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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몸싸움 나도 한미FTA 표결 참여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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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몸싸움 나도 한미FTA 표결 참여 시사

"ISD 재협상 약속, 그게 무슨 의미가 있나"

한나라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를 밀어붙일 기세다. 민주당이 이명박 대통령의 '선(先) 비준- 후(後) 재협상' 제안을 거부한 이후 "할 만큼 했다"는 목소리가 당내에서 힘을 얻고 있는데다, 박근혜 전 대표까지 표결 처리에 힘을 싣는 등 분위기를 몰아가고 있다.

박 전 대표는 21일 서울 노원구 인덕대학에서 대학생과 간담회를 가진 후 '몸싸움이 벌어져도 표결에 참여할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지도부에 일임하겠다고 했으면 일임해 따르는 게 맞다"며 강행처리에 힘을 실었다.

앞서 한나라당은 지난 17일 의원총회에서 '한미FTA 비준안을 조속히 처리하고, 처리 시기와 방법은 당 지도부에 일임한다'는 당론을 정한 바 있다. 그간 직권상정에 유보적 입장을 취했던 박희태 국회의장도 21일 "이제 결단의 시기가 왔다"며 직권상정 가능성을 내비친 상황에서, 한미FTA 비준안의 유력한 처리 시점은 다음 본회의가 예정된 24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날 여야간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지면 박 전 대표가 본회의에 출석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박 전 대표는 여야 몸싸움이 벌어진 2009년 미디어법과 지난해 예산안 강행처리 당시 모두 본회의에 불참했다.

그러나 이번엔 박 전 대표가 한미FTA 비준안 처리에 적극적인 입장을 내비친데다 이례적으로 표결 참여까지 언급하는 등 예전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는 점도 관심거리다. 이에 따라 몸싸움을 수반한 표결처리를 반대해온 당내 협상론자들의 목소리에도 일정 정도 힘이 빠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당내에선 '몸싸움을 수반한 표결에 동참할 경우 19대 총선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한 '국회 바로세우기 모임' 소속 의원 20여 명에 대해 공개적인 비판이 나오는 상황이다.

▲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뉴시스

박근혜, 민주당 '서면합의' 요구에 "그게 뭐 그렇게 의미 있나"

이밖에도 박 전 대표는 한미 양국 장관급 이상의 '투자자-국가제소제(ISD) 재협상 서면합의서'를 받아오라는 민주당의 요구에 대해 "그게 뭐 그렇게 의미가 있겠느냐"며 "종이 한 장이 문제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가 간의 약속이라는 것은 세상에 다 공표한 것 아니냐"고 반문한 뒤 "전 세계가 다 알고, 우리 대한민국 국민이 다 알고, 미국 국민이 다 안다. 국가 간에 어떤 약속을 했는지 전부 알기 때문에 (서면합의서는 의미가 없다)"고 일축했다.

홍준표 대표 역시 "참을 만큼 참았고, 인내에도 한계가 왔다"며 강행처리 방침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날 오후 한나라당 창당 14주년 기념 행사에 참여해 "민주당의 요구를 100% 다 들어주고도 지금 또 폭력으로 저지하려 하고 있는데, 인내에도 한계가 왔다"면서 "처리해야할 순간이 오면 망설임 없이 바로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못 박았다.

그는 비준안의 본회의 처리에 대해 "강행처리, 단독처리라는 말들을 하지만 앞으로 우리가 할 일은 국민의 요구에 의한 '정당 행위'"라며 단독처리가 국회법 절차에 따른 표결 행위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야당의 격렬한 반대와 몸싸움이 예고되는 상황에서 한나라당이 단독처리를 강행할 경우 이에 따른 여론의 후폭풍도 만만치 않은 부담감이다. 이날로 창당 14주년을 맞은 한나라당의 표정이 밝지 못한 이유다.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민심 이반이 확인된데다, 내년에 총선과 대선이란 두 개의 선거가 있다는 것도 걸림돌이다.

홍 대표는 이날 축사에서 "창당 14주년임에도 불구하고 그리 기쁜 마음으로 여러분을 대하지 못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며 "선거는 이길 때도 있고 질 때도 있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내년 총선과 대선"이라며 불안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날로 예고된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회의를 전격 취소하고 한나라당 소속 외통위원들의 비공개 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선 외통위에서 비준안을 처리할 것인지, 아니면 본회의로 직행해 비준안을 처리할 것인지가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로선 '본회의 직행'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두 번의 몸싸움'이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한나라당 입장에선 본회의 직권상정을 통해 '원 샷'으로 비준안을 처리하는 쪽이 더 수월하기 때문이다.

민주 "예산안 처리 후 한미FTA 논의해야"

한편 협상파의 '선상 반란'에도 민주당은 '서면합의 없이는 처리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민주당은 "새해 예산안과 민생법안 처리가 우선"이라며 한미FTA 처리 문제를 예산안 처리 이후로 미룰 것을 요구하고 있다.

19대 국회 들어 총 3번의 새해 예산 '날치기'로 충돌을 빚은 여야가 이번에도 예산안과 한미FTA 문제로 두 번의 볼썽 사나운 모습을 보이는 것은 여야 모두에게도 정치적 치명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변인은 "정부여당에서 24일 FTA 본회의 날치기를 공공연히 언급하는 것은 국민의 뜻을 저버리는 것"이라며 "지금 해야하는 것은 시급한 민생현안과 예산안을 먼저 통과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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