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처리와 관련, "민주당의 요구를 100% 받아들인 상황에서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며 강행처리 의사를 분명히 했다.
홍 대표는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제 국회법 절차에 따라 표결 처리할 수밖에 없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제안한 '선(先) 비준, 후(後) 재협상' 안을 거부한 민주당이 투자자-국가제소제(ISD) 폐기를 위한 한미 양국의 서면 합의를 받아오라고 요구한 데 대해 "외교 관례에도 어긋나는 주장일 뿐 아니라 모욕에 가까운 억지 요구"라고 비판했다.
그간 협상파에 힘을 실어줬던 황우여 원내대표 역시 "이제 고뇌와 결단의 시간이 다가왔다"며 "동료 의원은 단식을 외치고 있고, 많은 의원들이 직을 걸고 몸싸움 없는 품위 있는 국회를 선사하겠다고 나선 마당에 민주당은 최소한의 성의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2시 의원총회를 열어 한미FTA 비준안 처리에 관한 '끝장 토론'을 진행하고, 의원총회 결과를 바탕으로 최고위원회에서 최종 결정을 내릴 방침이다. 김기현 대변인은 "대체적인 분위기는 '참을 만큼 참았다', '인내의 한계점에 왔다'는 반응"이라고 전했다. 이제까지 한나라당은 황우여 원내대표-남경필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을 필두로 한 '협상파'가 빠른 처리를 주장하는 강경파와 의견 대립을 빚어왔다.
한편, 최근 또 다시 '막말' 논란으로 구설수에 오른 홍 대표는 15일 기자들과의 만찬 자리에서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이 추진 중인 신당에 여권 인사들이 합류할 가능성을 놓고 "갈 사람은 다 가라. 물갈이 하기도 힘든데 가면 고맙지"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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