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향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혀라"고 요구했다.
정 전 대표는 16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안 원장의 1500억 원 주식 기부 결정을 언급한 뒤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실천은 바람직하지만, 국가적 현안에 대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기부보다 더 중요한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그는 "경제가 어려울 때 (기부는) 좋은 일이고, 비판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면서도 "(안 원장은) 신비주의에 기대지 말고 국민과 적극적인 대화를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정 전 대표는 "대학생과 각계각층을 상대로 수백 회의 강연을 통해 사회개혁에 대한 주장을 펴온 안 원장은 이미 정치행위를 시작한 것"이라며 "이제 공은 안 원장에게 넘어갔다. 대화는 선택이 아닌 피할 수 없는 책무"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전날 안 원장이 몰려든 취재진에게 별도의 회견 없이 짤막한 소감만 밝힌 것에 대해서도 "통 큰 기부를 취재하기 위해 찾아간 언론인의 질문에 성실히 답변을 안 한 것은 신비주의라기보단 보신주의로 보인다"고 힐난하기도 했다.
한편 현대중공업 대주주인 정몽준 전 대표는 지난 8월 현금 300억 원과 주식 1700억 원을 출연해 현대중공업, 현대해상화재보험 등 범(汎)현대가가 함께 5000억 원 규모의 '아산나눔재단'을 설립했다. 그러나 이런 기부가 대선을 앞두고 이뤄진 데다, 이명박 대통령의 '청계재단'과 마찬가지로 현대가의 복지재단을 설립해 그 재단에 기부하는 형식을 취했다는 점에서 "자기 재단에 하는 기부가 기부라고 할 수 있느냐"는 논란을 빚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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