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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 폭력사태, 당권파의 계획된 '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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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 폭력사태, 당권파의 계획된 '난동'?

당권파 "심상정-유시민 대표 아냐"…제2의 당 장악 노림수?

통합진보당 당권파가 자행한 사상 초유의 '대표단 폭행 사태'가 사전에 계획된 '조직적 난동'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거듭된 회의 무력화 시도 등 당권파의 '시간 끌기'가 경기동부연합을 주축으로 한 당권파의 제2의 당 장악 계산이 깔린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12일 밤 심상정 의장의 강령개정안 가결 선포가 마치 '신호'라도 된 것처럼 당권파의 집단적인 단상 점거 및 폭력이 시작된 점, 이정희 공동대표가 회의 직전 사퇴 의사를 밝히며 회의장을 빠져나간 점 등이 이런 의혹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 등은 이런 사실을 근거로 당권파 지도부가 폭력 사태를 '사주'했거나 적어도 '방조'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진중권 교수는 13일 자신의 트위터에 "이정희가 사퇴한 것은 비행기 폭파범이 중간 기착지에서 내리는 것이랑 비슷한 이치"라며 "당권파의 대표단 습격은 미리 프로그래밍되어 있을 거라 본다"고 주장했다.

전날 중앙위원회에서 당권파가 '불법 중앙위'라며 회의 무산을 시도한 근거는 구 국민참여당계 중앙위원들의 '자격' 문제였다. 애초 통합 당시 대표단 합의로 결정된 중앙위원 자격 문제를 뜬금없이 걸고 넘어진 것. 이 합의 주체 중 한 명엔 이정희 공동대표도 있었다.

회의 개회 전 일부 당권파 중앙위원이 "(신원 확인을 위해) 중앙위원들의 주민등록번호 뒷 자리를 확인해 달라"는 '억지'를 부린 것 역시 "애초에 당권파가 회의를 파행시키려고 참가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고 있다.

이를 두고 진 교수는 "당권파들이 물고 늘어진 참여당 중앙위원 문제는 이정희가 합의했던 것"이라며 "현장에서 이정희가 '내가 합의했다'고 합의해 주면, 시비를 걸던 당권파 중앙위원들은 닭 쫓던 개 신세가 된다. 그래서 (이정희 대표가) 사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 12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에서 당권파 당원들이 의장석에 난입, 대표단에 폭력을 행사했다. ⓒ뉴시스


"당권파, 애초 '회의'가 아니라 '전투'를 기획"…대학생 당원들 정리집회까지

이정희 공동대표는 12일 중앙위가 열리기 앞서 "저는 공동대표에서 물러난다"고 사의를 표명한 뒤 자리를 떴다. 이를 두고 당 일각에선 이 공동대표가 중앙위가 원만하게 치러지지 못할 것을 예상, 당권파들이 회의 과정에서 물리적으로 개입할 길을 터주기 위해 먼저 자리를 뜬 것이란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진 교수 역시 "당권파 중앙위원들이 맘껏 억지 논리로 필리버스터 하도록 여지를 마련해주고, 당권파 참관인들이 자유로이 난동을 부리도록 (이정희 대표가) 자리를 마련해 준 것이다. '자 나는 우아하게 떠날 테니 맘껏 깽판 치세요'라는 시그널"이라며 "단상 점거와 이어지는 대표단 폭행은 사건의 성격상 윗선의 '지침'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누군가 '텍(tac)'을 때렸을 것"이라고 거듭 의혹을 제기했다.

전날 중앙위에서 단상 점거 및 대표단 폭행의 '돌격대' 역할을 했던 일부 대학생 당원들이 중앙위 파행 뒤 삼삼오오 모여 일종의 '정리 집회'를 한 사실 역시 이런 의혹을 가중시키고 있다.

청년 비례대표 후보로 나섰던 조성주 씨는 이를 두고 "집회가 끝나고 공권력과 한 판 붙고 나서 대오를 추스리는 그런 '정리집회' 그대로였다"며 "그들은 '전투'를 하려 했던 것"이라고 토로했다.

생중계 폐쇄 '쿠데타'까지…'당 대표' 위에 '당권파 사무총장'?

심상정, 유시민, 조준호 공동대표 등 비당권파 공동대표들이 이날 '중앙위원회가 끝난 뒤 모두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한 상황에서 당권파가 굳이 회의를 파행으로 이끈 까닭이 '강기갑 비대위' 안을 무산시키고 당권파 당선자 위주로 당을 재편하기 위한 계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통합진보당 19대 국회의원 당선자 13명, 특히 이번 논란에서 자유로운 지역구 당선자 7명 중 당권파는 4명이다. 장원섭 사무총장 등 당 사무처 다수를 점하고 있는 이들도 당권파다. 비대위 안이 무산되면 이들이 당 주도권을 쥐게 될 확률이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장원섭 사무총장이 심상정·유시민 공동대표가 주최한 인터넷 생중계 토론회를 막는 사상 초유의 '하극상'까지 벌인 것도 이런 의혹을 뒷받침 한다.

두 공동대표는 이날 오후 중앙위원회 속개를 위한 인터넷 토론회를 개최했지만, 장 사무총장은 "당 시스템의 사용을 허락할 수 없다"며 폐쇄 방침을 통보했다. 김선동, 김미희, 오병윤, 이상규 등 당권파 당선자들 역시 이 회의를 "명백한 무자격자에 의한 회의 소집이며 불법"이라며 압박했다.

이를 두고 유시민 공동대표는 "(장원섭 사무총장이) 중앙위에서 전자투표로 어떤 의결을 해도 인정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라며 "당이 중앙위라는 최고의결기관과 사무총국이라는 이중 권력 체제에 들어갔다는 뜻"이라고 불쾌감을 토로했다. 당원들 사이에서도 "장원섭의 난", "5.13 쿠데타"라며 당이 더 이상 수습 불가의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자조가 나오고 있다.

한편, 심상정·유시민 공동대표는 장 사무총장의 이 같은 '항명'에도 이날 밤 8시부터 다음날 오전 10시까지 전자투표를 통한 중앙위 회의를 연다는 방침이어서, '쿠데타'를 방불케 하는 통합진보당 사태는 이날 밤 또 한 번의 고비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장원섭 사무총장은 이미 대표단의 회의 속개 방침에 당 서버 제공을 거부함은 물론 "이 행위(중앙위 참가)에 가담한 당직자들에게 지위고하를 불문하고 당규에 따라 엄격히 처리할 것"이라며 사실상 '선전포고'를 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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