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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FTA 살생부' 걱정? "비밀투표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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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FTA 살생부' 걱정? "비밀투표로 하자"

남경필 "오늘 중 처리 안해"…민주당 '협상파' 추이 지켜보기로

'공천 물갈이' 등 당 쇄신안을 두고 내홍을 빚고 있는 한나라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를 두고서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양새다. 야당의 반대는 물론 쇄신안을 둘러싼 여권 내부의 분열이 극심한 상황에서, 비준안을 '무기명 비밀투표'로 처리하자는 제안까지 나왔다.

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는 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우리가 무기력하고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이면 최악의 상황을 자초할 수 있다"며 "본회의 표결을 무기명 비밀투표로 하면 몸싸움을 피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제안은 강행처리 후폭풍에 대한 염려 뿐 아니라, 내부 동력이 충분히 모아지지 않았다는 불안감의 방증이기도 하다. 한미FTA 비준안이 가까스로 해당 상임위인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를 통과한다고 해도, 본회의에서 한나라당이 얼마나 결집된 표를 던질지 내부에서도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는 것.

일단 지난해 12월 "물리적 의사진행에 동참할 경우 19대 총선에 불출마하겠다"고 선언한 '국회 바로세우기 모임'의 한나라당 소속 의원 22명이 대표적이다. 황우여 원내대표, 남경필 외통위원장을 비롯한 김세연·구상찬·홍정욱 외통위원들이 이들 모임에 속한다. 이들이 표결에서 빠진다면 한나라당 소속 의원 168명 중 146명만 남게 되는데, 이는 의결 정족수에서 2명이 부족한 숫자다.

▲ 여야가 한미FTA 처리를 놓고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정몽준 전 대표가 '국회바로세우기 모임' 의원들의 명단을 보고 있다. ⓒ뉴시스

이들은 지난 3일에도 "지난해 결의엔 변함이 없다.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몸싸움이 아닌 표결처리 방식"이라고 또 한 번 강조했다. 이들이 자신의 선언을 깨고 강행처리에 동참할 경우, 비준안은 무난히 통과되겠지만 그럴 경우 거센 비판 여론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특히 대다수가 수도권을 지역구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설사 약속을 어기고 총선에 나온다 한더라도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는 '변수'임을 분명하다. (☞관련 기사 : 한나라, '육탄전' 안하겠다 약속한 22명은?)

이런 상황에서 당의 분열을 일으킬 공천개혁 논의가 왜 지금 불거졌냐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이경재 의원은 "한 표라도 밖으로 새서는 안 된다"며 "왜 하필이면 이 때 맞춰서 공천개혁이니 물갈이론이니, (당을) 사분오열 시키는 내용을 직전에 내놓았는지 도대체 이해가 안간다"고 말했다.

그는 정몽준 전 대표를 겨냥해 "(정몽준 대표가) 당 쇄신론은 지금 덮어두고 화합하자고 했는데 좋은 말씀하셨다"면서도 "그런데 외부 언론 인터뷰에선 그렇게 얘기 안하는 게 이상하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그러나 홍준표 대표는 "한미FTA 문제는 국익과 국민을 위한 결단이기 때문에 이걸 강행처리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히지 말고 국익을 위한 정당행위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면서 "강행처리가 아니고 정당행위"라며 당의 결집된 대응을 주문했다.

민주당 '협상파'의 ISD 절충안, 결국 한나라당과 손 잡나

다만 '국회 바로세우기 모임'의 일원인 남경필 외통위원장은 민주당의 추이를 좀더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남 위원장은 이날 "당분간 기다리고, 좀 더 대화하겠다"며 "오늘은 한미FTA 비준동의안을 상임위에서 처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동철·김성곤·최인기 등 민주당 '협상파' 의원 일부가 투자자-국가소송제(ISD) 절충안을 만들어 소속 의원들의 서명을 받고 있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이 새로움 흐름을 민주당의 당론으로 추진해 달라"고 요구했다.

민주당 일부 의원의 'ISD 절충안'은 한미FTA 비준안이 발표되는 즉시 ISD 존치 여부에 대한 협상을 시작한다는 약속을 미국에서 받아오면 비준안 처리를 물리적으로 저지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들은 전체 의원 87명 가운데 현재 45명 의원으로부터 구두 내지 서명 동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손학규 대표는 이 절충안에 부정적인 반면, 김진표 원내대표는 긍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이 절충안을 당론으로 채택할 경우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한미FTA 본회의 처리 디데이(D-day)인 10일을 하루 앞두고 여야가 극적 타결을 이룰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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