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6번째 낙마…"박근혜 인사는 망사(亡事)"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6번째 낙마…"박근혜 인사는 망사(亡事)"

인사 참극, 김학의ㆍ김병관 낙마로 끝날까?

박근혜 정부의 '인사 구멍'이 계속되고 드러나고 있다. 사상 초유의 성 접대 연루 의혹으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물러난 데 이어, 정치권의 계속된 사퇴 압박에도 버티던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까지 22일 자진 사퇴 의사를 표명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부실 인사'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연이틀 동안 주요 공직자 및 공직 후보자의 '사퇴 릴레이'가 벌어진 셈인데, 야권에선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내정자와 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에 대해서도 한층 공세의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김용준부터 김병관까지…사퇴 이유도 '천태만상'

김병관 후보자의 낙마로 새 정부 출범을 전후해 각종 추문 및 도덕성 논란으로 사퇴한 공직 후보자는 총 6명에 이른다. 지명 닷새 만에 불명예 낙마한 김용준 국무총리 지명자가 '자진 사퇴 1호' 인사를 기록했고, 박 대통령이 직접 임명하진 않았지만 사실상 추천권을 행사한 이동흡 헌재소장 후보자에 이어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 황철주 중소기업청장 내정자, 김학의 법무부 차관까지 줄줄이 사퇴했다. 이어 야당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자격 논란이 거셌던 김병관 후보자가 전방위적 공세에도 버티다 결국 이날 자진 사퇴를 택했다.

▲ 안갯속 청와대… . 김학의 법무부 차관에 이어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까지 22일 낙마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 시스템이 다시 한 번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사퇴 이유와 방식도 천차만별이다. 이동흡·김병관 후보자는 '버틸 때까지 버티다' 사퇴한 케이스다. 각종 과거 행적이 도덕성 논란을 일으키며 야권은 물론 여권에서도 사퇴 압박이 거셌으나, 최대한 버티며 청와대의 고민만 키운 뒤 결국 스스로 물러났다.

김종훈 후보자와 황철주 내정자는 '모르쇠'형이다. 김 후보자의 경우 여야 정치권의 정부조직법 협상 난항을 비판하면서 다소 뜬금없이 "조국에 헌신하려던 마음을 접었다"고 홀연히 미국으로 돌아가더니, 정치권을 향해 "내가 너무 순진했다"는 '뒤끝'을 보여줬다. 한국 정치권의 생리를 몰라도 너무 몰랐다는 것이다. 황철주 내정자는 "주식 백지신탁제에 대한 개념을 몰랐다"며 "젊음을 바쳐 자식처럼 키운 회사를 내팽개치듯 아무에게나 넘길 수 없다"고 '공직' 대신 '회사'를 택했다.

이에 비하면 '낙마 1호 인사'인 김용준 지명자는 좀 더 '쿨'한 케이스였다. 아들 병역 논란부터 재산까지 각종 의혹에 휩싸이자 총리 지명 닷새 만에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사퇴를 택했고, 사퇴 후에도 예상을 깨고 인수위원장직을 지키는 남다른 '배포'를 보여줬다. 그러나 그의 발 빠른 사퇴는 박근혜 정부의 첫 공직 후보 낙마라는 불명예를 기록했다.

'결정판'은 이미 임명장까지 받아 공직을 수행하던 김학의 법무부 전 차관의 사퇴였다.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아직 진위 여부가 밝혀지진 않았지만, 사상 초유의 '호화 별장 성 접대'라는 엽기적인 추문에 연루돼 차관직을 내려놨다.

공통점이 있다면 '자진 사퇴' 형식을 취한 이들 모두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인사 파행이 장기화되면서 청와대의 부담은 훨씬 커졌다. 이제까지 공직 후보자에 대한 각종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청와대는 이를 '개인 비리' 쯤으로 치부해 왔지만, 그 숫자가 누적되면서 인사 시스템 자체가 허술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민주당 "박근혜, 수첩 아궁이에 버려라"

당장 야당의 공세는 한층 거세졌다. 김학의 전 차관의 성 접대 연루 의혹을 청와대의 부실 검증의 '결정판'으로 보고, 자격 논란이 일었던 다른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민주통합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인사는 만사라는데 박근혜 정부 인사는 '망할 망(亡)' 자의 '망사'"라면서 "오죽하면 새누리당 의원들조차 정권의 망신이라 하겠느냐"고 꼬집었다.

설훈 비대위원 역시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지 한 달도 안됐는데 수첩 인사 폐해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며 "박 대통령은 수첩을 빨리 아궁이에 넣고 전 국민을 상대로 한 정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구멍 인사'가 여기서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민주당은 전날 지명된 박한철 헌재소장 내정자와 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에 대해서도 박 대통령의 지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박 내정자의 경우 공안 검사라는 이력과 대형 로펌인 김앤장에서 4개월 동안 2억4500만 원을 받는 등 전관예우 논란이 일어 이미 야당의 '부적격 판정'을 받은 상태다. 문 비대위원장은 "촛불 시위대를 무차별 기소한 공안 검사 출신이면서 대형 로펌 경력자가 다양성을 존중하고 국민기본권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인 헌재소장으로 적합한지 심히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한만수 후보자에 대해서도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대형 로펌에서 대기업을 변호해온 경력이 문제가 된 것에 이어, 세법 전문가인 그가 상습적으로 고액의 세금을 탈루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경제 검찰'이라 할 수 있는 공정거래위의 수장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한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여야의 갈등으로 일정조차 잡히지 않은 상태다.

박근혜, '현오석' 지키려고 '김병관' 버렸나

국회의 김병관·현오석 후보자 지명 철회 요구에도 버텨오던 박근혜 대통령이 이날 '자진 사퇴' 형식으로 김병관 후보자를 낙마시킨 것이 결국 '현오석 지키기'를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 현 후보자에게 임명장을 수여할 예정이다.

계속된 인사 파행에 김학의 전 차관의 성접대 의혹이란 '핵폭탄'까지 떨어지자, 더 이상의 논란 확산을 막기 위해 일주일을 넘게 끌어온 김 후보자의 낙마를 결정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대통령의 결단이 정국 정상화를 위한 결단이 아니라 '김학의 별장 게이트'라는 초대형 산불에 쫓겨 김병관이라는 가재도구를 팽개치는 격"이라고 꼬집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