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광화문 세몰이…"1인당 10표 모아 달라"

[현장] 투표일 4시간 앞두고 軍 복무단축 공약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다시 광화문에 섰다. 대선 D-1, 박 후보는 투표일을 4시간여 앞둔 18일 오후 8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마지막 집중 유세에서 "1인당 10표 씩 모아 달라"며 막판 지지를 호소했다.

광화문 일대는 온통 '태극기의 물결'이었다. 세종대왕상부터 이순신동상까지, 발 디딜 틈 없는 인파가 몰렸다. 빨간색 모자와 목도리, 점퍼를 각기 차려입은 지지자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박근혜 대통령!"을 연호했다.

이날 유세는 '광화문 피날레'를 연상케 했다. 영하의 추운 날씨에도 이른 시간부터 몰려 있던 지지자들은 대형 태극기가 등장하자 환호를 쏟아냈고, 곧이어 가수 이미자 씨의 애국가 선창으로 공식 행사가 시작됐다.

▲ 박근혜 후보의 18일 광화문광장 집중유세는 '태극기의 물결'을 이뤘다. ⓒ프레시안(최형락)

오후 8시20분께 연단에 오른 박 후보는 "대한민국과 국민들의 운명이 드디어 내일 결정된다. 마지막 결전의 순간이 눈 앞으로 다가왔다"며 "참여정부 시절로 돌아가는 무늬만 정권교체를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저와 함께 민생과 통합의 길로 나아가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이제 우리는 미래로 가야한다. 실패한 과거로 돌아가선 안 된다"며 "야당이 주장하는 정권교체는 실패한 참여정부로 돌아가는 것일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실패한 과거', 자신을 '준비된 미래'로 대비시키며 '과거 대 미래' 프레임으로 유권자 구애에 나선 셈이다.

그러면서 "내일 여러분이 정권교체를 뛰어넘는 위대한 시대교체를 이뤄 달라"며 "저 박근혜는 오로지 민생만 챙기고 국민행복에만 전념하는 진정한 민생대통령, 약속대통령이 되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투표일 4시간 남겨놓고…朴, '군 복무기간 단축' 공약

투표일을 채 4시간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마지막 공약도 나왔다. 박 후보는 연설에서 "군 복무기간을 하사관 증원 등을 통해 임기 내 18개월로 단축하는 것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군 복무기간 18개월 단축은 앞서 문재인 후보가 공약한 것으로, 박 후보는 지난 11일 사병 급여를 2배로 인상하고 군 복무기간을 경력 평가에 반영토록 하는 내용의 국방·안보 공약을 발표했으나 군 복무기간 단축은 포함되지 않았었다.

특히 당시 정책을 발표한 김장수 새누리당 국방안보추진단장은 문 후보의 복무기간 단축 공약에 "포퓰리즘으로 그렇게 공약을 제시하면 안 된다"고 비판한 바 있다. 상대 후보의 공약을 '포퓰리즘'으로 비판해 놓고, 뚜렷한 설명없이 투표 직전 추가 공약을 내놓은 셈이다.

▲ 대선을 하루 앞둔 18일 저녁,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마지막 집중유세에서 선거운동원들과 함께 춤을 추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광장에 모인 수많은 인파 탓인지, 지지자들의 열띤 환호 속에서 박 후보도 들뜬 모습이었다. 연설을 끝낸 박 후보는 마지막 순서로 '아, 대한민국!', '젊은 그대' 등을 함께 부르며 유세단이 건넨 사슴 뿔 모양 머리띠를 착용하고 춤을 추기도 했다. 시종일관 엄지 손가락을 치켜 들고 지지자의 환호에 화답했다.

한편, 이날 부산을 시작으로 대전, 서울 등 '경부선 상행 유세'를 펼친 박 후보는 광화문에 이어 명동, 동대문, 건대역 일대를 차례로 돌며 22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