정치인의 실명을 거명하며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주장한 것에 대해 진위를 확인 중에 있다"며 "이유를 불문하고 해당 의원님들에게 정중하게 사과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