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실장은 18일, 이날 오전 21세기 동북아 미래포럼에서 나온 자신의 발언에 대한 추가 브리핑 자리에서 "앞으로 안보리 결의에 따라 제재위원회가 구성되고 거기서 '대량 살상무기 생산에 관여하고 있는 (북한)기업 명단을 작성하면 그 기업과 거래하는 것이 결의에 저촉되는 것이지만 개별 국가가 (대북) 경제거래를 하는 것은 상관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자기의 문제를 다자적 결정에만 맡기기는 어렵다"
송 실장은 "안보리 제재위원회에서 금강산 사업의 북측 대상에 대해 제재 대상이 되는지 따져볼 것"이라며 "만약 해당되는 부분이 있다면 운영방식을 개선해서 사업을 유지하면서 잘 나갈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재위원회가 그 돈(금강산 관광비용)이 어디로 연결되느냐, 대량살상 무기에 도움이 되느냐 안 되느냐에 대해 따지는 것"이라면서도, "제재위원회의 결정 여부에 따라 관광이 중단될 수도 있다는 말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런 결정을 마구잡이로 하는 것은 아니다"며 "지금 제가 그런 이야기는 하지 않겠다"고 말을 아꼈다.
송 실장은 "안보리 결의안 같은 것이 세부적으로 되어 있는 것은 아니고 어느 나라든지 자기나라가 판단하는 중심을 가지고 적용을 한다"며 "자기의 문제를 다자적 결정에만 맡기기는 어렵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그는 "국제사회의 많은 나라 가운데 어떤 한 나라와 우리나라가 (의견이) 다르다고 엇박자가 나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송 실장은 "그것이 특정 나라를 지칭하는 것은 아니고 일반적 원칙 하에서 말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또한 송 실장은 전날 힐 차관보의 금강산 관련 발언에 대해 "어제 미국의 한 인사가 금강산 문제와 관련해 언급을 했는데 그 본인이 나중에 우리 언론에다가 그런 문제는 한국정부가 알아서 할 일이다고 수차례 거쳐서 강조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평가 절하했다.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지난 15일 채택한 대북 제재 결의안 1718호는 결의 이행을 감독할 실무기구로 '대북제재위원회'를 설치토록 규정하고 있다. 안보리는 북한이 지난 7월 5일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도 대북 결의(1695호)를 채택했지만 실무기구 설치는 규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1718호에는 상설 실무기구인 대북제재위원회를 안보리 산하에 설치토록 함으로써 제재실천 의지를 과시했다는 것이 일반적 해석이다. 대북제재위원회의 공식 명칭이나 인적 구성을 어떻게 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1718호 결의문 12조에 근거해 구성될 이 위원회는 안보리 15개 이사국 대표로 구성된다. 이 위원회의 가장 큰 역할은 대북 제재를 위해 구체적인 금수품목과 북한 화물에 대한 해상 검문의 방법과 범위 등 제재 범위를 결정하는 것이다. 송민순 안보실장이 밝혔듯이 금강산 관광이 제재 대상이냐 아니냐 하는 것도 이 위원회의 결정에 달려 있다. 이 위원회는 제재 대상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회원국들에 필요한 정보를 요청할 수 있고 위반 사항이 발생했다고 의심될 경우 조사나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이 위원회는 제재 예외 대상 선정 권한과 이의 신청에 대한 유권해석권도 갖게 된다. 한편 유엔 안팎에서는 "안보리는 제재위원회 구성을 가급적 조기에 마무리 짓기 위해 조직 구성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는 소식이 나와 빠르면 금주 중으로 위원회 활동이 시작될 전망이다. 외신들은 피터 버리안 슬로바키아 유엔주재 대사가 위원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제재위원회가 구성되면 회원국들은 제재 결의 이행과 관련해 조치를 취한 내용에 대해 30일 이내에 안보리에 보고해야 하고 제재위원회는 최소한 90일마다 관찰 및 감독, 제재 이행 상황을 안보리에 보고해야 할 의무를 지게 된다. |
"안보리 결의, 남북해운합의서, PSI를 맞춰서…"
송 실장은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참여 폭 확대에 대해서는 "PSI는 필요하고 적절한 참여 폭을 검토하고 있다"며 "안보리 결의는 필요하다면 화물검사를 하는 것을 '요청'한다고 되어 있는데 유엔안보리 결의, 남북 해운합의서, PSI 이 세 가지를 맞춰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2차 핵실험에 들어가면 바로 군사적 제재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외교적 해결을 찾는다는 것에 대해 말만 하고 힘은 없는 것으로 오해를 하는 경우도 많은데 외교적 해결은 무력사용 직전까지의 광범위하고 효과적인 내용이 포함된 것"이라고 말했다.
송 실장은 금강산 사업 조정, PSI 참여폭 등에 대해 "지금 당장 세부적 이야기를 내놓을 순 없다"면서 "지금 우리가 순간적인 반응으로 결정내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안보리 결의에도 보면 한 달 내에 회원국들의 조치를 보고하게 되어 있다"며 "이제 안보리 결의안이 나온 지 불과 사흘밖에 안 됐다"고 말했다.
라이스 방한 하루 앞둔 발언 두고 해석 분분
한편 이날 오전 송 실장의 발언 가운데는 "국가의 탄생과 생존의 역사에서 미국은 그 어느 국가보다 많은 전쟁을 한 나라"라며 "혹여 전쟁이 있을 경우 가장 큰 피해자는 안보구조의 부조리에 처해 있는 것이 우리 한국"이라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송 실장이 특히 금강산 관광의 일부 조정을 언급하면서도 '한국 정부의 자율적 결정'을 강조한 것에 대해 해석이 분분하다.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방한을 앞두고 점증하는 미국의 압박에 대한 우리 정부의 시그널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으나 '한국의 주도권'을 강조한 것이라는 해석과 '미국에 대한 양보를 염두에 둔 액션'이라는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이 가운데 어느 쪽이 맞는지는 19, 20일에 이어질 라이스 장관의 노무현 대통령 면담, 한미일 외교부 장관 면담 결과가 말해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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