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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실린 청와대…朴 직할통치 '스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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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실린 청와대…朴 직할통치 '스타트'?

'박근혜의 사람들' 속속 합류…실무는 내각이, 구상은 靑이?

'박근혜 청와대'의 진용이 19일 공개됐다. 앞서 발표한 내각은 철저히 '실무형'으로 구성한 반면, 청와대는 '정무형' 인사들이 곳곳에 포진해 강한 청와대를 예고했다. 박근혜 당선인이 자신의 뜻을 잘 아는 청와대 참모진을 중심으로 내각을 직접 관할하는 '직할 통치' 의도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책임총리제를 비롯해 책임장관제까지 공언했지만, 2인자를 두지 않는 박근혜 당선인의 특유의 인사 스타일이 첫 조각과 청와대 인선에도 드러났다는 것이다. 이런 체제에선 박 당선인 스스로도 경계했던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이 다시 싹틀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근혜의 사람들', 속속 청와대行…靑 중심 '직할 통치' 시작되나

먼저 차기 정부의 '실세'라고 불릴만한 친박계 인사들이 내각보다 청와대에 비교적 많이 포진한 점이 눈에 띈다. 박 당선인은 전날 장고 끝에 친박계 중진인 허태열 전 의원을 사실상 '청와대 2인자'라고 할 수 있는 비서실장에 지명한데 이어, 이날도 '박근혜의 입'이라고 불리던 친박계 핵심 이정현 정무팀장을 정무수석에 내정했다.

▲ '박근혜 청와대'의 진용이 19일 공개됐다. 전반적으로 내각을 '실무형'으로 꾸린 반면, 청와대엔 '정무형' 인사들이 속속 배치돼 차기 정부의 국정 운영 주도권이 청와대로 쏠리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온다. ⓒ뉴시스

박 당선인의 정책 구상을 다듬었던 인수위원들의 청와대행(行)도 이어졌다. '청와대 3실장'에 포함되는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내정자를 비롯, 국정기획조정분과의 유민봉(국정기획수석), 여성문화분과의 모철민(교육문화수석), 고용복지분과의 최성재(고용복지수석) 인수위원이 모두 청와대로 자리를 옮겼다.

당초 인수위원회는 출범 당시 인수위원들의 '원대 복귀'를 공언했지만, 결국 박 당선인의 뜻을 가장 잘 아는 인사들이 청와대 참모진에 합류한 셈이다.

'관료 일색' 힘 빠진 내각…'강한 청와대'가 국정운영 주도?

반면 내각엔 관료와 전문가 출신을 대거 배치해 사실상 '실무'에만 집중하게 했다. 차기 정부의 국정 운영의 무게가 내각보다는 청와대에 쏠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국무총리 후보자를 포함한 국무위원 18명 중 8명이 상명하복에 익숙한 순수 관료 출신이다. 기업인 출신 1명(김종훈), 정치인 출신 3명(유정복·진영·조윤선)을 제외한 나머지 6명도 국책연구기관 등에서 일해왔던 해당 분야 전문가 출신이라,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기보다는 '관리형 내각'이 될 공산이 크다.

'책임총리제' 약속과 달리 정홍원 총리 후보자부터 30여 년의 검찰 근무가 경력의 거의 전부이며, 경제부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야 할 현오석 경제부총리 내정자 역시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이 많다. 청와대 비서실에 허태열·이정현 내정자 등 '골수 친박'을 포함해 인수위나 선대위에서 일한 '박근혜의 사람들'이 다수 포진한 것과 대조된다.

공수표 된 '靑 슬림화' 약속…뛰는 총리 위에 나는 비서실장?

잔뜩 힘이 들어간 청와대는 인선안이 발표되기 전부터 예고됐다. 앞서 박 당선인은 지난달 '청와대 슬림화'를 기조로 하는 청와대 조직 개편안을 발표했지만, 6개 기획관 자리만 없앴을 뿐 이명박 정부의 '2실 8수석 체제'가 '3실 9수석' 체제로 오히려 몸집을 불렸다.

대통령실을 '대통령 비서실'로 명칭을 바꾸며 청와대의 힘을 빼는 대신 장관에게 더 많은 자율을 줘 '작은 청와대-책임장관제'를 실현하겠다고 대대적으로 공언했지만, 오히려 몸집은 더욱 커진 셈이다. 특히 이명박 정부에서 대통령실 산하로 강등됐던 경호처를 다시 장관급의 경호실로 격상한 것을 두고 '불필요한 조직 확대'란 비판이 나왔다.

특히 장관급인 비서실장에겐 현 정부의 인사추천위원회에 해당하는 인사위원장직도 겸임하게 해, 새 정부의 비서실장이 대통령의 인사권을 뒷받침하는 명실상부한 '왕(王) 실장'으로 거듭나게 됐다.

"쓴 소리 할 참모가 없다"…2인자 두지 않는 朴 특유의 용인술

문제는 이렇듯 힘이 실린 청와대에서도 박 당선인에게 '쓴 소리'를 할 인사가 별로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허 비서실장 내정자부터가 중진 정치인이긴 하지만, 자기 목소리를 내기보다는 '입 무거운 참모'에 가깝다는 게 대체적인 평이다. 허 내정자 스스로도 인선 발표 뒤 "비서는 귀는 있어도 입이 없다"며 본인의 스타일을 드러냈다.

이정현 정무수석 내정자 역시 당선인의 뜻을 가장 잘 아는 '복심'으로 꼽히지만, 당선인에게 직언을 할 수 있는 참모인지는 물음표가 찍힌다. "비서에겐 입이 없다"는 말은 이 내정자가 지난달 박 당선인의 정무팀장 임명 뒤 첫 일성으로 했던 말이기도 하다.

이는 '2인자'를 허용하지 않는 박근혜 당선인 특유의 용인술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 내각을 청와대가 직접 관할하지만, 동시에 청와대 참모진도 철저히 '보좌형'으로 꾸려 당선인을 정점으로 한 일사불란한 지휘체계를 구축, 권력의 구심점에 본인이 있겠다는 구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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